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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 - 클리셰 불구하고 흥미로운 SF 오락 영화 영화

※ 본 포스팅은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외계인의 침공으로 전 지구적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여군 하사관 리타(에밀리 블런트 분)의 맹활약으로 지구인들은 베르됭에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둡니다. 미군 공보 장교 케이지(톰 크루즈 분)는 이등병으로 강등된 뒤 원치 않는 전투에 휘말려 전사하지만 곧바로 시간이 되돌려져 전날 아침에 다시 깨어납니다. 무한 반복되는 이틀 속에서 케이지는 리타와 만나 점차 시간이 반복되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원작 ‘All You Need Is Kill’

더그 라이먼 감독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일본의 SF 소설가 사쿠라자카 히로시의 ‘All You Need Is Kill’을 영화화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 키리야 케이지는 영화화되면서 이름의 어감이 비슷하며 성은 동일한 윌리엄 케이지로 바뀌었으며 여주인공 리타 브라타스키의 이름은 소설을 영화가 고스란히 계승했습니다.

케이지가 속한 분대원들은 구보를 하며 구호 ‘Kill’을 외치는데 원작의 제목을 연상시킵니다. 원작의 주인공 이름 키리야는 ‘죽이다’를 의미하는 ‘Kill’과 ‘전문가’를 의미하는 ‘や[屋]’의 합성어로 ‘Killer’로의 성장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일본인 캐릭터 타케다(하네다 마사요시 분)가 등장하고 케이지가 첫 전투에 참가할 때 강화복인 엑소 수트의 언어가 일본어로 설정된 것도 일본에서 탄생한 원작에 대한 경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기본 설정은 ‘사랑의 블랙홀’?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기본 설정인 무한한 시간 반복은 1993년 작 로맨틱 코미디 ‘사랑의 블랙홀’과 설정이 유사합니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주인공이 경험치를 쌓으며 여러 문제들을 보다 능숙하게 처리하게 되고 사랑을 완성한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주인공이 사망하면 리셋을 통해 최초의 시점으로 되돌아가는 발상은 기본적으로 게임의 것이지만 보다 가깝게는 누구에게나 반복되는 일상을, 멀게는 윤회가 반복되는 불교 사상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원작 소설에서 영화로 계승된 주인공의 성 ‘케이지(Cage)’는 새장 속에 갇힌 것처럼 시간의 운명 속에 갇힌 주인공의 신세가 반영된 작명입니다.

국내에서는 홍보를 위해 ‘인셉셥’과 비교하지만 꿈속의 꿈을 묘사하며 철학적 요소까지 갖춰 묵직했던 ‘인셉션’에 비하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시간 되돌리기가 반복되어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며 작품의 분위기 또한 가벼운 오락 영화에 가깝습니다. 만일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무겁게 방향을 잡았다면 케이지의 반복되는 죽음을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묘사하기보다 고통스럽게 묘사하며 인간의 죽음이 지닌 철학적 의미를 파고들었을 것입니다.

외계인을 몰아내기 위해 프랑스 해변에 상륙하는 장면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묘사된 바 있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연상시킵니다. 극중에서도 런던의 펍 장면에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언급합니다. 미국이 아니라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을 공간적 배경으로 설정한 것도 외계인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을 제2차 세계대전에 비견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세부 요소도 익숙

기본 설정을 제외하더라도 세부 요소들도 기존의 SF 영화와 유사점이 많습니다. 막강한 외계인의 침공을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군대가 맞선다는 줄거리는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를 닮았습니다. 강화복 엑소 수트는 ‘스타쉽 트루퍼스’의 원작에는 등장하지만 영화화 과정에서 생략된 파워드 수트를 연상시킵니다.

촉수를 지녔으며 기계적인 형태의 외계인은 ‘매트릭스’의 센티넬과 ‘트랜스포머’의 로봇 디자인을 합친 듯합니다. 물속에 은신한 최종 보스를 주인공이 격퇴하는 결말은 ‘퍼시픽 림’을 떠올리게 합니다. 외계인의 이름이 알파와 오메가로 명명되는데 최종 보스이며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닌 외계인이 ‘오메가’인 것은 동명의 고가 시계 브랜드를 떠올리게 해 흥미롭습니다.

톰 크루즈의 출연작의 요소들을 적극 재활용한 점도 눈에 띕니다. 미군의 정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1992년 작 ‘어 퓨 굿맨’을, 처절한 전투에 휘말린 신병이 서투른 움직임 끝에 부상을 입는 장면에서는 1989년 작 ‘7월 4일 생’을, 반복되는 ‘삶’ 속에서 기억을 중시하는 SF 영화라는 점에서는 2013년 작 ‘오블리비언’을, 무채색에 가까운 묵직한 영상 톤은 2002년 작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외계인을 수류탄으로 무찌르며 손에 안전핀을 뽑아 드는 장면은 2005년 작 ‘우주전쟁’을 연상시킵니다.

지구를 구하는 SF 영화의 주인공으로 톰 크루즈가 자주 캐스팅되는 이유로는 그가 지닌 이미지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생활이나 종교와는 별도로 톰 크루즈가 구축한 영화 속 이미지는 신뢰할 수 있는 선한 주인공입니다. 따라서 그의 이미지는 가장 허황된 축에 속하는 장르인 SF 영화에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개연성과 신뢰성을 부여하는데 적극 활용됩니다. 뿐만 아니라 리타와의 창고 장면과 같이 짤막한 로맨틱한 장면의 성립을 위해서도 톰 크루즈의 나이를 먹지 않고 달콤한 이미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약점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SF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개연성이 취약한 부분도 있습니다. 공보 장교 케이지의 최전선 투입을 미군 수뇌부에서 지시하고 직속상관이 아닌 영국군의 브리검 장군(브렌단 글리슨 분)이 케이지를 탈영병으로 간주해 전선에 투입하는 과정은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전투 경험이 없으며 비겁자에 가까운 주인공을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경험치를 쌓도록 해 정의로운 최강의 군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설정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공보 장교에서 이등병 강등과 전선 투입까지의 과정은 설득력이 떨어지며 결말에서도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는 것은 서사의 허점입니다.

하지만 익숙한 요소들을 긁어모았으면서도 흥미로운 서사를 제시한 것은 물론 동일한 상황을 섬세하게 변주하며 적절히 생략하는 연출력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적어도 수십 번 케이지가 사망해 리셋되지만 후반부에 더 이상 리셋되지 않도록 한계를 설정하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케이지가 몇 번을 전사했는지 셈하면서 반복 관람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결말에 도달하지만 충분히 즐길만한 SF 오락 영화입니다.

본 아이덴티티 - 맷 데이먼이 액션을?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 부부란 서로 죽이고 싶은 것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Yeonseok 2014/06/14 10:28 #

    이거..코믹 부분도 있다고 하던데 있던가요?? 친구놈한테 들은거라...
  • A3 2014/06/14 11:56 #

    리타와 케이지 사이에 리셋을 한다는 개념이 공유되면서 발생되는 코믹입니다. 이런 대답도 미리니름입니다.
    All you need is kill의 원작만화와 소설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영화도 보세요. ^^
    텍본 소설은 원작만화에 충실하며 새드엔딩으로 끝납니다. 영화는 다르다고 들었어요.
  • 젠카 2014/06/14 17:47 #

    A3님/ 라이트노벨인 소설이 원작이고 만화는 데스노트와 바쿠만의 작가가 최근에서 만화화한 것입니다. 착오가 있으신 듯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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