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피터/스파이더맨(앤드류 가필드 분)은 여자친구 그웬(엠마 스톤 분)이 자신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을까 전전긍긍해 두 사람은 자주 다툽니다. 스파이더맨을 숭배했던 오스코프사의 직원 맥스(제이미 폭스 분)는 근무 중 사고로 인해 전기를 흡수해 무기화하는 일렉트로가 되어 스파이더맨과 뉴욕 시내 한복판에서 대결합니다.
전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의 연관성
2012년 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이후 2년 만에 개봉된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마크 웹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았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서두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묘사하지 않았던 피터의 부모의 죽음을 항공기 납치를 중심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서두에서 액션으로 관객의 시선을 잡아끄는 일은 공식처럼 자리 잡았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서두에서는 피터의 부모의 죽음을 묘사하는 항공기 내부 액션이 그 역할을 합니다. 피터의 부모가 떠나는 장면에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중반에 사망한 삼촌 벤(마틴 쉰 분)의 모습도 보입니다. 피터는 부모의 죽음의 진정한 원인을 여전히 궁금해 하며 결국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됩니다.
3명의 악역과 각개전투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암시되었던 속편의 요소들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코너스/리자드는 대사에서만 언급될 뿐이며 피터의 친구 플래시와 오스코프의 라싸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새롭게 등장한 일렉트로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이끄는 악역입니다. 오스코프에 근무하는 소심하고 외로운 말단 사원 맥스는 주목받고 싶다는 욕망과 정신적 나약함을 이기지 못해 초능력을 얻은 뒤 악역 일렉트로가 됩니다. 제이미 폭스의 호연과 맞물려 일렉트로는 상당한 공감을 자아내는 캐릭터입니다.
거대 전광판이 난무하는 타임스퀘어에서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가 처음으로 대결하는 밤 장면은 WWE 레슬링의 타이탄트론과 새로운 볼거리에 끊임없이 집착하는 언론의 속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자신의 사진을 판매하며 입에 풀칠하는 스파이더맨과 달리 언론의 속성을 모르는 순진한 일렉트로는 소외 의식이 더욱 강해져 악역의 길을 걷게 됩니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린 초능력자 악역이라는 점에서 ‘판타스틱 4’의 닥터 둠을 연상시키는 측면도 있습니다. 뉴욕의 상징 타임스퀘어는 ‘스파이더맨’에서 스파이더맨과 그린 고블린이 처음으로 조우했던 공간적 배경이기도 합니다.
‘스파이더맨’ 삼부작을 관통했던 악역 오스본 부자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도 드디어 등장합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실루엣만 등장했던 오스코프의 소유주 노먼 오스본을 배우 크리스 쿠퍼가 맡아 출연했습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삼부작과 달리 노먼 오스본은 그린 고블린이 아니며 등장 직후 사망합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그린 고블린으로 등장하는 것은 노먼의 아들이자 피터의 어린 시절 친구인 해리 오스본입니다. ‘스파이더맨3’에서 해리가 뉴 고블린으로 등장한 것과는 다른 설정입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해리/그린 고블린은 아버지와 동일한 유전병을 앓고 있으며 피터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도 금세 알아차립니다. 그는 스파이더맨의 혈액이 자신의 유전병 치료의 특효약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스파이더맨 3’의 해리는 수류탄 폭발에 휘말려 얼굴에 상처를 입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해리는 유전병으로 인해 외모가 변화합니다. ‘크로니클’에서 이미 초능력자 악역을 경험한 데인 드한이 해리/그린 고블린으로 캐스팅되었는데 친구이자 라이벌로 등장한 앤드류 가필드와 함께 늘씬한 체형의 미남 배우라는 점에서 잘 어울립니다.
