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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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 시리즈 집대성, 울버린의 시간 여행 영화

※ 본 포스팅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기 2023년 돌연변이와 그 협조자들을 살해하는 로봇 센티넬로 인해 인류가 절멸할 위기에 처하자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어트 분)와 매그니토(이안 맥켈렌 분)가 손잡고 울버린(휴 잭맨 분)을 과거로 보냅니다. 1973년 울버린은 젊은 프로페서X(제임스 맥어보이 분),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밴더 분)와 협력해 센티넬의 제작을 막으려 합니다.

6편의 엑스맨 시리즈를 하나로 아우르다

‘엑스맨’과 ‘엑스맨2’의 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11년 만에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로 '엑스맨 시리즈'로 복귀했습니다. 그 사이 ‘엑스맨 최후의 전쟁’과 스핀 오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그리고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한 ‘엑스맨 탄생 울버린’과 ‘더 울버린’까지 네 편의 영화가 제작된 바 있습니다.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통해 이전의 모든 '엑스맨 시리즈'를 하나로 아우릅니다.

이를테면 ‘엑스맨2’에서 울버린을 괴롭혔으며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울버린에게 아다만티움을 주입했던 군인 스트라이커가 젊은 모습으로 등장해 울버린의 의식을 괴롭힙니다. ‘엑스맨 2’에서 브라이언 콕스가 분했던 노년의 스트라이커는 회상 장면으로 삽입됩니다. ‘엑스맨’에서 레이 파크가 맡았던 토드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젊은 시절로 등장해 에반 조니케이트가 맡았습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클라이맥스였던 쿠바 위기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미국 정부 관리의 대사 속에 언급됩니다. 아자젤, 앤젤은 미국 정부에 의해 살해된 상태입니다. 쿠바 위기 당시 대통령이었던 케네디는 매그니토에 의해 암살되었고 그로 인해 매그니토는 펜타곤에 감금되어 있습니다. 매그니토가 총알을 휘게 해 케네디를 살해했다는 설정은 매그니토의 라이벌 프로페서X로 출연한 제임스 맥어보이의 출연작 ‘원티드’를 연상시켜 흥미롭습니다. 닉슨 대통령(마크 카마초 분)은 클라이맥스를 장식합니다.

울버린이 카메오로 등장해 엔딩 크레딧에 휴 잭맨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았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장면을 바탕으로 젊은 프로페서X 및 매그니토와 울버린의 짧은 만남을 재확인합니다. 프로페서X와 울버린은 입장이 역전되어 울버린이 프로페서X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젊은 프로페서X는 울버린이 자신에게 내뱉은 대사 ‘꺼져(Fuck Off)!’를 고스란히 되돌려줍니다.

매그니토도 울버린의 얼굴이 낯이 익다고 언급합니다. 울버린은 자신과 매그니토가 ‘생존자’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이 대사를 매그니토는 클라이맥스에서 부정하며 울버린을 무력화시킵니다. 두 캐릭터는 냉소적인 성격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가 한 편이 되어 울버린을 필요로 하는 장면은 ‘더 울버린’의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에서도 제시된 바 있습니다.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가 울버린을 필요로 하는 장면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젊은 두 리더는 울버린 앞에서도 체스를 즐깁니다.

현재를 배경으로 한 ‘엑스맨’ 삼부작과 스핀 오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각기 호화 캐스팅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는데 두 개의 시리즈의 하나로 융합되면서 ‘엑스맨 데이즈 오프 퓨처 패스트’는 초호화 캐스팅 영화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간적 배경으로는 뉴욕, 모스크바, 중국, 사이공, 파리, 영국, 워싱턴 등을 오갑니다.

‘엑스맨 데이즈 오프 퓨처 패스트’는 단순히 전편만을 아우르는 것이 아니라 진(팜케 얀센 분), 사이클롭스(제임스 마스덴 분) 등 사망한 캐릭터들을 되살리며 리부트의 역할까지 수행합니다. 엔딩 크레딧 이후에는 추가 장면을 통해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피라미드를 초능력으로 건설하는 엔 사바 누르, 즉 아포칼립스가 등장해 후속편을 예고합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과거와 현재는 물론 외전까지 모두 긍정하는 후속편이자 동시에 리부트까지 집대성하는 역할을 야심차게 자임합니다.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에서 엑스맨을 의미하는 X자를 강조하며 팡파르에 꾸밈음을 삽입한 오프닝 로고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실질적 주인공은 울버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대부분의 러닝 타임은 과거인 1973년에 할애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스핀 오프였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나머지 '엑스맨 시리즈'의 간극을 메우기 위함입니다. 울버린을 비롯한 엑스맨들이 닉슨 행정부의 지원을 받아 센티넬을 제작하려는 트라스크(피터 딩크리지 분)를 저지하려 하는 서사에 초점을 맞춥니다. 당초 트라스크는 미스틱(제니퍼 로렌스 분)에 의해 살해되었으나 트라스크 암살이 오히려 돌연변이에 대한 정부와 여론의 경계심을 촉발시켜 센티넬의 제작으로 연결되었기에 돌연변이들은 미스틱을 제지하려 합니다. 한편 젊은 매그니토는 울버린과 프로페서X의 계획에 순순히 따르지 않고 흑심을 품습니다.

