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tGwTghvdi_VdQ6X1gyTQYw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 - 아날로그 감수성의 청춘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 본 포스팅은 ‘타마코 러브 스토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상점가에서 마주보고 있는 떡집의 딸 타마코와 아들 모치조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 친밀합니다. 고교 3학년이 된 두 사람은 진로를 고민합니다. 도쿄의 대학에 진학해 영화를 전공하려는 모치조는 타마코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고백할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청춘 애니메이션

극장판 애니메이션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제목 그대로 여고생 타마코의 사랑을 묘사하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12화 분량의 TV판 ‘타마코 마켓’은 타마코의 고교 1, 2학년 시절을 묘사한 바 있는데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후일담으로 고교 3학년 시절을 포착합니다.

타마코와 모치조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동갑내기입니다. 하지만 십 수 년을 함께 지낸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입니다. 타마코의 가장 절친한 친구 미도리까지 양념처럼 삼각관계를 형성합니다. TV판의 중요 캐릭터 새(鳥) 데라 모치맛즈이가 서두에 삽입된 단편 애니메이션 ‘남쪽의 새 데라짱’에만 등장할 뿐 ‘타마코 러브 스토리’의 본편에는 등장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진지하고 사실적인 분위기가 강조되었습니다.

83분의 러닝 타임 중 전반부가 사랑 고백을 언제 어떤 형식으로 할지 고민하는 모치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후반부는 전혀 예상치 못한 모치조의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타마코에 초점을 맞춥니다. 청춘의 고뇌, 사랑, 성장을 낭만적이며 간질간질하게 묘사하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이 일본에서는 특화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타마코 러브 스토리’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타마코와 모치조의 사랑은 고3이 아니라 중3에 어울리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순진무구합니다. 키스나 포옹 장면조차 없습니다. 최근 한국은 물론 일본 청소년들의 개방성과 조숙함을 감안하면 타마코와 모치조의 사랑 고백을 둘러싼 전전긍긍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두 사람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 또한 온통 ‘좋은 사람들’뿐으로 악역이 없습니다. 폭력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어 자극적 사건이 없고 일본 미소녀 애니메이션이 앞세우는 섹시 코드도 거의 없지만 소소한 일상을 따뜻하게 묘사해 매력적입니다.

청춘의 순수함을 강조하기 위해 PC와 휴대 전화는 등장하지만 비중이 적으며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자극해 기성세대에게도 호소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타마코가 결심을 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카세트 플레이어의 오토리버스 기능은 현재의 젊은 세대는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타마코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프로포즈하기 위해 만든 노래이자 ‘타마코 러브 스토리’의 테마곡 ‘사랑의 노래’ 또한 복고적입니다.

교토, 그리고 교토 애니메이션

고백과 호응의 전형적 서사, 러브 스토리의 결말의 전형적 공간적 배경인 기차역이 제시됨에도 불구하고 ‘타마코 러브 스토리’가 설득력과 재미를 갖춘 작품으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은 여성 스태프의 섬세한 손길이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이 간과하기 쉬운 캐릭터의 심리 묘사가 꼼꼼해 돋보입니다.

연출을 맡은 감독 야마다 나오코 시리즈 구성을 맡은 요시다 레이코는 여성입니다. 음악을 맡은 가타오카 토모코 또한 여성입니다. ‘케이온’에 이어 타마코 시리즈에도 참여한 호리구치 유키코의 캐릭터 디자인은 선과 색상이 부드러워 여타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소녀 및 미소년 캐릭터에 비해 거부감이 덜하고 말랑말랑한 작품의 분위기와도 부합됩니다.

제작사 교토 애니메이션은 ‘케이온’을 통해 소녀들의 청춘을 낭만적으로 묘사해 상당한 호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흔치 않은 원작 만화나 소설이 없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타마코 마켓’과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교토 애니메이션의 청춘물 제작이 절정에 달했음을 상징합니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의 배경은 교토 애니메이션이 소재하고 있는 교토입니다. 교토는 수도 도쿄에 비해 한적해 인심이 넉넉합니다. 하지만 지방 소읍에 비해서는 훨씬 번화한 도시입니다. 따라서 주된 공간적 배경인 상점가와 학교가 적당히 북적거려 활력을 지녔으면서도 조금만 벗어나면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는 시냇가 등이 있다는 점에서 사람 냄새나는 따뜻함을 고루 갖췄습니다.

