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작가

LG 트윈스 편파 야구 전 경기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링크와 트랙백은 자유입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인터스텔라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보다 ‘E.T.’에 가깝다 영화

※ 본 포스팅은 '인터스텔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가 국내 극장가에서 흥행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SF 영화는 통하지 않는다는 한국 영화계의 통념을 깨뜨리고 11월 6일 개봉으로부터 열흘이 지난 11월 16일 현재 480만 명의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1980년대 스필버그 영화에 대한 향수

‘인터스텔라’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극중에 등장하는 상대성이론, 웜홀, 블랙홀, 화이트홀 등 과학 이론이 오류는 없는 것인지 인터넷 게시판 상에서는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사의 개연성의 측면에서도 주인공 쿠퍼(매튜 매커너히 분)가 딸 머피만을 편애하고 아들 톰에는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최고의 과학자로 손꼽히는 만(맷 데이먼 분)이 도킹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우주선의 에어로크를 열면 죽음에 이르는 것을 모르는 것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증과 서사 모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스텔라’는 과학 지식과 대중성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훌륭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일 과학 지식이나 철학적 주제의식을 보다 강조했다면 난해하고 지루한 영화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스텔라’가 경의를 표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압도적인 볼거리와 묵직한 철학으로 무장한 걸작 SF 영화이지만 결코 대중적인 오락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대중성에 방점을 두고 가족 영화의 요소를 보다 강조했다면 신파 영화가 되었을 것입니다. ‘메멘토’ 이래 ‘인셉션’과 ‘다크 나이트’ 삼부작까지 작품성과 대중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답습니다.

‘인터스텔라’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보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0년대 SF 영화 ‘미지와의 조우’, ‘E.T.’를 연상시키는 측면이 강합니다. 결손가정, 가족주의, 이해하기 쉬운 전개, 우주에 대한 호기심, 낙천성, 그리고 해피엔딩까지 닮았습니다.

필름으로 ‘인터스텔라’를 관람하면 스티븐 스필버그로 대변되는 1980년대 영화에 대한 향수가 보다 분명히 드러납니다. 와이드스크린의 필름은 화면비로 인해 IMAX 디지털 버전보다 정보량이 적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두우며 배우들의 얼굴이 붉게 나타나고 디테일이 뭉개집니다. 필름 특유의 영상이 흔들리는 느낌과 롤 교환을 위한 오른쪽 상단의 구멍까지 20세기 후반 영화 특유의 감각을 재현합니다. 3D 영화가 대세인 작금에도 여전히 2D와 함께 촬영이 번거로운 IMAX를 고수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집은 ‘인터스텔라’에서도 여전합니다.

나자로와 12사도

‘인터스텔라’에 묘사되는 ‘나자로 계획’은 식량난에 시달리는 인류가 새로운 개척지를 찾는 계획으로 예수가 죽은 나자로를 부활시킨 성서의 내용에서 착안했습니다. ‘인터스텔라’가 세기말 묵시록의 분위기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모티브입니다.

쿠퍼와 아멜리아(앤 해서웨이 분)가 탑승한 인듀어런스의 출발 전에 이미 12명이 새로운 개척지를 찾아 떠났다는 설정은 예수의 12명의 제자를 연상시킵니다. 그중 아멜리아의 연인 에드먼즈를 비롯한 11명은 숭고한 희생을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예수의 죽음 이후 순교를 각오하고 각지에서 복음을 전파했던 11명의 사도를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만은 거짓말을 해 쿠퍼와 아멜리아 등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홀로 살아남으려 발버둥 칩니다. 만은 12명의 제자 중 예수를 배반한 유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만으로 분한 맷 데이먼의 이름은 포스터는 물론 엔딩 크레딧의 중요 배역에도 이름을 꼭꼭 숨겨놓아 전체 크레딧에만 평범하게 등장하지만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자세히 보면 브랜드(마이클 케인 분)가 첫 등장하는 나사의 회의실에 다른 11명과 함께 우주비행사 복장의 만, 즉 맷 데이먼의 상반신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두 과학자의 거짓말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두 명의 과학자는 거짓말을 합니다. 브랜드는 중력방정식을 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딸 아멜리아를 돌아올 기약이 없는 여행에 보냅니다. 만일 브랜드가 중력방정식을 풀 수 없다는 사실을 공표할 경우 인류는 얼마 남지 않은 식량을 쟁탈하기 위한 전쟁이 발발할 우려마저 있습니다. 따라서 브랜드의 거짓말이 옳고 그르냐의 논쟁거리가 될 수 있으나 인류 전체를 위한 이타적인 선의에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풀지 못한 중력방정식은 쿠퍼와 머피의 부녀 협업을 통해 풀려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반면 만의 거짓말은 악의적이며 이기적입니다. 쿠퍼를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더 이상 볼 수 없다며 먼저 떠나는 만의 행동은 인간미보다는 비열함을 부각시킵니다.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보유한 과학자는 일반인들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지녀야 하지만 거짓말을 할 경우 검증이 쉽지 않아 무고한 많은 이들을 위기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만의 거짓말은 황우석 사건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쿠퍼 가족의 번창

