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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허슬 - 로버트 드 니로까지, 배우들만으로 즐겁다 영화

※ 본 포스팅은 ‘아메리칸 허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빙(크리스찬 베일 분)은 연인 시드니(에이미 아담스 분)와 함께 금융사기로 승승장구하던 중 FBI 요원 리차드(브래들리 쿠퍼 분)에 검거됩니다. 리차드는 어빙과 시드니에게 FBI의 끄나풀이 되어 4명의 사기꾼을 검거하면 무죄 방면하겠다고 설득합니다. 세 사람이 쳐놓은 덫에 뉴저지 캄덴의 폴리토 시장(제레미 레너 분)이 걸려들고 카지노 마피아까지 가세하면서 판은 점점 커집니다.

FBI에 고용된 사기꾼

데이빗 O. 러셀 감독이 각본에도 참여한 ‘아메리칸 허슬’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아랍의 부호로 변장한 FBI 요원이 연방의회 의원 등 공직자들의 뇌물 수수를 적발한 ‘앱스캠(Abscam) 사건’을 기초로 합니다. 오프닝 크레딧에는 영화가 ‘실화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밝히지만 엔딩 크레딧에서는 ‘완전한 픽션’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아메리칸 허슬’에서 아랍의 부호 캐릭터는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며 아이디어를 제공한 어빙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

FBI에 고용된 사기꾼의 사기극이 점차 확장되는 과정에서 두 주인공의 역할은 역전됩니다. 거물 정치인과 마피아가 걸려들며 판이 커지자 사기꾼 어빙은 두려움에 점점 소심해지지만 오히려 FBI 리차드는 사기꾼처럼 한 방 터뜨리고 승진하겠다는 야망에 불타오릅니다. 둘 사이에서 시드니가 갈등하고 어빙의 아내 로잘린(제니퍼 로렌스 분)이 마피아 피트(잭 휴스턴 분)와 눈이 맞으면서 치정 관계는 겹겹으로 복잡해집니다. 등장인물들이 사기극에 몰입하면서 자신들이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사랑조차 거짓인지 헷갈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빙은 폴리토에 강한 우정을 느낍니다. 결말에서 어빙이 보신책을 획책하면서 폴리토까지 감형을 받도록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어빙이 폴리토만은 신뢰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합니다. 폴리토의 인품에 어빙이 반했다고 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보다 못하다

대형 사기와 FBI 수사를 소재로 한 ‘아메리칸 허슬’은 국내에 먼저 개봉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와 유사점이 있습니다. 영화의 로고와 크레딧까지 황금만능주의를 상징하듯 노란색입니다.

그러나 사기의 규모, 유머 감각, 마약과 섹스를 다루는 강렬함은 아쉽게도 ‘아메리칸 허슬’이 한 수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179분의 러닝 타임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지만 ‘아메리칸 허슬’은 138분의 러닝 타임 동안 일부 장면의 호흡이 길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석적인 내레이션을 삽입한 ‘아메리칸 허슬’에 비해 내레이션과 극중 사건에의 개입을 자유롭게 오가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보다 세련되었습니다.

마무리도 차이가 있습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결말까지 냉소적이어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과 함께 극장을 나서게 되지만 ‘아메리칸 허슬’은 훈훈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리차드가 공로를 전혀 인정받지 못한 채 상사들로부터 팽 당하는 파국이 인상적이지만 할리우드 영화의 전형적 결말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미국 자본주의의 사기성에 대한 성찰이라는 주제의 측면에서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아메리칸 허슬’보다 낫습니다. ‘아메리칸 허슬’이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이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습니다.

화려한 캐스팅만으로 충분히 인상적

‘아메리칸 허슬’의 최대 매력은 화려한 캐스팅입니다.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이전 연출작에 출연했던 주요 배우들이 결집한 것입니다. ‘파이터’의 크리스찬 베일과 에이미 아담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가 다시 데이빗 O. 러셀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중요 배역을 맡은 5명의 배우는 모두 최근 슈퍼 히어로 영화에 중요 배역으로 출연한 바 있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은 ‘다크 나이트’ 삼부작에서 배트맨으로, 에이미 아담스는 ‘맨 오브 스틸’에서 로이스 레인으로, 제레미 레너는 ‘어벤져스’에서 호크아이로, 제니퍼 로렌스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미스틱으로 출연한 바 있습니다. 브래들리 쿠퍼는 마블 코믹스 원작으로 올 여름 개봉 예정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로켓 라쿤의 목소리로 출연했습니다. 어지간한 배우들이 모두 출연할 만큼 할리우드에서 슈퍼 히어로 영화가 대세라는 의미입니다.

서두의 첫 번째 장면을 비롯해 두 번이나 ‘맹꽁이 배’를 노출하는 크리스찬 베일은 ‘파이터’와는 정반대로 잔뜩 살을 찌우고 출연했습니다. 벗겨진 머리에 큼지막한 안경, 그리고 아랫배로 인해 감독 피터 잭슨을 연상시킵니다.

에이미 아담스는 올해로 40세인데 날이 갈수록 미모가 세련미를 발해 놀랍습니다. 2005년 작 ‘준벅’에서의 촌스러움에 비교하면 환골탈태입니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여배우 중 한 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브래들리 쿠퍼는 출세욕 넘치는 경찰이라는 점에서는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를, 감정적으로 기복이 심하다는 점에서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니퍼 로렌스 또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과 유사한 감정 기복이 심하며 사회성이 부족한 캐릭터입니다.

의외의 배역은 제레미 레너입니다. 1971년생으로 올해 43세인 그는 동안을 앞세워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배역을 주로 맡아 왔지만 ‘아메리칸 허슬’에서는 정계에만 20년 몸담은 진지한 성격의 거물 정치인으로 출연했습니다. 그가 입양한 자식들은 성인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제레미 레너의 동안을 숨기지 못해 보다 나이 들게 분장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의 깜짝 출연은 백미입니다. 화려한 캐스팅의 젊은 배우들 틈바구니 속에서 단 한 번 등장해 그들을 압도하며 단박에 긴장감으로 채웁니다. 회상 장면에서는 젊은 시절 갱 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가 종반에 다시 한 번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충족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대배우의 카리스마를 재확인하는 것은 한 장면이면 충분합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로버트 드 니로의 이름이 제외된 것도 흥미롭습니다.

음악도 인상적입니다. 듀크 엘링턴의 ‘Jeep's Blues’는 어빙과 시드니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곡입니다. 도나 섬머의 ‘I Feel Love’와 비지스의 ‘How Can You Mend A Broken Heart’와 같이 당대를 풍미한 곡들이 배경 음악으로 삽입되었으며 ‘007 죽느냐 사느냐’의 주제곡으로도 유명한 폴 매카트니의 ‘Live And Let Die’는 제니퍼 로렌스가 직접 따라 부르기도 합니다. 어빙과 리차드의 작전이 007 뺨치는 첩보 작전이기도 합니다.

초반부 어빙은 어린 시절 유리 업자인 아버지를 위해 유리창을 깨뜨리는데 찰리 채플린의 걸작 ‘키드’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파이터 - 명불허전 크리스찬 베일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배우는 과대평가, 영화는 과소평가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이방원 2014/03/12 13:56 # 삭제

    에이미 아담스는 너무 늙어보여 아쉬웠내요.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는 일품이었습니다.
    두 여주인공간에 키스씬에서의 흐르는 진지한 사람 음악은 정말 웃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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