사과, 잡다

서두에 제시되는 붉은 사과는 중요한 상징물입니다. 청춘, 사랑, 정열을 의미합니다. ‘성서’의 금단의 열매 선악과와 같이 쟁취할 경우 엄청난 갈등과 시련을 야기할 수 있음을 상징합니다. 사랑을 둘러싼 타마코와 모치조의 내적 갈등은 모치조가 상점가의 레코드샵 ‘별과 피에로’에서 설탕을 넣지 않고 마시는 블랙커피처럼 씁니다. 엔딩 크레딧에도 삽입되는, 모치조가 영화부 친구들과 제작하는 독립 영화에도 붉은 사과는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합니다. 사과는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소품입니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행위는 ‘잡다’입니다. 타마코와 모치조는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소품 종이컵 전화로 대화를 나눕니다. 하지만 모치조가 던져주는 종이컵 전화기를 타마코는 번번이 잡지 못합니다. 바통 부 공연를 앞두고 연습을 하면서도 타마코는 하늘로 던진 바통을 좀처럼 잡지 못합니다. 모치조가 고백한 마음도 한 번에 잡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타마코는 공연에서 바통을 던진 뒤 잡는 데 성공합니다. 타마코가 둥둥 뜬 자신의 마음을 다잡았다는 의미입니다. 바통 부 공연의 배경 음악으로 삽입된 곡은 ‘코쿠리코 언덕에서’에도 삽입된 사카모토 큐의 1961년 발표곡 ‘위를 향해 걷자’입니다.

결말에서는 교토역까지 나가 도쿄로 견학을 가려는 타마코의 발길을 잡습니다. 지참한 종이컵 전화기를 모치조가 던져주자 타마코는 잡는 데 성공합니다. 모치조의 사랑의 마음을 타마코가 잡았다는 의미입니다. 향후 모치조가 도쿄 소재의 대학에 입학하고 타마코가 교토에 남는다 해도 오랜 세월 함께 한 두 사람은 사랑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입니다.

소소한 유머 감각

소소한 설정의 유머 감각도 돋보입니다. 주인공 타마코(たまこ)의 이름은 집안의 떡집 ‘타마야(たま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동시에 ‘타마’와 일본어 발음이 동일한 ‘球’를 연상시켜 둥글둥글한 떡과 같은 타마코의 부드러운 외모와 성격을 연상시킵니다. ‘타마’는 일본어에서 ‘玉’, 즉 아름답고 귀중한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마음씨 착한 타마코가 상점가 전체의 맏딸처럼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의 타이틀 롤 다마코와 마찬가지로 ‘계란’을 의미하는 일본어 ‘たまご’와 발음이 비슷한 것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타마코의 현재를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타마코의 여동생은 안코(あんこ)로 떡에 들어가는 팥소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모치조(もち蔵)의 이름 중 ‘모치’는 ‘떡’을 의미합니다. 떡집 아들다운 이름입니다. 모치조가 애용하는 캠코더의 브랜드는 ‘cat on’으로 canon‘을 연상시킵니다.

영화사 로고의 패러디도 제시됩니다. 쇼치쿠 로고의 후지산에서는 데라가 튀어나옵니다. 유니버설의 로고를 연상시키는 지구의 뒷면에서는 ‘UNIVERSAL’이라는 글자가 아닌 둥근 떡이 달처럼 등장합니다.

모치조의 고백을 받은 타마코가 너무나 놀라 도망치듯 징검다리를 떠나는 장면은 누벨바그처럼 점프 컷으로 처리되었습니다. 고백 후 어쩔 줄 몰라 하는 타마코와 모치조의 나란히 앉은 사이로 교실에서 학생들이 흘러가는 장면은 ‘중경삼림’에서 스낵바 미드나이잇 익스프레스의 양조위와 왕비의 사이로 무수한 사람들이 흘러가는 장면을 오마주한 듯합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MCtheMad 2014/09/27 10:35 #

    리뷰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트윈스 팬이라서 디제님의 영화리뷰와 엘지트윈스 리뷰 양쪽을 전부 즐겨 보고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고 극장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왔기에 소소한 제보를 하자면,
    극중에서 미도리가 짝사랑하는 대상은 모치조가 아니라 타마코입니다. 이는 tv방영 분량에 직접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모치조와 그의 아버지의 성인 오오지는 아저씨보단 왕자님을 의미합니다.
    아저씨를 의미하는 오지상의 '오' 는 단음으로 이 둘 사이의 연관성을 집어내기는 좀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작중 인물들은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타마코만 모치조의 고백에 당황한 이후에 모치조를 만날 때마다 사용하지만 이는 개그적인 묘사로 보는 것이 옳지 않나 싶습니다
  • 디제 2014/09/27 12:01 #

    지적 고맙습니다. 수정했습니다.
  • 나태 2014/09/27 21:43 #

    사과는 뉴턴의 일화에서 따온 의미가 강하다고 봅니다. 도입부에 지구와 달을 보여주며 나오는 텍스트 By always thingking unto them이 뉴턴의 어록에서 따온거라서요. 이후에 사과가 땅에 떨어지며 극이 시작되기도 하고…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