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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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배우다 - 배우들 매력적, 서사는 산만 영화

※ 본 포스팅은 ‘배우는 배우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타를 꿈꾸는 배우 오영(이준 분)은 연극 무대에서 상대 배우을 배려하지 않는 폭력 연기로 과욕을 부립니다. 오영의 가능성을 본 매니저 김장호(서범석 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습니다. 밑바닥에서 겸손했던 오영은 거만해지기 시작합니다.

‘배우는 배우다’는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아 신연식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습니다. 김기덕 감독이 각본을 썼지만 연출은 다른 감독에게 맡긴 ‘영화는 영화다’, ‘풍산개’와 유사한 기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배우는 배우다’는 여러모로 ‘영화는 영화다’를 빼닮았습니다. 영화, 영화배우, 스타, 그리고 연기의 본질을 다루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파괴되어 중첩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 조폭을 소재로 활용했으며 폭력, 섹스, 욕설이 가득한 성인 취향의 영화라는 점도 동일합니다. 강빈(양동근 분)의 연기 패턴이 매번 엇비슷하며 항상 폭력적이라는 사인회 여성 팬의 지적은 배우 양동근에 대한 농담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김기덕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한 세간 일부의 부정적 평가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다’의 탄탄한 짜임새에 비하면 ‘배우는 배우다’는 다소 산만한 것이 사실입니다.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 또한 약점입니다. 재미로만 따지면 ‘배우는 배우다’는 ‘영화는 영화다’는 물론 ‘풍산개’에 비해서도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각본과 제작을 맡은 김기덕 감독의 색채는 강렬합니다. 오영의 첫 영화 조연작 제목이자 결말에서 연기로 복귀하는 영화의 제목은 ‘뫼비우스’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최근작 제목과 동일합니다. 아울러 ‘뫼비우스’는 단역에서 시작해 톱스타를 거쳐 단역으로 되돌아가는 오영의 돌고 도는 운명을 상징합니다. 오영은 톱스타 강빈을 치받고 스타의 자리에 올라서지만 후배 공명(김형준 분)에 의해 강빈처럼 밀려나는 운명을 되풀이한다는 의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영화 초반 눈가에 스모키 분장을 한 광기 어린 오영의 모습은 ‘피에타’의 주인공 강도(이정진 분)와 동일합니다. 오영의 연기에 대한 광기와 집착을 상징합니다. 중반 이후 오영이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하며 스모키 분장은 사라집니다.

오영의 극중 출연작 중에는 ‘배우는 배우다’도 있습니다. 아울러 그가 주연을 맡아 조강호(오광록 분)와 함께 출연한 영화의 엔드 크레딧에는 이준이라는 이름의 배우와 함께 ‘배우는 배우다’의 제공 및 배급을 맡은 NEW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장난기가 엿보입니다.

주연을 맡은 이준은 아이돌 출신이지만 소위 ‘꽃미남’과는 거리가 있으며 현실적인 마스크를 지녔습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단역 배우 역할로는 적절한 캐스팅입니다. 엉덩이가 노출되는 섹스 신까지 이준은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합니다.

조연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매니저 김장호 역의 서범석입니다. 뮤지컬 배우로 이름이 알려진 서범석은 중후한 저음과 정확한 발성으로 스크린을 장악합니다. 오영에게 있어 김장호의 존재는 파우스트에 있어 메피스토펠레스와도 같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여전히 연극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서범석의 연기가 연극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처럼 매우 연극적인 것은 극중에서 오영이 연극판을 기웃거리며 연극이 중요한 소재로 활용되는 것과도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오영은 김장호를 혐오하지만 결별한 이후 그의 방식을 답습합니다.

오영과 연극에 함께 출연한 상대역 오연희(서영희 분)는 독특한 존재입니다. 오영은 주변 여배우들을 유혹해 섹스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지만 오연희에게만은 다릅니다. 후반부 나락으로 구른 오영이 오연희를 찾아가 매달리며 연극을 함께 했던 단역 시절을 재현하며 연기의 본질을 되찾으려 하지만 섹스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오영이 집착하는 오연희는 연기의 본질을 상징하는 여신이자 수미상관의 원점과 같은 존재로 암시됩니다.

등산복 차림의 조폭 두목 깡다구 역의 마동석의 비중은 짧고 굵습니다. 독특한 화법으로 웃음을 자아내지만 동시에 살벌한 카리스마를 발산하기도 합니다. 이밖에 양동근, 오광록, 기주봉 등 조연진이 화려합니다. 임권택, 류승완 감독도 카메오로 등장하며 대사에는 송강호, 설경구, 전지현, 김태희 등 실제 배우들의 이름도 오르내립니다. 극중에 묘사되는 배우들의 갈등 및 방탕한 사생활, 그리고 조폭과의 유착은 어디까지가 사실에 기초한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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