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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 원작 소설, 영화와의 차이는?

※ 본 포스팅은 ‘호빗’의 원작 소설 및 영화 삼부작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 영화와 무엇이 다른가?

J. R. R. 톨킨의 1937년 작 ‘호빗’은 난쟁이 소린의 원정대에 참가한 호빗 빌보를 중심으로 용 스마우그와의 대결을 비롯한 모험을 묘사합니다. 판타지 모험 소설인 ‘호빗’은 총 19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2012년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3부작으로 공개 중인 영화는 원작을 거의 정확히 삼등분하고 있습니다.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은 1장부터 6장까지, ‘호빗 스마우그의 페허’는 7장부터 12장을 다루고 있습니다. ‘호빗 다섯 군개 전투’는 13장부터 최종장인 19장까지를 영화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원작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면 우선 캐릭터의 비중 및 배치가 다릅니다. 이미 개봉된 두 편의 영화에 등장한 갈라드리엘은 원작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호빗 뜻밖의 여정’에 등장했던 프로도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상당한 비중이 할애되었으며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도 등장할 레골라스도 원작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 첫 등장한 타우리엘은 영화만의 오리지널 캐릭터입니다. 영화에 등장한 사루만은 ‘백색의 마법사’, 스란두일은 ‘머크우드의 요정왕’으로만 제시될 뿐 구체적인 이름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영화에 등장한 마법사 라다가스트는 이름만 언급될 뿐 등장하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비중도 원작 소설과 영화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뚱뚱한 난쟁이 봄부르가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로 비중이 상당해 소린이나 발린에 못지않지만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반면 원작 소설에서 비중이 미미한 킬리는 영화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부여받습니다. 원작 소설에서 킬리는 젊은 난쟁이이며 물욕이 적지만 영화처럼 잘 생겼다고 묘사되지는 않습니다. 영화의 오리지널 캐릭터 타우리엘과의 사랑도 당연히 원작 소설에는 없습니다. ‘호빗’의 원작 소설에는 로맨스가 완전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원작 소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베오른은 영화에서는 비중이 축소되었습니다. 킬리와 타우리엘의 로맨스에 러닝 타임을 할애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지만 원작 소설의 베오른과 난쟁이들과의 익살스런 첫 만남을 영화가 생략한 것은 아쉬움이 큽니다. 타우리엘의 비중을 다소 줄이고 베오른의 비중을 키웠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서 베오른의 비중이 증가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빌보와 골룸이 수수께끼 대결을 펼치는 장면도 원작 소설이 영화보다 훨씬 섬세하고 아기자기하면서도 긴장감 넘치게 묘사했습니다. 다양한 운문들 또한 영화가 따라올 수 없는 원작 소설만의 매력입니다. 활자가 영상보다 유용한 경우입니다.

기리온의 후예 바르드는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호수마을에 잠입하는 난쟁이들을 도우며 처음 등장해 난쟁이들과 인연을 맺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스마우그가 호수마을을 공격할 때 처음 등장합니다. 만일 영화가 원작 소설에 고지식하게 충실했다면 바르드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는 등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르드의 아들 배인도 원작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원작 소설에서 바르드가 난쟁이들과 처음 마주치는 것은 스마우그의 사후입니다.

영화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까지 요정과 인간의 접점을 거의 묘사하지 않았지만 원작 소설은 상대적으로 두 종족을 가깝게 묘사합니다.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서는 요정과 인간이 연합군을 결성하는 전개가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얼마나 설득력 있게 묘사할지는 의문입니다.

호빗 뜻밖의 여정’에서 소린 원정대는 낭떠러지 소나무 숲에서 고블린에게 포위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거대한 독수리들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개봉 당시 ‘그렇다면 왜 소린 원정대는 독수리를 타고 외로운 산까지 날아가지 않느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는데 영화에서는 그 이유가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독수리들이 평소 인간이 사육하는 양을 사냥하기 때문에 인간으로부터의 공격을 두려워해 소린 원정대를 구하며 짧게 비행하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원작 소설에 충실하다면 독수리들은 영화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도 등장할 것입니다.