젊은 시절과 노년이 함께 등장하는 돌연변이는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 그리고 비스트입니다. 센티넬도 과거와 미래 두 가지 버전으로 제시됩니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 초능력을 상실한 나이든 미스틱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2023년 옆머리가 희끗희끗한 울버린은 1973년으로 돌아가 흰머리가 사라지고 상대적으로 젊은 육체를 되찾게 됩니다. 과거와 미래를 종횡무진 하는 울버린은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엔딩 크레딧에서도 가장 먼저 이름이 올라옵니다. 이미 두 편의 외전의 타이틀 롤을 맡고도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도 엄청난 비중으로 등장할 정도로 울버린 없이는 ‘엑스맨’ 시리즈의 영화를 논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과거로 돌아온 울버린과 격투를 벌이는 사내들이 그를 ‘코미디언(Comedian)’이라 부르는 장면은 ‘왓치맨’을 의식한 대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코미디언(Comedian)’을 ‘개그맨’으로 번역한 한글 자막은 잘못된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울버린이 나이든 프로페서X에 존댓말 하는 한글 자막도 잘못된 것이기도 합니다. 울버린이 프로페서X보다 나이가 많은데다 노인을 공경할 만한 캐릭터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프로페서X가 젊은 시절 하반신 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을 주사해 폐인이 된 설정은 극중의 시간적 배경이 된 1970년대 베트남전과 히피 문화 등 미국 젊은이들의 상실감에서 비롯된 마약 대유행을 비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액션 블록버스터는 아니다

화끈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너무나 재빨리 움직여 시간을 천천히 돌리는 퀵실버(에반 피터스 분)의 펜타곤의 액션 장면이나 돌연변이들의 능력을 흡수해 그들을 압도하는 센티넬이 등장하는 미래의 전투 장면은 인상적이며 판 빙빙이 분한 블링크의 텔레포트 장면의 연출도 뛰어나지만 131분의 러닝 타임 중에서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많지 않습니다. 기존의 '엑스맨 시리즈'의 교통정리에 치중하기에 전작들의 세세한 요소들을 기억하는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무수한 캐릭터들의 총출동이 매우 흥미롭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관객들에게는 흥미를 유발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편집은 인상적이나 트라스크의 음모를 둘러싼 영화 중반은 다소 지루한 측면도 있습니다.

인류를 말살하는 절대적 로봇이 지배하는 암흑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정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현재의 노년들의 젊은 시절과 조우해 웃음을 유발하는 전개는 ‘백 투 더 퓨처’ 시리즈를 연상시킵니다. 특히 울버린이 시간 여행 끝에 두 번에 걸쳐 침실에서 깨어나는 장면은 ‘백 투 더 퓨처’에서 주인공 마티가 시간 여행이 꿈이라고 착각한 채 어머니의 침실에서 깨어나는 장면과 유사합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과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후속편으로 2016년 개봉 예정인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는 추가 영상에서 이미 공개된 아포칼립스 외에 다뤄야 할 소재가 많습니다. 결말에서 스트라이크로 변신한 미스틱이 데려간 울버린이 어떤 과정을 거쳐 아다만티움이 주입되었는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울버린이 창조한 새로운 미래에 프로페서X의 돌연변이 학교는 제시되지만 매그니토를 비롯한 브라더후드의 움직임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해결되어야 합니다.

원작 만화에서 매그니토의 아들인 퀵실버의 출생의 비밀이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묘사될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매그니토와 퀵실버는 비슷한 또래로 제시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퀵실버는 매그니토의 능력을 보며 ‘어머니가 금속을 다루는 돌연변이를 만난 적 있다’며 출생의 비밀을 자신도 모르게 어렴풋이 암시합니다. 매그니토가 퀵실버의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 여행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엑스맨 탄생 울버린 - 오락성 충실한 히어로물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 삼부작에 충실한 매끈한 프리퀄
더 울버린 - 울버린의 좌충우돌 일본 유람기

슈퍼맨 리턴즈 - 슈퍼 히어로의 귀환
슈퍼맨 리턴즈 - IMAX DMR 3D
작전명 발키리 - 긴박하지만 임팩트 없는 스릴러
잭 더 자이언트 킬러 - 재능 바닥난 브라이언 싱어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지드 2014/05/24 09:20 #

    이번 데오퓨 실사판에선 감독 본인도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조언 받은 멀티버스 떡밥을 인터뷰에서 언급하더니, 자세한 연대기는 이번에 엠파이어 매거진에 인터뷰와 함께 공개된 수정된 연대기를 참고해주시고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sphero&no=38898 ) 물론 일부 오류는 여전히 남았지만(...) 이번에 1800년대~1973년까진 내용 공유하다가 1973년의 역사 변경 시도를 통해 시리즈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희망적인 역사로 수정하는 정도로 처리해 상당부분 해결한 듯 합니다. 물론 마지막의 장면은 팬서비스 격인 해피 엔딩으로 볼 수도 있고, 후속작인 아포칼립스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할 것이란 계획까진 공개됐더군요. 물론 영화라는 것이 감독의 의향과도, 프로듀서의 의향과도, 심지어 영화사 폭스도 자신들의 계획을 중간에 변경, 수정, 번복하던 경우도 있었으니 영화는 개봉 전까진 모르는 일입니다만(...)
  • ㅇㅇㅇ 2014/05/26 11:32 # 삭제

    매그니토에 퀵실버는 같은 나이대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영화상에서 퀵실버는 기껏해야 10대 후반 쯤의 나이고 매그니토는 이미 쿠바위기에서도 10년이 지난 시점이므로 30대 후반에서 40대까지로도 볼 수 있는 나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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