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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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르윈 - 고양이로 본 르윈의 삶 영화

※ 본 포스팅은 ‘인사이드 르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뉴욕의 빈털터리 포크송 가수 르윈(오스카 아이삭 분)에게 이제는 헤어진 연인 진(캐리 멀리건 분)이 임신을 했다며 낙태 비용을 독촉합니다. 생활비조차 바닥난 르윈은 시카고에서 가수 일자리를 알아보기도 하고 선원이 되려 하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세 마리 고양이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 형제가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인사이드 르윈’은 1958년부터 1971년까지 뉴욕에 실존했던 가스등 카페에서 1960년대에 활동한 무명 포크송 가수의 인생 유전을 묘사합니다. 원제 ‘Inside Llewyn Davis’는 르윈이 발표했으나 인기를 얻지 못한 솔로 앨범의 제목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르윈의 삶을 엿본다는 의미의 영화 제목과도 통하기에 중의적입니다. 수미상관에 가까운 기묘한 편집이 독특하나 회상 장면은 없는 ‘인사이드 르윈’은 르윈의 삶의 단 며칠만을 포착하지만 르윈이 과거 어떤 삶을 살았으며 미래에 어떻게 살게 될 것인지 너무나 분명하게 연상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입니다.

르윈의 삶은 네 차례에 걸쳐 등장하는 세 마리의 고양이에 의해 상징됩니다. 첫 번째 등장하는 고양이는 르윈이 묵은 골파인 교수(에단 필립스 분)가 자택에서 키우던 수고양이입니다. 르윈이 현관문을 열자 밖으로 나오는 수고양이는 안식처인 교수의 집을 나오며 시작되는 르윈의 험난한 여정의 시작을 상징합니다. 이후 고양이는 제멋대로 르윈으로부터 도망친다는 점에서 르윈의 삶의 불확실성을 암시합니다.

두 번째 고양이는 르윈이 골파인 교수의 것인 줄 알고 길거리에서 잡은 고양이입니다. 르윈은 교수의 집으로 고양이를 데려가지만 당초 교수가 키우던 수고양이가 아닌 암고양이로 판명됩니다. 르윈은 파트너의 자살의 트라우마로 인해 골파인 교수의 아내 릴리안(로빈 바렛 분)에게 화를 내고 뛰쳐나옵니다. 고양이가 뒤바뀐 것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몇 안 되는 사람인 골파인 부부와의 갈등과 더불어 뒤틀린 삶을 상징합니다. 르윈은 암고양이를 데리고 나와 시카고로 떠나지만 중도에 문제가 생겨 차에다 암고양이를 방치하고 히치하이킹을 합니다. 르윈이 뉴욕에서 데려온 고양이를 차에 두고 홀로 떠나는 것은 뉴욕에서의 삶과 결별하고 시카고에서의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시도를 암시합니다.

세 번째 고양이는 시카고에서의 오디션이 성과 없이 끝나고 뉴욕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만납니다. 르윈이 운전을 하다 고양이를 친 것입니다. 고양이는 죽지 않았지만 다리에 부상을 입고 홀로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르윈이 여정에서 고난을 겪지만 결코 파멸하지 않으며 뉴욕으로의 삶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네 번째 고양이는 르윈이 골파인 교수의 집에서 만납니다. 골파인 교수의 수고양이, 즉 첫 번째 고양이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용케 복귀한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수고양이의 이름은 ‘율리시스’로 밝혀집니다. 멀고도 험난한 여정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그리스 신화의 등장인물에서 고양이의 이름을 따왔다는 점에서 선명한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즉 르윈이 신화적 삶의 여정을 돌고 돌아 제자리로 복귀해 가수로의 삶을 계속한다는 의미입니다.

수미상관에 가까운 서두와 결말

고양이에 못지않은 독특한 상징은 수미상관에 가까운 서두와 결말의 장면입니다. 서두에서 르윈은 가스등 카페에서 공연을 마치고 뒷골목에서 기다린 의문의 사내에게 구타당한 뒤 골파인 교수의 집에서 아침에 깨어납니다.

결말에서 르윈은 교수의 집에서 깨어난 뒤 가스등 카페에서 공연을 마치고 의문의 사내에게 구타당합니다. 사내는 구타의 이유를 전날 밤 공연했던 자신의 아내를 르윈이 희롱했기 때문이라고 밝힙니다.

르윈이 구타당하는 장면과 교수의 집에서 깨어나는 장면은 서두와 결말에서 각각 순서가 뒤바뀌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의미의 수미상관은 아니며 퍼즐과도 같습니다.

게다가 특정 장면의 포함 여부도 다릅니다. 서두에서 르윈은 교수의 집에서 홀로 요리를 해먹은 뒤 집을 나서다 수고양이가 먼저 뛰쳐나오지만 결말에서 르윈은 교수의 집에서 요리를 하는 장면이 없으며 집을 나서다 수고양이가 뛰쳐나오려는 것을 막습니다. 서두에서 르윈을 구타하는 사내는 이유를 밝히지 않는 것처럼 편집되어 있지만 결말에서는 이유를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두 가지 사건이 수미상관에 가깝게 서두와 결말에 교묘하게 배치된 것은 서두에서 제대로 규명하지 않았던 구타의 이유를 결말에서 회상의 형식으로 드러내기 위함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반복된다는 점에서 르윈의 밑바닥 인생이 쳇바퀴처럼 제자리를 맴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인사이드 르윈’은 다양하게 읽힐 여지가 있습니다.