말썽을 피운 머피로 인해 쿠퍼가 학교를 방문하려하자 장인 도널드(존 리스고우 분)는 “머피의 담임 여교사가 미혼이니 인류의 번식을 위해 재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봐라”고 권합니다. 쿠퍼가 담임교사 핸리(콜레트 울프 분)와 가까워지려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임종을 앞둔 머피(엘렌 버스틴 분)가 에드먼즈 행성에 홀로 남은 아멜리아를 찾아가라고 권해 결말에서 머피가 우주선을 훔쳐 출발합니다. 쿠퍼와 아멜리아는 부부가 되어 새로운 별에서 인류의 번식에 나설 것입니다.

임종을 앞둔 머피는 많은 자손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머피는 의사 게티(토퍼 그레이스 분)와 결혼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머피(제시카 차스테인 분)가 중력방정식을 풀어낸 순간 아르키메데스처럼 “유레카!”를 외치며 게티와 입을 맞춘 것이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의 관계가 급진전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쿠퍼와 머피로 인해 쿠퍼 집안의 가족은 확장되어 번창할 것입니다.

미래가 현재를 바꾸다

어린 머피(매킨지 포이 분)의 방에 일어난 초자연현상은 ‘유령’의 행위로 잠정적으로 규정되지만 결과적으로 블랙홀에 들어가 5차원에서 시공간을 거스르게 된 쿠퍼가 어떻게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임이 드러납니다. 나자로 계획에 참가하기로 결심한 쿠퍼가 머피를 설득하며 “부모는 유령이다. 부모는 자식의 추억이 되면 충분하다”며 죽은 아내의 말을 인용한 것은 쿠퍼의 미래와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암시한 단서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미래에서 과거를 바꾸는 시도를 하는 것은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SF 영화의 단골 소재입니다. 쿠퍼가 블랙홀에서 과거를 바꾸려는 시도가 가능한 것은 실체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5차원을 장악한 미래의 인류의 뒷받침 덕분입니다. 미래의 발전된 문명을 바탕으로 그보다 과거인 현재의 인류 종말을 막으려는 시도는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킵니다. 머피의 방의 모든 시간이 한곳에 모인 5차원의 공간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2010년 작 ‘인셉션’에서 꿈속에 일그러진 공간을 연상시킵니다.

우주여행을 소재로 세월의 흐름이 개인에 따라 차별화되며 주인공이 새로운 사랑을 찾는 결말은 테즈카 오사무가 감독을 맡은 1986년 작 성인 취향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은하탐사 2100년 보더플래닛’을 연상시킵니다. 1990년 설날 특선으로 MBC TV를 통해 ‘우주탐사 2100년’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방영된 바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스바루는 중병에 감염된 미라를 구하기 위해 우주를 떠돌며 치료약을 구합니다. 동면에 들어간 미라는 결국 스바루가 구해온 약으로 생명을 구하지만 스바루는 이미 노인이 되었습니다. 스바루는 우주 모험 도중에 만난 여성 미셸과의 사이에서 아들 젠타를 낳았습니다. 미라는 스바루의 젊은 시절을 꼭 닮은 아들 젠타와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2005년 작 ‘배트맨 비긴즈’는 20세기를 끝으로 사장된 줄로만 알았던 슈퍼히어로 영화를 21세기에 부활시켜 전성기를 맞이하도록 한 선구적인 영화였습니다. ‘배트맨 비긴즈’ 이래 모든 크리스토퍼 놀란의 연출작을 배급한 워너 브라더스가 파라마운트까지 끌어들여 합작한 ‘인터스텔라’는 21세기 정통 SF 영화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훗날 ‘인터스텔라’에서 영감을 받아 우주를 개척하는 인물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크리스토퍼 놀란은 ‘인테스텔라’의 쿠퍼처럼 개척자로 추앙될 것입니다.

메멘토 - 과연 인간의 기억은 진실한가
‘메멘토’ 다시 보기 - 폴라로이드를 추억하며
인썸니아 - '메멘토'의 그늘에 가린 아쉬움
배트맨 비긴즈 - 초호화 캐스팅의 짜릿한 블록버스터
다크 나이트 - 액션이 묻힐 정도로 복잡하고 완벽한 윤리적 내러티브
다크 나이트 IMAX DMR 2D - 조커와 투페이스, 배트맨의 또 다른 자아
인셉션 IMAX DMR 2D - 참신한 설정, 익숙한 이야기
인셉션 - 두 번째 관람
다크 나이트 라이즈 IMAX - 끝은 새로운 시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 추격전 장면은 옥에 티?
다크 나이트 라이즈 - 조커와 존 블레이크의 스쿨버스
인터스텔라 - 인류는 눈을 들어 우주를 보라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2014/11/18 21:5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1/18 21:5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