결말에서는 서두에 잠시 등장했던 악역 알렉세이(폴 지아매티 분)가 라이노가 되어 등장합니다. 절망에 빠져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스파이더맨의 부활을 알리기 위한 캐릭터가 라이노입니다. 하지만 라이노와의 대결의 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3명의 악역이 스파이더맨과 각개전투를 벌인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힘겨운 싸움을 벌일수록 영화는 흥미로워지기 마련이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3명의 악역 중 둘 이상이 합세해 스파이더맨을 동시에 압박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스파이더맨 3’ 와 같이 선역과 악역이 복수로 등장해 태그 매치를 벌였던 액션의 복잡함과 아기자기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일렉트로와 그린 고블린이 함께 스파이더맨을 괴롭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렉트로가 가장 먼저 퇴장하고 그 다음은 그린 고블린이며 결말에서 잠시 라이노가 등장하는 수순이라 서사의 흐름이 유기적이지 못하고 분절적입니다. 스파이더맨의 친구이자 숙적인 그린 고블린의 비중이 일렉트로보다 적은 것도 아쉽습니다. 스파이더맨과 그린 고블린이 결투를 벌이며 그웬이 휘말리는 시계탑 장면은 ‘스파이더맨 3’ 클라이맥스를 다시 보는 듯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피터와 그웬의 비극적 사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피터를 중심으로 아버지 리처드 파커(캠벨 스콧 분), 삼촌 벤, 그리고 그웬의 아버지 스테이시 경감(데니스 리어리 분)과의 부자 및 유사 부자 관계에 집중했다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피터와 그웬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춥니다.
피터는 사망한 스테이시 경감의 ‘그웬을 멀리하라’는 유언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불길함과 불안을 느낍니다. 스테이시 경감은 마치 ‘햄릿’의 유령처럼 피터를 괴롭힙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그웬과 떨어질 수 없었던 피터는 결국 자신의 존재 그 자체로 인해 그웬의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린 고블린과의 결투에서 간발의 차로 그웬이 사망하기 때문입니다. 스테이시 경감의 불긴한 유언이 실현된 것입니다. 3명의 악역이 각각 따로국밥이 되는 이유도 피터와 그웬의 비극적 사랑에 초점을 맞춘 탓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삼부작에서와 같은 피터와 해리의 삼각관계는 없습니다.
서민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주변 인물들을 잃어가는 스파이더맨의 참혹한 운명을 심화하기 위한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로맨스의 비중을 늘려가며 서사의 유기성을 떨어뜨리고 그웬을 굳이 사망하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영화 중반에는 그웬의 영국행 결심을 중심으로 한동안 액션이 없어 지루한 부분도 있습니다. 142분의 긴 러닝 타임도 로맨스의 비중을 축소해 15분 정도를 압축했다면 보다 긴장감 넘치는 영화가 되었을 것입니다. 1983년 생 앤드류 가필드가 서른을 넘기며 외모가 변해 미소년의 이미지가 사라져 고교 졸업생 및 대학 신입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도 아쉽습니다. 어쨌든 그웬의 사망으로 차기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3’에서는 메리 제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시니스터 식스
스파이더맨은 알렉산더를 체포하며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의 주제가를 흥얼거리며 그의 스마트폰에도 벨 소리로 깔려 있습니다. 마블의 영화마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원작자 스탠 리는 피터의 고교 졸업식에 참석해 스파이더맨을 보고 ‘내가 아는 녀석’이라는 대사로 웃음을 자아냅니다. 극중에는 시리즈의 제목 ‘Amazing’이라는 단어가 대사 속에 자주 사용됩니다. 피터가 그웬을 만나기 위해 무단 횡단하던 도중 차량이 부딪쳐 파손된 장면은 1980년 작 ‘슈퍼맨 2’에서 데일리 플래닛 앞에서 클라크가 길을 건너며 로이스에게 인사하다 차량이 부딪쳐 파손되는 장면의 오마주로 보입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엔딩 크레딧 이후 추가 장면에 등장해 코너스를 괴롭게 만든 인물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종반에도 등장해 해리 오스본/그린 고블린(데인 드한 분)과 음모를 꾸미는데 이름이 ‘미스터 피어스’라고 밝혀집니다. 그는 바로 악역 집단 시니스터 식스의 구스타브 피어스입니다. 오스코프에는 시니스터 식스에 속하는 닥터 옥토퍼스의 문어발과 벌처의 날개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스코프의 회장실 입구에 배치된 우주복은 ‘스파이더맨 2’에 등장했던 메리 제인의 약혼자이자 우주비행사인 존 제임슨/맨 울프를 연상시킵니다. 한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는 엔딩 크레딧 이후의 추가 장면은 없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IMAX 3D의 3D 효과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액션 장면의 비중이 적어 IMAX를 제대로 활용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스파이더맨 - 서민적인 영웅
스파이더맨 2 - 워커 홀릭 히어로의 고군분투
스파이더맨 3 - IMAX DMR 2D
스파이더맨 3 - 두 번째 감상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IMAX 3D - 아버지들을 잃으며 성장하는 소년 영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D로 두 번째 관람
500일의 썸머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시작해 ‘클로저’로 끝나다
dvd로 다시 보는 ‘500일의 썸머’
http://twitter.com/tominodijeh

전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의 연관성
2012년 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이후 2년 만에 개봉된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마크 웹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았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서두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묘사하지 않았던 피터의 부모의 죽음을 항공기 납치를 중심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서두에서 액션으로 관객의 시선을 잡아끄는 일은 공식처럼 자리 잡았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서두에서는 피터의 부모의 죽음을 묘사하는 항공기 내부 액션이 그 역할을 합니다. 피터의 부모가 떠나는 장면에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중반에 사망한 삼촌 벤(마틴 쉰 분)의 모습도 보입니다. 피터는 부모의 죽음의 진정한 원인을 여전히 궁금해 하며 결국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됩니다.