영화만의 매력도 존재

영화만의 매력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소린의 원정대가 나무통을 활용해 머크우드를 탈출할 때 원작 소설에서는 제시되지 않은 고블린의 습격까지 영화는 담아냈는데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가장 인상적인 액션 장면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 합니다. 소린과 난쟁이들이 거대한 난쟁이 상에 금 주물을 부어 스마우그를 공격하는 장면도 원작 소설에는 존재하지 않는 영화만의 인상적인 스펙타클입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빌보가 절대반지를 소유하고 있음을 난쟁이들에게 일찌감치 알리지만 영화에서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까지 알리지 않습니다. 서사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빌보가 절대반지의 소유를 타인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영화의 각색이 원작 소설보다 설득력이 있습니다. 원작 소설에서 빌보는 절대반지의 존재를 난쟁이들에게 알리지만 탐욕스러운 난쟁이들이 절대반지를 탐내지 않는 전개는 다소 어색합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빌보가 거미들을 물리치며 요정의 검에 ‘스팅’이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영화에서는 요정의 검에 제물이 되는 거미가 이름을 지어주는 셈인데 역시 극적인 측면에서 영화가 낫습니다.

주제는 ‘탐욕에 대한 경계’

‘호빗’은 ‘반지의 제왕’ 삼부작에 비해 분량이 적고 등장인물도 적으며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서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용 판타지 소설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주제의식부터 성인에게 어울릴 법한 ‘탐욕에 대한 경계’이기 때문입니다.

스마우그가 난쟁이들을 학살하고 외로운산의 보물을 독점하는 이유는 탐욕입니다. 게다가 스마우그는 온갖 보물들을 끌어안고 지내면서도 전혀 사용할 줄 모릅니다. 단지 ‘소유를 위한 소유’입니다.

소린을 비롯한 난쟁이들이 스마우그를 물리치고 외로운산을 되찾으려는 이유도 고향을 수복하겠다기보다는 보물을 탈환하겠다는 위한 욕심이 더 큽니다. 소린은 외로운산으로 향하기 전 호수마을에서 인간들의 도움을 받고 스마우그를 물리치는 것 또한 인간인 바르드이지만 인간들에게 보상이나 사례를 하지 않고 보물을 독점하려 합니다. 소린 또한 스마우그처럼 탐욕으로 이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소린 또한 스마우그와 마찬가지로 죽음으로 대가를 치릅니다. 자신이 그토록 증오했던 스마우그를 닮아간 소린입니다.

난쟁이들이 탐욕에 눈이 머니 원정에 있어서도 소극적이며 외부자인 빌보의 도움을 받기에 급급합니다. 빌보는 구원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인처럼 보일 정도로 난쟁이들이 빌보를 부려댑니다. 주인의식이 부족한 난쟁이들과 솔선수범하는 빌보의 관계는 주객전도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호수마을의 인간들이 소린의 원정대를 도운 것도 탐욕이 근원이며 요정왕 또한 보물에 대한 탐욕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심지어 1년간의 원정에서 돌아온 빌보를 맞이하는 호빗들 또한 그의 재산을 경매에 부처 나눠먹으려는 탐욕적 본색을 드러냅니다.

빌보는 간달프로부터 모험 참가를 제안 받을 때부터 ‘좀도둑’ 칭호를 얻으며 절대반지는 물론 아르켄스톤을 훔칩니다. 아르켄스톤이 절실한 소린에 전하지 않고 그와 대립하는 요정과 인간의 연합군에 넘기는 행위야말로 가장 결정적인 도둑질입니다. 하지만 좀도둑이라 불리는 빌보야말로 역설적으로 가장 청렴한 인물입니다. 모험 내내 외로운산의 보물보다는 고향의 소시민적 삶을 그리워하며 원정의 대가로 얻은 보물들 또한 사례를 위해 나눠줍니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거대한 전쟁의 근원인 절대반지가 ‘호빗’에서는 존재 가치가 미미하며 아르켄스톤에 비해 덜 중요한 보물처럼 묘사되기에 빌보는 절대반지에도 크게 얽매이지 않으며 휘둘리지도 않습니다. ‘무욕의 좀도둑’ 빌보입니다. 주인공 빌보의 복잡하며 역설적인 캐릭터를 감안하면 ‘호빗’을 ‘어린이용 동화’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 삼부작의 결말 예상

