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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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존 - 포르노, 진정한 사랑의 걸림돌? 영화

※ 본 포스팅은 ‘돈 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존(조셉 고든 레빗 분)은 여성과의 하룻밤 섹스를 즐기지만 그보다 더욱 짜릿한 것은 포르노를 시청하며 자위하는 것입니다. 클럽에서 만난 바바라(스칼렛 요한슨 분)에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존이지만 바바라는 섹스를 미루며 존을 안달하게 합니다.

조셉 고든 레빗이 연출, 각본, 주연을 맡은 ‘돈 존(Don Jon)’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유럽의 신화적 바람둥이 돈 주앙(Don Juan)을 연상시키는 청년 존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매주 섹스 파트너를 바꾸지만 존이 탐닉하는 대상은 포르노입니다. 존은 실제 여성과의 섹스가 왜 포르노를 시청하며 자위하는 것만큼의 쾌감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인지 의아해합니다. 바바라와 사랑에 빠져 동침에 성공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르노를 끊지는 못하며 그것이 결국 이별의 빌미가 됩니다.

‘돈 존’은 ‘진정한 사랑 = 진정한 섹스’라는 등식을 내세웁니다. 섹스의 쾌감이 포르노를 시청하며 자위하는 것만도 못한 이유는 상대를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제의식을 중년 여성 에스더(줄리안 무어 분)를 통해 제시합니다. ‘사랑 없는 섹스는 공허하다’는 교훈적인 결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포르노를 진정한 사랑의 걸림돌로 단순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은 피할 수 없습니다. 포르노를 시청한다고 일방적인 섹스만을 선호한다는 논리는 단순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인공 존은 일반적인 남성들과 달리 포르노에 병적으로 중독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포르노 자체보다는 무언가에 중독된 상황이 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설령 포르노가 아니더라도 특정 대상에 중독되면 연애를 비롯한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성당의 고해 성사조차 바꿀 수 없는 존을 에스더가 진정한 섹스 및 사랑의 가치에 눈을 뜨도록 만드는 전개는 손쉬운 결말입니다. 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상담과 치료로 보입니다.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이별하며 새로운 사랑과 만나는 서사의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돈 존’은 조셉 고든 레빗의 출세작 ‘500일의 썸머’와 유사합니다. 조셉 고든 레빗이 소형 영화사 ‘히트레코드’를 설립해 연출과 각본을 맡은 만큼 ‘500일의 썸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적으로도 ‘돈 존’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초반부에는 편집과 음악을 적절히 활용해 웃음을 자아내는 것은 물론 전개도 빠릅니다. 비슷한 장면을 되풀이하면서도 살짝 비트는 반복과 변주 또한 웃음을 유발합니다. 하지만 ‘전반부 웃음, 후반부 진지’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후반부는 힘이 떨어집니다. 차라리 전반부의 뻔뻔함을 끝까지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조셉 고든 레빗은 근육질로 몸을 불려 존이 육체에 함몰되었음을 강조합니다. 존은 섹스와 자위뿐만 아니라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열중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바텐더가 직업이면서도 그의 자택과 생활양식은 어쩐지 화이트칼라를 연상시켜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분한 바바라 슈거맨에서 ‘슈거맨(Sugarman)’이라는 성은 그녀가 달콤한 사랑의 주인공임을 강조하는 작명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첫 등장에서 열정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색 미니 원피스를 입은 스칼렛 요한슨은 이별을 확정짓는 마지막 등장에는 차가움과 지성을 상징하는 파란색 니트를 입습니다. 올해로 30대가 되는 스칼렛 요한슨은 나이가 얼굴에 묻어납니다.

줄리안 무어가 맡은 에스더는 성숙한 사랑을 상징합니다. 에스더는 존에게 고색창연한 유럽 포르노를 권하며 진정한 섹스를 눈뜨게 해 줄리안 무어가 포르노 퀸으로 등장했던 ‘부기 나이트’를 떠올리게 합니다.

소재와 대사, 상황 등은 분명 섹스를 소재로 한 성인용 영화이지만 실제 배우들의 섹스 장면이나 노출 수위는 상당히 낮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은 물론 줄리안 무어조차 노출이 거의 없습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노출 수위가 낮은 것은 당연합니다. 노출을 대신하는 것은 존이 시청하는 포르노에 등장하는 여배우들이며 그나마 가슴 노출에 국한됩니다.

의외로 인상적인 조연은 존의 아버지 존 시니어 역의 토니 단자입니다. 입이 험하며 성마르고 미식축구에 빠진 전형적인 미국의 중년 남성 캐릭터를 다소 과장되지만 흥미롭게 소화했습니다. 등장 장면마다 스마트폰에 매달리느라 대사가 없던 존의 여동생 모니카(브리 라슨분)는 결정적인 대사를 소화합니다. 케빈 스미스가 자신의 연출작에 사일런트 밥으로 출연해 침묵을 지키다 결정적인 대사를 내뱉는 것과 동일합니다.

‘돈 존’의 또 다른 볼거리는 존과 바바라의 데이트에 극장에서 관람하는 진부한 로맨스 영화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채닝 테이텀과 앤 해서웨이입니다. 조셉 고든 레빗과 채닝 테이텀은 ‘지. 아이. 조’에, 앤 해서웨이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함께 출연한 바 있습니다. 극중에서 근육질의 채닝 테이텀이 무릎을 꿇고 사랑을 구걸하는 장면이 제시되기도 하며 앤 해서웨이는 ‘너무 말랐다’고 언급되기도 합니다.

초반 한글 자막에서 주말마다 존이 가족들과 함께 찾아 미사에 참석하고 고해 성사를 하는 장소가 ‘교회’로 번역되었는데 ‘성당’이 되어야 보다 정확한 번역입니다. 한국에서는 개신교는 교회, 천주교는 성당으로 구분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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