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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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 - 새로운 게 없다 영화

※ 본 포스팅은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잭(크리스 파인 분)은 중상을 입고 군병원에서 재활 치료 중 인턴 여의사 캐시(키이라 나이틀리 분)와 가까워집니다. 잭을 눈여겨본 CIA의 하퍼(케빈 코스트너 분)는 잭에게 월 가에 취직해 비밀 임무를 수행할 것을 권유합니다.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이하 ‘코드네임 쉐도우’)는 2013년 1월 사망한 톰 클랜시의 소설 시리즈의 주인공 잭 라이언을 활용해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을 맡은 첩보 스릴러 영화입니다. 2001년 영국 유학중이던 대학생 잭이 9.11 테러를 접하고 3년 뒤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을 거쳐 CIA 요원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원제 ‘Jack Ryan: Shadow Recruit’가 말해주듯 잭은 하퍼를 통해 CIA 요원으로 그림자(Shadow)처럼 은밀하게 발탁(Recruit)되어 월 가의 감시인으로 위장 취업합니다.

톰 클랜시 원작, 잭 라이언이 주인공인 영화는 1990년 작 ‘붉은 10월’을 비롯해 4편이 있었고 알렉 볼드윈, 해리슨 포드, 벤 애플렉까지 3명의 배우들이 잭 라이언 역으로 출연했지만 ‘코드네임 쉐도우’를 통해 시리즈 리부트를 시도합니다. 크리스 파인은 2009년 작 ‘스타 트렉 더 비기닝’에서 스타 트렉 시리즈 리부트의 주연으로 발탁된 바 있는데 ‘코드네임 쉐도우’를 통해 잭 라이언 시리즈 리부트의 주연도 맡게 되었습니다. 영리하면서도 반항적인 마스크를 지녀 기존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이미지의 크리스 파인의 캐스팅은 적절합니다.

조연들도 안정적입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영화에 녹아드는 키이라 나이틀리, 1987년 작 ‘노 웨이 아웃’을 연상시키는 해군 제복 차림이 인상적인 케빈 코스트너, 악역 빅터를 연기한 감독 케네스 브래너까지 캐스팅은 만족스럽습니다. 비밀스런 인물 소로킨 장관 역으로 미하일 바리니시코프가 등장하는데 소련 출신의 발레리노인 그가 1974년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극적으로 망명했으며 1986년 작 ‘백야’에서 첩보전 끝에 소련을 탈출하는 역할을 맡았음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출연입니다.

문제는 ‘코드네임 쉐도우’의 방향성이 애매하다는 점입니다. 매우 진지하며 사실적인 첩보 스릴러로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꼽을 수 있으며 그 반대편에는 철두철미한 첩보 오락 영화인 ‘007’ 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존재하지만 ‘코드네임 쉐도우’의 위치는 어중간합니다. 사실성을 추구하지만 긴박함이 부족하며 전반적으로 밋밋합니다. 액션 장면의 스케일이 큰 것도 아니며 새로운 것도 없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과 마찬가지로 모스크바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지만 영화적 재미는 떨어집니다. 역시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한 ‘다이 하드 굿 데이 투 다이’보다 조금 낫습니다. 다수의 관객을 노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첩보 영화’를 지향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반에 등장하는 경호원의 실체를 제외하면 특별한 반전 없이 클리셰로 일관합니다.

서사의 전개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이를테면 잭이 동거녀 캐시에게 정체가 들통 난 뒤에 곧바로 하퍼가 동석해 빅터를 공략하는 방법을 상의하는 장면은 비약이 심합니다. 유부녀를 밝히는 빅터를 유혹하기 위해 캐시가 작전에 필요하다고 하지만 하퍼의 정체를 너무나 쉽게 캐시에게 노출했기 때문입니다. 민간인에 불과한 캐시가 즉흥적으로 CIA의 비밀 작전에 투입되는 전개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나잇 & 데이’와 같은 코미디 첩보 로맨스 영화와 다르지 않아 정극을 지향하는 ‘코드네임 쉐도우’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잭이 캐시의 도움에 힘입어 빅터의 방에 침입해 자료를 강탈하는 과정은 어느 정도 긴박감을 유발하지만 빅터가 잭을 너무 쉽게 놓아주는 전개와 잭이 캐시는 물론 하퍼를 비롯한 CIA의 동료들과 전용비행기로 쉽게 러시아를 탈출하는 전개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빅터가 근무하는 건물 CCTV에 잭의 영상이 남아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따지고 보면 냉전이 이미 끝난 21세기에 러시아가 흑막으로 설정된 것부터 어색합니다. 냉전 시대의 주인공 잭 라이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러시아를 끌어온 것이 아닌가 싶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설정입니다. 결말에서 잭은 미국 대통령과 만나며 미국의 애국자이자 영웅임을 강조하지만 전술한 ‘백야’와 같은 1980년대 냉전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감수성입니다. 케네스 브래너가 각본을 잘못 만난 것일 수도 있지만 연출에 욕심내기보다 연기에 전념하는 편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토르 - 114분짜리 밋밋한 ‘어벤져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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