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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4월 16일 LG:넥센 - ‘감독도 포기’ LG 6연패 야구

LG가 6연패에 빠졌습니다.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5:2로 완패했습니다. 투타 양면에서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였습니다.

미세하게 흔들린 수비의 나비 효과

선발 투수 리오단은 6.2이닝 8피안타 2볼넷으로 4실점했습니다. 리오단의 실점은 야수들의 수비에 발목이 잡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우람에게 초구를 던지려 할 때 포수 윤요섭이 고개를 숙인 채 포구 준비를 하지 않자 리오단은 세트 포지션에서 공을 던지지 않고 그대로 쥐고 있었습니다.

이후 리오단은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는지 문우람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이택근에게도 풀 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해 1사 1, 2루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어 박병호에게 2구 커브를 던지다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내줬습니다. 최근 LG가 연패에 빠져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 역전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했음을 감안하면 1회초 2실점은 부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투구 간격이 짧은 리오단에 맞춰 윤요섭이 일찌감치 자세를 갖춰 문우람에게 정상적으로 초구를 던졌다면 1회초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3회초에는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택근의 평범한 플라이를 중견수 임재철이 포구하지 못해 2루타가 되었습니다. 이닝이 종료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실책성 수비로 인해 득점권 위기를 맞이하자 리오단은 연속으로 몸에 맞는 공을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습니다. 김민성을 초구에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리오단은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투구 수가 5개 늘어난 데다 갑자기 위기를 맞아 체력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3회초의 실책성 수비의 여파는 4회초 2사 후 리오단이 3연속 피안타로 추가 실점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만일 3회초에 임재철이 이택근의 타구를 처리해 깔끔하게 삼자 범퇴로 종료되었다면 리오단이 투구 수를 아껴 4회초에도 실점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4회초 2사 후 문우람의 적시타는 유격수 박용근의 옆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좌우 수비 폭이 넓고 박용근보다 신장이 큰 오지환이 선발 출전했다면 포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사 1, 2루였기에 타구가 외야로 빠져나가는 것만 막았다면 2루 주자 로티노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LG 김기태 감독이 상대 선발인 좌완 밴 헤켄에 맞춰 우타자를 선발 출전시키기 위해 임재철과 박용근이 수비에 나섰지만 실점과 무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수비의 근간인 센터 라인을 플래툰으로 기용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미세하게 흔들린 수비의 나비 효과는 컸습니다.

리오단의 한계

리오단은 1, 2선발을 맡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타격이 약한 팀을 상대로는 퀄리트 스타트를 할 수도 있지만 타격이 강한 팀을 상대로는 4실점 정도는 기본적으로 할 만한 선수입니다. 따라서 4선발 급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타선의 지원 없이는 승리 투수가 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상대 타선을 틀어막고 흔들린 수비에서 비롯된 위기를 극복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닙니다.

사진 : 7회초 2사 후 강판되는 LG 선발 리오단

갑자기 넓어진 오훈규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을 밴 헤켄이 적절히 활용한 것에 반해 리오단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것 또한 능력의 차이입니다. 오훈규 주심이 스트라이크 존을 갑자기 넓게 본 것은 타고투저와 경기 질 저하가 비좁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비롯된다는 언론의 어제오늘 비판 기사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경기 1회초에 이택근의 파울 타구가 1루 측에 나왔을 때 리오단이 파울 지역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 등판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파울 플라이는 1루수와 포수에게 맡겨야지 투수가 달려가면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리오단이 쓸데없는 의욕을 부려서는 안 됩니다.

잔루 9개, 무의미한 추격

LG 타선은 1회말과 2회말 선두 타자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는 등 5회말까지 매 이닝 주자가 나갔습니다. 하지만 1명의 주자도 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1회말 2사 1, 2루, 2회말 2사 2루, 4회말 2사 3루의 득점권 기회에서 무위에 그쳤고 5회말 1사 1루에서는 박용근이 3-6-3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시켰습니다.