원작 소설을 통해 영화 삼부작의 마지막 편인 ‘호빗 다섯 군개 전투’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수다스럽게 등장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한 스마우그는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서는 화살 한 방에 허망한 최후를 맞이할 것입니다. 대신 대부분의 액션은 난쟁이, 요정, 인간이 연합해 고블린 및 야생 늑대와 맞서는 ‘다섯군대 전투’에 할애될 전망입니다. 원작의 스케일이 작은 ‘호빗’ 삼부작에서 ‘반지의 제왕’과 같은 큰 스케일을 지향해 부조화를 노출했던 피터 잭슨 감독이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서는 ‘호빗’ 삼부작 최고의 스펙타클을 제시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강령술사의 정체가 사우론이라고 규정되지 않으며 간달프가 어떻게 강령술사로부터 벗어났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습니다. 단지 백색의 마법사, 즉 사루만의 도움을 받았음을 암시할 뿐입니다. 하지만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간달프가 강령술사와 대결에서 패배해 감금되는 장면이 제시되었으니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서는 사루만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강령술사를 일시적으로 몰아내는 장면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작에서 암시한 대로라면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서는 사루만이 재등장할 것입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킬리가 부상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다섯군대 전투’에서 휘말려 전사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부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타우리엘과의 로맨스까지 포함해 킬리가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서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해집니다.

‘호빗 다섯 군개 전투’에서 빌보는 프로도에게 대물림하는 갑옷 미스릴을 얻게 됩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다섯군대 전투’ 이후 2개의 장을 할애해 빌보가 고향 호비튼으로 귀향하는 에필로그를 묘사합니다. 훈훈하지만 액션 장면은 없어 원작 소설을 영화가 그대로 재현할 경우 ‘반지의 제왕’ 삼부작 최종장 ‘왕의 귀환’과 같이 에필로그가 길고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작과 긴 러닝 타임에 대한 집착을 숨지기 못하는 피터 잭슨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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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 전작 요소의 지루한 재탕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 다시 봐도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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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달려달려 2014/01/26 17:46 # 삭제

    원작에서 간달프가 사루만의 도움을 받아서 돌 굴두르를 탈출하나요? 모르고 있엇네
  • AyakO 2014/01/29 12:52 #

    호빗에서는 네크로맨서의 정체나 간달프가 그동안 어디서 뭘 했는지가 설명되지 않지만, 반지의 제왕 부록 및 Unfinished Tales에서는 상세한 묘사가 나옵니다. 그런데 원래 호빗 시점에서는 이미 간달프뿐 아니라 백색회의의 다른 인물들도 네크로맨서의 정체를 진작에 알고 있었고 (호빗보다 한참 전에 소린의 아버지가 돌 굴두르에 잡혀 있었고 그 때 드워프의 일곱 반지 중 하나를 빼앗겼는데, 그를 구하러 잠입했던 간달프가 이미 목숨이 다해가는 그를 구출하지는 못하지만 에레보어 열쇠와 지도는 넘겨받았으며 이 때 네크로맨서가 사우론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간달프가 사우론에게 붙잡히는 일도 없습니다.
    간달프는 사우론이 뭔짓을 꾸밀지 모르니 돌 굴두르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했었고, 사루만은 이핑계 저핑계를 대면서 막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반지의 주인인 사우론이 건재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면 반지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미 사루만은 이 때 반지를 노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결국 다섯 군단 전투 조금 전의 타이밍에서 간달프의 주장에 설득되어(사실은 너무 멋대로 굴게 놔두면 이러다가 사우론이 반지를 찾아버리면 큰일나겠다 싶어서) 사루만이 OK하면서 백색회의가 돌 굴두르를 공격하고, 이 때 사루만이 개발한 다양한 장치들(공성병기 같은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세한 묘사는 없습니다)이 크게 활약하면서 사우론은 돌 굴두르를 버리고 떠나지만 사실 사우론은 이미 돌 굴두르를 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후 본진인 모르도르로 돌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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