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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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투 러브 - 설정과 캐스팅 매력 못 살렸다 영화

※ 본 포스팅은 타임 투 러브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액션 영화 각본가인 남자 주인공 ‘나(크리스 에반스 분)’는 여자들과 깊이 사랑에 빠지지 못합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각본을 의뢰받은 ‘나’는 사랑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인해 고민합니다. 어느 날 자선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그녀(미셸 모나한)’에 첫눈에 반한 ‘나’는 ‘그녀’를 다시 찾기 위해 자선 파티를 닥치는 대로 전전합니다.

원제 ‘Playing It Cool’

저스틴 리어던 감독의 ‘타임 투 러브(원제 ‘Playing It Cool’)’는 사랑 불감증에 시달리는 남자 주인공이 극적인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묘사하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나’가 사랑에 깊이 빠지지 못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홀어머니가 자신을 버리고 애인과 칠레로 떠났기 때문입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반영입니다.

남녀 주인공에게는 이름이 없으며 여주인공 ‘그녀’에게는 약혼자가 있어 삼각관계가 성립됩니다. ‘나’와 ‘그녀’는 급격히 서로에 빠져들지만 ‘그녀’에게는 안정적인 약혼자가 존재해 두 주인공의 관계가 진전되기 어렵습니다. 전형적인 삼각관계 설정입니다.

원제 ‘Playing It Cool’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우선 21세기의 청춘 남녀의 세련된 사랑을 의미하듯 ‘쿨하게 놀아라’를 뜻할 수 있습니다. ‘나’는 평소 여자들과 섹스를 즐기지만 사랑에 빠지지는 않으며 ‘그녀’와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고수하려 애씁니다. ‘그녀’ 또한 약혼자가 있는 만큼 ‘나’에게 쿨한 사랑을 요구합니다.

한편으로는 ‘쿨한 척 하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현대인의 사랑은 언제부터인가 ‘더 많이 사랑하면 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매달리고 질질 짜면 자존심 상하고 실패한 사랑입니다. 따라서 열렬히 사랑해도 안 그런 듯 보이는 쿨한 척이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나’가 각본가이며 타인과 허구의 숱한 사랑 이야기에 자신을 대입해 ‘연기’하는 것과도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나’는 서두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합니다. 중반에 ‘그녀’와 함께 한국 드라마에서 다시 한 번 한복을 입고 등장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크리스 에반스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송강호와 함께 출연해 한국과 인연을 맺었음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장면입니다. 하지만 두 주연 배우의 한국어 발음이 너무나 서툴러 한글 자막과 함께 제시되지만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마블의 슈퍼 히어로 배우들

로맨틱 코미디는 주인공의 직업과 성격에 따라 영화의 스타일이 크게 좌우됩니다. ‘나’뿐만아니라 주변의 친한 친구들 모두 작가이기에 ‘타임 투 러브’는 전반적으로 대사가 많고 문학 및 영화 등 예술 작품이 다수 인용됩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의 고독’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영화 ‘터미네이터’, ‘사랑과 영혼’, ‘타이타닉’이 인용됩니다. 특히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나’가 가장 친한 친구인 스캇(토퍼 그레이스 분)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두 주인공이 다양한 코스튬 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물론 애니메이션까지 삽입해 다채로움을 지향합니다. 여주인공에 약혼자가 존재하며 다양한 연출을 활용했던 로맨틱 코미디 ‘500일의 썸머’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메신저로 ‘나’가 다른 여자들과 대화할 때 영상에 삽입되는 말풍선은 ‘논스톱’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주조연 배우들은 흥미롭게도 마블의 슈퍼 히어로를 연기했던 이들입니다. 연적인 ‘나’와 ‘그녀’의 약혼남 ‘답답이(stuffy)’을 연기한 배우는 크리스 에반스와 요안 그리피스로 ‘판타스틱 4’ 시리즈에서 각각 휴먼 토치와 미스터 판타스틱의 처남매부 지간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이제 크리스 에반스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와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의 이미지가 더욱 강한데 ‘나’에게 각본을 의뢰하는 브라이언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동료 팰콘으로 출연했던 안소니 맥키입니다. 토퍼 그레이스는 ‘스파이더맨 3’에 베놈으로 출연한 바 있습니다. 마블 슈퍼 히어로 출신 배우들로 채워진 것은 의도적 캐스팅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트 장면에서 하얀 원피스에 붉은색 코트 차림이 강렬한 미셸 모나한은 로맨틱 코미디의 필수 요소인 귀엽고 매력적인 여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요트 장면 외에도 유독 붉은색 의상을 자주 착용하는 것은 ‘그녀’가 ‘나’의 사랑과 열정의 화신이기 때문입니다. 결말에서 ‘그녀’가 결혼식 도중 스스로 파혼을 선택하는 결말은 ‘나’가 결혼식에 난입해 소위 ‘깽판’을 치는 결말보다는 훨씬 현실적입니다. 1967년 작 ‘졸업’에서는 상큼했던 ‘결혼식 깽판’은 최근 개봉된 주크박스 뮤지컬 ‘할리데이’에서와 같이 21세기에는 너무나 진부해졌습니다.

연애와 섹스에 대한 21세기의 풍속도를 솔직하게 반영한 것도 매력적입니다. 노출은 거의 없지만 두 주연 배우의 섹스 장면이 제시되며 스캇을 동성애자로 설정한 것에서 드러나듯 ‘타임 투 러브’는 성인용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말레이시아 여성 비하?

흥미로운 설정과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타임 투 러브’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두드러집니다.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작가인 만큼 많은 양의 대사가 장황하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힘은 떨어집니다. 주인공의 자아 분열과 상상 속의 다양한 코스튬 플레이 장면은 물론 조연들의 비중이 큰 것도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현실’ 이야기의 힘이 떨어져 산만한 이유가 됩니다. 각본이 보다 촘촘하고 대사에 재미를 갖췄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의 할아버지(필립 베이커 홀 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할머니와 만나 결혼하게 되는 과정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젊은 시절 해군 수병이었던 할아버지는 다른 남자와의 결혼식을 앞둔 할머니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해 교전 도중 바다에서 헤엄쳐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삽입된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가 탈영을 한 것인지, 그리고 전장으로부터 미국까지 헤엄쳐 오는 것이 가능한지 설명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노인의 횡설수설이나 코미디로 치부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브라이언이 ‘나’에게 각본 완성을 종용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여행으로 유도하는 장면에서 “말레이시아에 가면 여자들이 왕처럼 대접한다”는 대사는 거부감을 유발합니다. 백인 남성의 아시아 여성에 대한 우월감과 오리엔탈리즘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비하 대사가 2014년 작에서 제시되어 어이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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