2회말 무사 1루에서 임재철이 희생 번트나 다름없는 기습 번트를 시도한 것을 보면 최근 병살타가 잦은 것에 LG 타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2:0으로 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임재철은 보다 적극적으로 강공에 나섰어야 했습니다. 5회말 1사 1루에서 박용근의 병살타 또한 진루타를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물로 보입니다. 병살타가 잦다고 진루타를 지나치게 의식해 툭 갖다 맞히거나 타구를 억지로 1, 2루 간으로 보내려 하면 오히려 병살타가 나올 가능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차라리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을 분명히 설정해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는 편이 병살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5:0으로 뒤진 8회말 2사 후 대타 이병규와 이진영의 연속 적시타로 5:2로 좁혔습니다. 8회말 등판한 박성훈을 상대로 출루한 주자들이 홈을 밟은 것입니다. 하지만 점수 차가 3점 이내였다면 8회말 시작과 동시에 박성훈이 아니라 셋업맨 한현희가 먼저 등판했을 것입니다. 최근 LG 타선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한현희를 상대로 1이닝 동안 2점을 뽑아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5점이라는 큰 점수 차에서 넥센이 불펜진을 여유 있게 운영한 것이 LG의 2득점과 연결되었을 뿐이지 완봉패를 모면했다는 위로 이외에는 무의미한 만회 득점이었습니다. LG는 잔루는 9개였습니다.

감독도 포기한 경기, 그리고 뒷북

LG 김기태 감독의 경기 운영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마치 경기를 7회초에 이미 포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0으로 뒤진 7회초 2사 2루에서 강정호를 상대로 등판한 투수는 김선규였습니다. 어제 경기 관전평에도 지적했듯이 김선규는 제구에 약점이 있고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확연해 실점을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부적합한 투수입니다. 게다가 김선규는 어제 11회초에 등판해 선두 타자 강정호를 상대로 2-0의 불리한 카운트로 출발해 3구에 스트라이크를 밀어 넣다 가운데 담장에 직격하는 홈런성 2루타를 허용한 뒤 2실점해 패전 투수가 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다시 강정호를 상대로 김선규를 선택한 것은 김기태 감독이 실점을 각오한 투수 교체로밖에 해석될 수 없습니다. 역시나 김선규는 2-0의 불리한 카운트로 출발했습니다. 만일 실점을 반드시 막겠다고 판단했다면 비어있는 1루를 채우고 윤석민과 승부하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선규는 정면 승부 끝에 강정호에게 좌중월 2점 홈런을 허용했고 5:0으로 벌어지면서 승부는 끝났습니다.

왜 김선규여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은 리드하는 경기에서 투입해야 하기에 아낀다 해도 어제 경기에서 김선규보다 안정적이었던 신승현이 불펜에 있었습니다. 신승현보다 안정감이 떨어지는 김선규를 선택해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김기태 감독이 김선규를 내고 1루가 비어있음에도 정면 승부를 지시한 것에서 이미 6연패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7회말에 왜 대타를 기용하지 않은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5:0으로 뒤진 7회말 1사 후 임재철이 안타를 치고 출루했을 때 사이드암 마정길을 상대로 LG 김기태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안타는커녕 출루조차 하지 못한 8번 타자 손주인과 9번 타자 윤요섭을 그대로 두었고 각각 파울 플라이와 삼진으로 이닝이 종료되었습니다. 이병규, 김용의, 오지환 등 좌타자를 이 시점에서 대타로 사용하지 않고 8회말과 9회말이 되어서야 깨내든 것인지 궁금합니다. 한현희와 손승락이 가동되기 전에 1점이라도 추격해야 했지만 김기태 감독은 한현희와 손승락을 상대로 8회말과 9회말 2이닝에 5점을 추격할 자신이 있었는지 7회말은 방치했습니다. 8회말과 9회말 대타를 꺼내들었지만 뒷북치는 격이었습니다. 7회초 투수 교체와 7회말 대타를 투입하지 않은 운영은 감독이 경기를 포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 4월 16일 잠실 넥센전에 5:2로 완패해 6연패에 빠진 LG 선수단

내일 경기는 LG 임지섭과 넥센 나이트의 선발 대결이 예고되었습니다. 임지섭이 선취점을 허용한다면 역전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한 LG는 7연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넥센은 4일 휴식을 앞두고 있어 마무리 손승락의 3일 연투를 비롯해 불펜을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G의 연패는 더욱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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