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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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설정 참신, 서사 지루 영화

※ 본 포스팅은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부부 사이이지만 별거 중인 뱀파이어 아담(톰 히들스턴 분)과 이브(틸다 스윈튼 분)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재결합니다. 하지만 이브의 여동생 애바(미아 바시코브스카 분)가 나타나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아담과 이브는 위기에 빠집니다.

짐 자무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 살아남는다’는 인류의 장구한 역사와 함께 해온 뱀파이어 부부와 그들의 주변 인물들이 스마트 폰의 시대에 생존하는 법을 묘사합니다. 아담은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간을 혐오하며 극소수의 협조자들과 사무적인 관계를 유지할 뿐이지만 이브는 보다 유들유들한 성격의 뱀파이어로 묘사됩니다. 극소수의 영웅과 구분되는 인간 다수를 ‘좀비’라 부르며 경멸하는 대신 뱀파이어 부부가 성경의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의 이름을 지니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뱀파이어가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피도 아담과 이브는 식량처럼 많은 양을 흡혈하는 것이 아니라 순도 높은 혈액을 기호식품이나 마약처럼 맛을 음미하며 소량만 마시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피를 얼려 아이스 바처럼 즐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담과 이브는 결말 직전까지 인간을 살해하려 하지 않으며 우아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춘기 소녀처럼 천방지축인 애바는 일반적인 영화의 뱀파이어처럼 인간을 살해해 많은 양을 흡혈하는데 저급한 취향처럼 묘사되며 아담과 이브가 맞이하는 위기의 빌미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는 고어 장면이 거의 없는 뱀파이어 영화입니다.

아담과 이브는 흡혈에 대한 까다로운 취향처럼 예술에 대해서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아담은 과거 슈베르트에 곡을 준 적이 있으며 현재도 인터넷을 통해 이름을 숨긴 아티스트로 유명합니다. 이브는 세계 각국 언어에 능통하며 문학을 사랑합니다. ‘파우스트’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스탠리 큐브릭의 1964년 작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로도 불리는 아담의 여권 이름이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주인공 스티븐 디덜러스로, 이브의 여권 이름이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의 여주인공 데이비 뷰캐넌인 것과도 통합니다. 이브와 친교를 유지하는 말로(존 허트 분)의 정체는 대문호 셰익스피어라는 설정입니다.

참신한 설정과 함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의 또 다른 매력은 역시 배우들입니다. 늘씬한 두 주연 배우의 능청스런 연기는 스크린을 채우고도 남습니다. 1960년생인 틸다 스윈튼이 21세 연하인 1981년생 톰 히들스턴과 부부로 등장해도 어색함이 없는 것은 놀랍습니다. 그만큼 틸다 스윈튼이 뱀파이어처럼 외모의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설국열차’에서 틸다 스윈튼과 대립각을 세웠던 존 허트가 대조적으로 깊은 신뢰와 우정을 유지하는 설정이나 미아 바시코브스카나 안톤 옐친과 같이 조연 배우들도 인상적입니다. 자동차 공업의 쇠퇴 이후 도시 전체가 수그러진 미국의 디트로이트나 이국적인 모로코의 탕헤르의 쓸쓸한 밤 풍경을 포착한 영상도 잔상을 남깁니다.

하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부족합니다. 짐 자무쉬의 영화들이 근본적으로 싱거운 코미디의 성격을 지녔으며 다소 지루한 편인데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22분의 러닝 타임이지만 개별 장면의 호흡이 길어 90분이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담과 이브는 왜 별거했는지, 그리고 애바가 과거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서사의 약점입니다. 회상 장면을 삽입하지 않아도 대화나 소품 등을 통해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나무 탄환, 청진기 등 긴장감을 유발하거나 웃음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소재들을 꺼내들고도 적절히 활용하지 않은 것도 아쉽습니다. 고어 및 코미디의 요소도 보다 강조할 수 있었지만 미약합니다.

회전하는 LP판과 릴 테이프, 그리고 빙글빙글 돌며 춤추는 이브를 부감으로 잡은 장면 등은 돌고 도는 뱀파이어의 영생과 지루하게 반복되는 인류의 역사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읽을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서사가 지루합니다. 두 주인공이 뱀파이어라는 설정으로 인해 선글라스를 씌운 것이겠지만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선글라스에 묻히는 것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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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태천 2014/01/20 11:22 #

    처음에 주연 배우들 보고 관심이 생겼던 작품인데 말이죠.
    결국 '배우 기대, 내용 별로'가 되는 걸려나요?^^)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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