3명의 악역과 각개전투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암시되었던 속편의 요소들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코너스/리자드는 대사에서만 언급될 뿐이며 피터의 친구 플래시와 오스코프의 라싸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새롭게 등장한 일렉트로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이끄는 악역입니다. 오스코프에 근무하는 소심하고 외로운 말단 사원 맥스는 주목받고 싶다는 욕망과 정신적 나약함을 이기지 못해 초능력을 얻은 뒤 악역 일렉트로가 됩니다. 제이미 폭스의 호연과 맞물려 일렉트로는 상당한 공감을 자아내는 캐릭터입니다.
거대 전광판이 난무하는 타임스퀘어에서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가 처음으로 대결하는 밤 장면은 WWE 레슬링의 타이탄트론과 새로운 볼거리에 끊임없이 집착하는 언론의 속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자신의 사진을 판매하며 입에 풀칠하는 스파이더맨과 달리 언론의 속성을 모르는 순진한 일렉트로는 소외 의식이 더욱 강해져 악역의 길을 걷게 됩니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린 초능력자 악역이라는 점에서 ‘판타스틱 4’의 닥터 둠을 연상시키는 측면도 있습니다. 뉴욕의 상징 타임스퀘어는 ‘스파이더맨’에서 스파이더맨과 그린 고블린이 처음으로 조우했던 공간적 배경이기도 합니다.
‘스파이더맨’ 삼부작을 관통했던 악역 오스본 부자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도 드디어 등장합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실루엣만 등장했던 오스코프의 소유주 노먼 오스본을 배우 크리스 쿠퍼가 맡아 출연했습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삼부작과 달리 노먼 오스본은 그린 고블린이 아니며 등장 직후 사망합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그린 고블린으로 등장하는 것은 노먼의 아들이자 피터의 어린 시절 친구인 해리 오스본입니다. ‘스파이더맨3’에서 해리가 뉴 고블린으로 등장한 것과는 다른 설정입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해리/그린 고블린은 아버지와 동일한 유전병을 앓고 있으며 피터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도 금세 알아차립니다. 그는 스파이더맨의 혈액이 자신의 유전병 치료의 특효약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스파이더맨 3’의 해리는 수류탄 폭발에 휘말려 얼굴에 상처를 입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해리는 유전병으로 인해 외모가 변화합니다. ‘크로니클’에서 이미 초능력자 악역을 경험한 데인 드한이 해리/그린 고블린으로 캐스팅되었는데 친구이자 라이벌로 등장한 앤드류 가필드와 함께 늘씬한 체형의 미남 배우라는 점에서 잘 어울립니다.
결말에서는 서두에 잠시 등장했던 악역 알렉세이(폴 지아매티 분)가 라이노가 되어 등장합니다. 절망에 빠져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스파이더맨의 부활을 알리기 위한 캐릭터가 라이노입니다. 하지만 라이노와의 대결의 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3명의 악역이 스파이더맨과 각개전투를 벌인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힘겨운 싸움을 벌일수록 영화는 흥미로워지기 마련이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3명의 악역 중 둘 이상이 합세해 스파이더맨을 동시에 압박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스파이더맨 3’ 와 같이 선역과 악역이 복수로 등장해 태그 매치를 벌였던 액션의 복잡함과 아기자기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일렉트로와 그린 고블린이 함께 스파이더맨을 괴롭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렉트로가 가장 먼저 퇴장하고 그 다음은 그린 고블린이며 결말에서 잠시 라이노가 등장하는 수순이라 서사의 흐름이 유기적이지 못하고 분절적입니다. 스파이더맨의 친구이자 숙적인 그린 고블린의 비중이 일렉트로보다 적은 것도 아쉽습니다. 스파이더맨과 그린 고블린이 결투를 벌이며 그웬이 휘말리는 시계탑 장면은 ‘스파이더맨 3’ 클라이맥스를 다시 보는 듯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피터와 그웬의 비극적 사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피터를 중심으로 아버지 리처드 파커(캠벨 스콧 분), 삼촌 벤, 그리고 그웬의 아버지 스테이시 경감(데니스 리어리 분)과의 부자 및 유사 부자 관계에 집중했다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피터와 그웬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춥니다.
