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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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절정에 오른 마블 스튜디오 영화

※ 본 포스팅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년 피터의 붉은색 셔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두 번째 리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초능력 약한 슈퍼 히어로, 외려 아기자기한 매력’에서 주인공 피터(크리스 프랫 분)의 의상에 관해 지적한 바 있습니다. 1988년 어머니가 사망하고 욘두(마이클 루커 분)에 납치된 26년 전 어린 시절 착용했던 회색 티셔츠를 그의 우주선 밀라노에 동승한 여성이 입고 있는 장면이 제시됩니다. 이는 어머니와 즐겨 들었던 카세트테이프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1탄(Awesome Mix Vol. 1)’과 재생장치 워크맨과 함께 피터가 어린 시절의 어머니와의 추억의 기념품으로서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 시절 피터는 회색 티셔츠의 겉에 붉은색 와이셔츠를 입습니다. 붉은색은 피터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따뜻한 마음씨를 상징합니다. 아울러 성인이 되어 입게 되는 우주의 무법자 ‘라바저’의 상징 자주색 가죽 재킷과 비슷한 색상입니다. 어린 시절의 붉은색 와이셔츠는 성인이 되어 라바저로 성장하는 피터의 미래를 암시한다고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욘두, 의외로 복잡한 캐릭터

고아나 다름없는 신세가 된 피터를 라바저로 키운 것은 욘두(마이클 루커 분)입니다. 욘두는 휘파람으로 조종하는 날아다니는 창을 지닌 강력한 라바저이지만 작고 귀여운 피규어 수집에 집착하는 의외의 일면을 지녔습니다. 브로커로부터 빼앗은 크리스탈 개구리를 자신의 전용기가 격추된 뒤에도 가장 먼저 소중하게 챙깁니다.

욘두는 피터로부터 오브가 담긴 구형의 컨테이너를 빼앗습니다. 하지만 피터가 건넨 것은 오브가 아니라 머리가 사방으로 뻗친 트롤 인형이 담긴 가짜입니다. 욘두는 우주선으로 돌아와 컨테이너를 열어보고 오브가 아닌 트롤 인형이 담겼음을 확인하지만 분노하기보다는 쓴웃음을 짓습니다. 욘두의 쓴웃음은 피규어 수집품이 늘어났다는 기쁨과 더불어 타인을 속이고 빼앗아야하는 라바저로 피터가 훌륭히 성장했음을 확인하는 흐뭇함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는 피터를 살해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지녔고 기회도 얻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기지는 않습니다. 욘두는 피터의 아버지와도 같은, 선과 악이 불분명한 입체적이며 복잡한 캐릭터입니다.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매력 포인트로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은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1탄(Awesome Mix Vol. 1)’의 올드 팝입니다. 올드 팝은 각각의 장면에 맞춰 절묘하게 배치되어 장면을 설명하기도 하고 혹은 다음에 이어질 상황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암전으로 시작되는 서두와 함께 흐르는 10CC의 ‘I'm Not in Love’는 감미로우면서도 슬픈 곡입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목전에 둔 소년 피터의 슬픔을 상징합니다. 간주에 삽입되는 여성의 녹음된 목소리 ‘Big boys don't cry’는 피터에게 울음을 참고 슬픔을 감내할 것을 주문하는 듯합니다.

오프닝 크레딧과 함께 성인이 된 피터가 오브를 훔치러 가는 장면에 삽입된 곡은 레드본의 ‘Come and Get Your Love’입니다. 어머니의 죽음과 욘두에 의한 납치로부터 26년이 지난 뒤 장면 전환과 더불어 피터의 가벼운 성격과 영화의 밝은 분위기를 상징하는 경쾌한 곡입니다. 곡의 제목처럼 피터는 모라그에 ‘가서 (오브를) 쟁취’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피터가 가모라(조 샐다나 분)와 새로운 사랑에 빠질 것을 암시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로난(리 페이스 분)이 한때 점유했던 오브는 결말에서 피터를 비롯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의해 잔다르에 봉인되지만 타노스가 노리는 6개의 보물 중 하나인 만큼 재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로난의 우주선 다크 애스터가 잔다르에 불시착하며 파괴된 뒤 피터는 오브가 지상에 접촉해 잔다르를 멸망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유치한 댄스 배틀을 로난에 제안합니다. 피터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무뚝뚝한 ‘집행자’ 로난마저 토끼처럼 놀란 눈을 감추지 못합니다. 하지만 피터의 댄스 배틀의 목적은 시간을 끌며 로난으로부터 오브를 빼앗는 데 있습니다. 다크 애스터가 파괴된 뒤부터 댄스 배틀 장면까지 삽입된 곡은 파이브 스테어스텝스의 ‘O O H Child’입니다. ‘일이 점점 쉬워 질 거야’라는 의미의 ‘Things are gonna get easier’라는 가사는 피터가 로난으로부터 어렵지 않게 오브를 빼앗아온다는 복선입니다.

