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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러너 - 진보 VS 보수, 승자는? 영화

※ 본 포스팅은 ‘메이즈 러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년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분)는 기억을 잃은 채 엘리베이터에 태워져 소년들의 숲속 공동체에 보내집니다. 공동체의 밖에는 정해진 시간마다 변화하는 복잡한 미로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미로에서 헤맬 경우 괴물 ‘그리버’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익숙한 요소들

제임스 대시너의 소설을 영화화한 웨스 볼 감독의 ‘메이즈 러너’는 미로에 갇힌 소년소녀의 필사의 탈출을 묘사합니다. 가장 먼저 미로로 보내진 소년 앨비(아믈 아민 분)가 이끄는 소년들은 생존을 위해 조직화됩니다. 그중에서도 민호(이기홍 분)를 비롯한 일부 소년들은 그리버의 습격을 피해 미로(Maze) 내부를 달리며(Run) 탐험하는 ‘메이즈 러너(Maze Runner)’가 됩니다.

그리스 신화의 미노타우르스가 살고 있는 미궁을 비롯해 미로는 신화의 전형적 소재입니다. 소년들이 밀폐된 엄혹한 환경 속에 공동체를 이루면서도 내부적으로 갈등을 벌이고 희생되는 서사는 기본적으로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을 연상시킵니다. 시시각각 바뀌는 미로 속에서 영문을 모른 채 갇힌 이들의 탈출을 다룬 SF 영화라는 측면에서는 1997년 작 ‘큐브’와 유사합니다. 감시 체제 하의 희생양으로 전락한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는 멀게는 ‘트루먼쇼’, 가깝게는 ‘헝거 게임’ 시리즈와 유사합니다. 진액을 흘리는 거미 모양의 괴물 그리버는 ‘반지의 제왕’의 실롭과 ‘에이리언’의 에이리언을 합친 듯합니다.

인류 종말 저지를 위한 백신 개발을 목표로 소년들이 감금되었다는 결말의 설정은 음모 이론에 기초한 좀비 영화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명확한 세계관을 지닌 판타지의 측면도 있습니다. 장르적으로는 SF 스릴러이지만 미로 곳곳을 탐험하는 과정은 ‘페르시아의 왕자’와 같은 게임과 닮았습니다. 그리버의 등장 장면을 비롯해 호러의 요소도 있지만 12세 관람가 등급이 말해주듯 고어는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진보주의자 VS 보수주의자, 승자는?

생존에만 골몰해 몇 년 동안 미로로부터의 탈출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소년들에 새롭게 가세한 토마스는 ‘왜?’라는 고민을 던집니다. 토마스(Thomas)는 성서의 예수의 12제자 중 한명으로 예수의 부활을 의심했던 도마(‘doubting Thomas’)에서 유래한 작명으로 보입니다. 호기심이 강한 토마스는 모두가 당연히 여기는 것을 원점에서부터 의심하면서 현상을 타파하려 합니다.

반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현상 유지를 주장하는 것은 갤리(윌 폴터 분)입니다. 그는 토마스로 인해 공동체가 파괴되고 희생자가 발생했다며 토마스를 해치려 합니다. 토마스와 갤리의 갈등은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대립을 상징합니다.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토마스와 갤리의 차이처럼 호기심의 유무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호기심과 피에 의해 굴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모두 권력을 지닌 음모론자의 희생양이 됩니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항상 승리하는 것은 기득권 세력입니다.

토마스 역의 딜런 오브라이언은 케빈 베이컨을, 갤리 역의 윌 폴터는 도니 월버그의 소년 시절을 연상시키는 외모를 지녔습니다. 온건한 개혁론자에 가까운 뉴트 역의 토마스 생스터는 큰 눈이 강렬합니다. 토마스에 대해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행동파 러너 민호 역의 이기홍은 한국인 배우로 비중이 큽니다.

동성애도, 삼각관계도 없다

익숙한 요소들로 가득하지만 비교적 매끄럽게 아우르는데 성공하면서 113분 동안 긴장감을 유지하는 ‘메이즈 러너’는 오락 영화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저예산에 유명 배우들도 없고 GC에 대한 의존도도 높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두드러집니다. 결말에서는 속편을 노골적으로 암시하는데 내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제임스 대시너의 원작 소설에 기초한 속편 ‘The Scorch Trials’의 영화화가 이미 진행 중입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지적하면 술까지 제조해 마시는 혈기왕성한 소년들 사이에 동성애 관계는 전혀 암시가 없는 연출입니다. 미모의 소녀 트리사(카야 스코델라리오 분)가 나타났을 때 토마스를 제외한 소년들 중 한 명도 이성으로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전개입니다. 그렇다고 토마스와 트리사가 본격적인 로맨스를 선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소년들 간의 동성애 관계나 트리사를 둘러싼 쟁탈전이 벌어졌다면 관람 등급은 다소 올라가더라도 훨씬 흥미로운 오락 영화가 되었을 것입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Blueman 2014/10/12 14:43 #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원작소설을 읽고픈 느낌이랄까요?
    솔직히 액션이나 스토리에 몰입한 나머지 다른 요소는 최소화된 면이 있지요.
  • 2015/02/07 08:51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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