피터는 사망한 스테이시 경감의 ‘그웬을 멀리하라’는 유언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불길함과 불안을 느낍니다. 스테이시 경감은 마치 ‘햄릿’의 유령처럼 피터를 괴롭힙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그웬과 떨어질 수 없었던 피터는 결국 자신의 존재 그 자체로 인해 그웬의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린 고블린과의 결투에서 간발의 차로 그웬이 사망하기 때문입니다. 스테이시 경감의 불긴한 유언이 실현된 것입니다. 3명의 악역이 각각 따로국밥이 되는 이유도 피터와 그웬의 비극적 사랑에 초점을 맞춘 탓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삼부작에서와 같은 피터와 해리의 삼각관계는 없습니다.
서민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주변 인물들을 잃어가는 스파이더맨의 참혹한 운명을 심화하기 위한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로맨스의 비중을 늘려가며 서사의 유기성을 떨어뜨리고 그웬을 굳이 사망하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영화 중반에는 그웬의 영국행 결심을 중심으로 한동안 액션이 없어 지루한 부분도 있습니다. 142분의 긴 러닝 타임도 로맨스의 비중을 축소해 15분 정도를 압축했다면 보다 긴장감 넘치는 영화가 되었을 것입니다. 1983년 생 앤드류 가필드가 서른을 넘기며 외모가 변해 미소년의 이미지가 사라져 고교 졸업생 및 대학 신입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도 아쉽습니다. 어쨌든 그웬의 사망으로 차기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3’에서는 메리 제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시니스터 식스
스파이더맨은 알렉산더를 체포하며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의 주제가를 흥얼거리며 그의 스마트폰에도 벨 소리로 깔려 있습니다. 마블의 영화마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원작자 스탠 리는 피터의 고교 졸업식에 참석해 스파이더맨을 보고 ‘내가 아는 녀석’이라는 대사로 웃음을 자아냅니다. 극중에는 시리즈의 제목 ‘Amazing’이라는 단어가 대사 속에 자주 사용됩니다. 피터가 그웬을 만나기 위해 무단 횡단하던 도중 차량이 부딪쳐 파손된 장면은 1980년 작 ‘슈퍼맨 2’에서 데일리 플래닛 앞에서 클라크가 길을 건너며 로이스에게 인사하다 차량이 부딪쳐 파손되는 장면의 오마주로 보입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엔딩 크레딧 이후 추가 장면에 등장해 코너스를 괴롭게 만든 인물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종반에도 등장해 해리 오스본/그린 고블린(데인 드한 분)과 음모를 꾸미는데 이름이 ‘미스터 피어스’라고 밝혀집니다. 그는 바로 악역 집단 시니스터 식스의 구스타브 피어스입니다. 오스코프에는 시니스터 식스에 속하는 닥터 옥토퍼스의 문어발과 벌처의 날개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스코프의 회장실 입구에 배치된 우주복은 ‘스파이더맨 2’에 등장했던 메리 제인의 약혼자이자 우주비행사인 존 제임슨/맨 울프를 연상시킵니다. 한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는 엔딩 크레딧 이후의 추가 장면은 없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IMAX 3D의 3D 효과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액션 장면의 비중이 적어 IMAX를 제대로 활용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스파이더맨 - 서민적인 영웅
스파이더맨 2 - 워커 홀릭 히어로의 고군분투
스파이더맨 3 - IMAX DMR 2D
스파이더맨 3 - 두 번째 감상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IMAX 3D - 아버지들을 잃으며 성장하는 소년 영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D로 두 번째 관람
500일의 썸머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시작해 ‘클로저’로 끝나다
dvd로 다시 보는 ‘500일의 썸머’
http://twitter.com/tominodijeh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