엔딩 크레딧 직전 작고 어린 그루트가 등장해 화분에 심어진 채 춤을 추는 장면에 삽입된 곡은 잭슨 파이브의 1969년에 발표된 ‘I Want You Back’입니다. 11세의 마이클 잭슨이 잭슨 파이브의 막내로 메인 보컬을 담당했는데 소년 마이클 잭슨과 어린 그루트의 이미지가 상통합니다. 제목이자 동시에 가사로도 삽입된 ‘I want you back’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속편을 어서 만나기를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마블, 라이벌 DC에 압승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한국과 북미의 흥행 성적은 대조적입니다. 7월 31일에 개봉된 한국에서는 130만 명의 관객을 넘는 선에서 개봉이 마무리되는 수순입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와 ‘레고 무비’ 등을 제치고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떠올랐습니다. 역시 마블 원작으로 먼저 개봉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도 넘어선 것은 물론입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북미 흥행 성공은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 히어로 영화 제작이 정점에 달했음을 입증합니다. ‘인크레더블 헐크’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아이언맨’을 필두로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가 등장하는 첫 번째 영화 ‘퍼스트 어벤져’를 통해 밑밥을 깔아놓은 뒤 ‘어벤져스’로 마블 세계관의 방대함을 전 세계에 과시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촬영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내년,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의 세 번째 영화는 2016년,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두 번째 영화는 2017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 히어로 영화는 감독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을 통해 구축한 것이라 인상적입니다. 동일한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시리즈의 감독을 영화마다 교체하면서도 큰 편차 없는 완성도를 보이며 세계관의 통일성도 유지합니다. 이를테면 ‘아이언맨’과 ‘아이언맨 2’의 감독은 존 파브로였지만 ‘아이언맨 3’의 감독은 셰인 블랙으로 교체되었습니다. ‘퍼스트 어벤져’의 감독은 조 존스턴이었지만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의 감독은 안소니 루소와 조 루소 형제로 바뀌었습니다. 어찌 보면 마블 스튜디오가 구축한 탄탄한 시스템으로 인해 감독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블은 엔딩 크레딧 후에 추가 장면을 배치해 차후 개봉될 영화를 홍보하는 등 영리한 전략으로 관객의 눈을 영화 본편이 끝난 뒤까지 붙잡아 놓으며 또 다른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반면 마블의 라이벌 DC는 감독 개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배트맨을 주인공으로 한 ‘배트맨 비긴즈’부터 ‘다크 나이트 라이즈’까지의 다크 나이트 삼부작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해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마틴 캠벨이 연출한 ‘그린 랜턴’은 실패했고 ‘300’과 ‘왓치맨’의 잭 스나이더 감독을 기용한 ‘맨 오브 스틸’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습니다. 2016년 개봉을 목표로 한 ‘배트맨 V 슈퍼맨’을 제외하면 차후 개봉될 DC의 슈퍼 히어로 영화는 없습니다. 마블에 비해 행보가 매우 더딘 DC입니다. ‘맨 오브 스틸’의 직접적인 속편을 제작하지 않고 밴 에플랙을 새로운 배트맨으로 기용한 ‘배트맨 V 슈퍼맨’을 제작해 DC 슈퍼 히어로가 한데 모이는 저스티스 리그의 영화화의 길을 단번에 도모하는 것 또한 ‘맨 오브 스틸’의 부진과 DC의 조급함을 반영합니다.

DC의 슈퍼 히어로 영화인 1978년 작 ‘슈퍼맨’과 1980년 작 ‘슈퍼맨 2’가 흥행에 성공한 반면 마블의 첫 번째 영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추가 장면에 카메오로 등장한 하워드 덕을 주인공으로 한 1986년 작 ‘하워드 덕’이 개봉되었을 때만 해도 영화로 마블이 DC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스튜디오가 영화를 직접 제작하면서 두 회사의 입지는 크게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손을 대는 영화마다 흥행에 성공해 ‘마이더스의 손’이 된 마블의 천하가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20세기 향수 자극하는 마블판 ‘스타워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초능력 약한 슈퍼 히어로, 외려 아기자기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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