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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게임 모킹제이 - ‘주인공 존재감’ 없다 영화

※ 본 포스팅은 ‘헝거 게임 모킹제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캐피톨의 독재자 스노우(도널드 서덜랜드 분)는 자신에 저항하는 다른 구역들을 폭격해 초토화시킵니다. 가족과 함께 13구역에 머물게 된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분)는 13구역 대통령 코인(줄리안 무어 분)의 제안에 따라 혁명의 상징으로서 선전전에 나섭니다. 하지만 스노우가 피타(조시 허처슨 분)를 언론에 앞세우자 캣니스는 죄책감과 걱정으로 갈등합니다.

액션과 주인공 존재감 부족

‘헝거 게임 모킹제이’는 4부작으로 영화화가 예고된 ‘헝거 게임’ 시리즈 중 세 번째 영화에 해당합니다. 앞선 두 편의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과 ‘헝거 게임 캣칭 파이어’가 영화 ‘배틀 로얄’을 연상시키는 설정을 바탕으로 서로 죽고 죽이는 헝거 게임을 묘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헝거 게임 캣칭 파이어’의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 캣니스가 헝거 게임이 개최 중인 경기장을 파괴하면서 ‘헝거 게임 모킹제이’에는 헝거 게임이 더 이상 묘사되지 않습니다. 시리즈의 타이틀 롤이자 가장 중요한 액션의 요소가 제외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헝거 게임 모킹제이’는 오락 영화로서 새로운 액션의 요소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액션을 활용할 수 있는 세 개의 장면을 생략했습니다. 첫째, 서두에 제시할 수 있었던 12구역을 비롯한 폭격을 생략했습니다. 둘째, 중반의 13구역 폭격 장면을 폭격을 당하는 지하의 13구역의 시점으로만 묘사해 폭격 장면이 다시 생략되었습니다. 셋째, 게일(리암 헴스워스 분)이 참여한 피타 구출 작전의 중반 이후가 생략되었습니다. 피타 구출 작전은 그나마 전반까지는 묘사되지만 캣니스가 참여하지 않고 구경꾼으로 전락해 김이 빠집니다. 캣니스의 액션 장면은 예고편에 이미 공개된 캐피톨의 전투기를 활로 쏘아 격추시키는 장면이 유일합니다.

대신 캣니스는 선전전의 아이돌로 나섭니다. 13구역은 저항의 중심지로서 ‘매트릭스’ 시리즈의 시온을 연상시키며 ‘헝거 게임’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공간적 배경입니다. 13구역의 대통령 코인은 캐피톨에 맞서기 위한 상징 ‘모킹제이’로서 캣니스를 적극 활용합니다. 눈(Snow)을 의미하는 이름과 백장미를 상징으로 앞세운 스노우의 백색에 맞서는 13구역의 상징은 검정색입니다. 음주와 반려동물을 금지하는 등 금욕주의를 앞세우는 13구역에서 검정색으로 통일된 복장은 중국공산당의 인민복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13구역의 선전전 또한 완전한 정당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헝거 게임’ 시리즈가 애당초 대중 매체의 여론 호도에 대한 비판이라는 주제의식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캣니스에 감정 이입하는 비슷한 또래의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원작 소설을 감안하면 영화 ‘헝거 게임 모킹 제이’가 제시하는 정치 및 사회 비판의 수준은 깊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헝거 게임 캣칭 파이어’의 후반 피타가 실종되었을 때 그가 진정 사망했을 것이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캣니스와 피타가 각각 TV에 출연해 선전전으로 경쟁하는 장면은 마치 헤어진 연인이 등장해 서로를 비방하며 설전을 벌이는 미국의 리얼리티 쇼를 보는 듯합니다.

각본의 한계, 무리한 쪼개기가 원인?

지난 2월 사망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상당한 비중으로 출연한 것을 비롯해 기존의 화려한 캐스팅에 줄리안 무어까지 새로운 캐릭터로 가세했지만 123분의 러닝 타임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미건조하고 지루합니다. 배우의 연기나 연출의 문제가 아니라 각본의 한계로 볼 수 있습니다. 액션 장면은 생략했지만 선전전과 삼각관계에 집착해 늘어지는 편집도 문제입니다.

당초 원작 소설 1편 ‘헝거 게임’과 2편 ‘캣칭 파이어’에 비해 3편 ‘모킹 제이’가 2배의 분량을 지닌 것도 아닌데 무리하게 2편으로 나눠 영화화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였던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편의 영화는 실망스럽습니다. ‘헝거 게임 모킹제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본편에는 없으며 엔딩 크레딧 이후 제시되는 예고편과도 같은 모킹제이의 화려한 불꽃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리즈 완결편 ‘헝거 게임 모킹제이 파트 2’를 위한 숨고르기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개별 영화로서는 매력이 크게 부족합니다.

액션에서 배제되어 있고 선전전의 아이돌로서도 미적거리는 캣니스가 집중하는 것은 삼각관계입니다. 게일이 옆에 있지만 피타를 두고 왔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삼각관계야 말로 ‘헝거 게임’의 최대 소비층인 또래의 소녀 관객들에게 가장 호소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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