희극과 비극의 교차, 그리고 희망

르윈의 삶은 그와 그의 주변 가수들이 부르는 포크송처럼 가난과 애환으로 가득합니다. 르윈은 듀엣을 이루던 파트너의 자살이 크나큰 트라우마이지만 동시에 성격적 결함으로 인해서도 고통을 자초합니다.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골파인 교수 부부에게 벌컥 화를 내며 진과 누나 조이(지닌 세랄레스 분)에게도 말을 함부로 해 손해를 봅니다. 술주정은 구타의 빌미를 제공합니다.

음악적 자존심을 지키려는 노력도 르윈의 처지를 옥죕니다. 적당한 타협을 원하는 시카고 ‘뿔의 문’의 주인 버드(F. 머레이 에이브라함 분)의 제안도 거부합니다. 매니저 맬(제리 그레이슨 분)은 르윈이 도통 인기가 없어 돈을 줄 수 없다고 하지만 왠지 맬이 르윈에게 지불해야 할 돈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게 합니다.

르윈은 뉴욕에서 시카고로 향하며 과묵한 조니(가렛 헤드룬드 분), 늙은 재즈 뮤지션 롤랜드(존 굿맨 분)와 함께 합니다. 롤랜드는 르윈의 이름과 핏줄로 시비를 걸며 첫인상부터 구깁니다. 여행 내내 잠을 자며 잠시 깨어있을 때는 험담을 늘어놓던 롤랜드는 식당 화장실에서 마약을 복용하다 기절하는데 롤랜드의 노추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르윈의 미래가 될 수도 있어 웃음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롤랜드는 암고양이와 함께 고속도로에 버려지는데 결말까지 그의 생사와 행방은 제시되지 않습니다. 희극과 비극이 교차되는 코엔 형제 영화의 특징이 묻어나는 캐릭터 설정입니다.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는 또 다른 장면은 르윈이 신세를 지게 된 알(아담 드라이버 분)의 집 탁자 밑에 팔리지 않아 애물단지가 된 LP 박스를 넣으려 하지만 이미 알의 LP 박스로 채워져 있는 시퀀스입니다. 르윈이나 알이나 인기가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는 동병상련임이 드러납니다.

뉴욕과 시카고를 오가는 여정을 소재로 해 ‘인사이드 르윈’은 로드무비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고양이가 이름을 차용한 율리시스의 그것처럼 인생 자체가 여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르윈은 교수의 집에서 갈등의 빌미를 제공한 듀엣 시절의 곡 ‘Fare Thee Well’를 가스등 카페에서 부릅니다. 그가 트라우마를 치유했다는 희망을 암시하는 결말입니다.

대중적 영화는 아니다

‘인사이드 르윈’의 캐스팅은 화려합니다. 금발이 아닌 검정색 머리의 캐리 멀리건이 등장해 이채로운데 머리색은 바뀌었지만 ‘위대한 개츠비’와 같이 팜므 파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인사이드 르윈’쪽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셰임’과 마찬가지로 뉴욕의 바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캐리 멀리건이 분한 진의 현재의 연인이자 르윈보다 잘 나가나는 포크 가수 짐으로 분한 것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입니다. 존 굿맨, F. 머레이 에이브라함과 같은 중견 배우들도 인상적입니다. F. 머레이 에이브라함은 역시 음악 영화인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로 분해 1985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르윈은 서두와 결말에서 부르는 ‘Hang Me, Oh Hang Me’와 같은 포크송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교수대에 매달리는 사내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노래로 르윈의 힘겨운 삶을 상징하는 ‘Hang Me, Oh Hang Me’를 비롯한 구성진 포크송들은 밑바닥 인생들의 삶의 애환을 대변합니다. 결말에서 르윈의 뒤를 이어 등장하는 젊은 가수는 밥 딜런입니다. 밥 딜런은 훗날 세계적 명성을 얻는 대가수가 된다는 점에서 르윈의 고통스런 삶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코엔 형제 특유의 블랙 유머가 돋보이지만 ‘인사이드 르윈’은 결코 대중적 영화는 아닙니다. 오락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흑백 영화와 같이 착 가라앉아 우울한 분위기로 인해 지루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른한 포크송들 또한 대중적인 것은 아닙니다.

르윈이 공중전화로 통화를 하는 와중에 2대의 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온 뉴욕의 전철역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서두에서 월터가 커플 매니저와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던 바로 그 전철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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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데네브 2014/02/05 18:59 # 삭제

    최곱니다.. 두번봤는데도 명확하지 않았던것들이 이제야 명확해 지는것 같아요
    아 왠지 또 보게될것 같은 느낌이듭니다. ㅋㅋㅋ 좋은글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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