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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문 - 이소룡, 분노의 아우라 영화

정무관의 스승 곽원갑이 일본인에 의한 암살로 추정되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홍구도장의 일본인들이 정무관에 나타나 모욕하자 제자 진진(이소룡 분)은 홍구도장을 찾아가 설욕합니다. 진진은 홍구도장은 물론 경찰에도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라유 감독, 이소룡 주연의 1972년 작 ‘정무문’은 일제침략기의 상하이에서 스승을 살해한 오만한 일본인들과 맞서 싸우는 젊은 무술가의 활약을 묘사하는 액션 영화입니다. 깡마른 상반신 근육, 허리 위쪽까지 올려 입은 소위 ‘배바지’, 쌍절곤, 시원시원한 돌려차기와 날아 차기, 괴조음, 그리고 ‘도장 깨기’까지 이소룡의 모든 것이 포함된 영화입니다.

영어 제목 ‘Fist of Fury(분노의 주먹)’가 의미하듯 사악한 일본인과 친일파를 하나하나 주먹으로 살해할 때마다 이소룡의 얼굴 근육은 분노를 견디다 못해 부르르 떱니다. 추적을 피해 곽원갑의 무덤에서 밤을 보내며 강아지를 불에 구워 비장한 표정으로 뜯어 먹는 장면은 21세기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현 시점에서 보면 과장된 연기가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소룡의 아우라만큼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41년 전의 영화인만큼 현 시점에서 보면 어색한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우선 세트 촬영이 많습니다. 정무관 주변의 거리와 곽원갑의 무덤과 같이 실외 장면도 세트로 처리되어 단박에 눈에 띕니다. 친일파 중국인 호씨(위평오 분)를 진진이 인력거에 태우는 장면도 밤으로 시작해 낮을 거쳐 다시 밤으로 돌아와 시간의 흐름이 어색합니다. 진진이 호씨를 24시간 가까이 인력거에 태운 것처럼 연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들과 일본인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현실적이며 입체적인 인물인 중국인 형사로 직접 출연한 라유 감독을 제외하면 주인공 진진을 비롯해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 또한 선과 악으로 전형적으로 구분되는 스테레오 타입입니다.

이소룡을 제외하면 극중에서 무술 고수로 분한 인물들의 무술 연기도 어설픕니다. 발차기 연기에서 발도 제대로 올라가지 않고 몸도 굼뜹니다. 비장한 결투 끝에 내뿜는 피도 지나치게 밝은 붉은색이어서 가짜 티가 많이 납니다.

하지만 이소룡을 중심으로 한 액션의 리듬감은 과장된 타격음과 함께 어우러져 우아하면서도 절도가 있습니다. 마치 잘 연출된 박력 넘치는 춤을 보는 듯합니다. 조연과 엑스트라들의 무술 연기가 어설퍼도 이소룡의 무술 연기가 빛나기에 충분히 상쇄됩니다.

첫 등장 시 홀로 새하얀 학생복을 입어 두드러졌던 이소룡은 홍구도장을 습격할 때 다른 이들과 동일한 중국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어 중국인으로서 복수에 나선 것임을 확인합니다. 시종일관 복수심으로 가득한 진지한 주인공으로 분한 이소룡이지만 신문팔이 노인, 인력거 기사, 그리고 전화 기사로 변장한 모습에서는 유머 감각과 희극 배우로서의 자질도 엿보입니다. 호씨가 진진에게 생명을 구걸하며 자신을 개에 비유할 때에는 밤거리에서 개 짖는 소리가 효과음으로 삽입되어 웃음을 자아냅니다.

진진과 결혼을 약속한 것으로 설정된 정무관의 여제자 려아 역의 묘가수는 소녀시대의 윤아가 비견되지만 ‘정무문’에서의 단발머리와 큰 눈, 오뚝한 콧날은 ‘말죽거리 잔혹사’의 한가인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정무관의 대사형으로 분한 전풍은 ‘영웅본색’에서 송자호(적룡 분)과 송자걸(장국영 분) 형제의 아버지로 등장해 암살자에 의해 최후를 맞은 바 있는 낯익은 배우입니다. 누에처럼 굵은 눈썹이 인상적입니다.

극중에서 노랗게 머리를 염색한 일본인이 등장하는 것은 20세기 초반임을 감안하면 고증에 맞지 않습니다. 일본인들이 광둥어를, 러시아인이 영어를 사용하는 것도 엄밀한 관점에서는 고증에는 맞지 않지만 어쨌든 홍구도장의 일본인이 정무관의 중국인들을 모욕하기 위해 만든 액자 ‘東亞病夫’가 실질적인 대립의 불씨가 되는 것은 중국인과 일본인이 말은 통하지 않지만 공통된 한자문화권임을 감안한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최근 국내에 재개봉된 ‘정무문’을 통해 스크린에서 이소룡과 재회하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아마도 왕가위의 ‘일대종사’가 개봉된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대종사’의 주인공 엽문이 이소룡의 스승이며 결말에서 이소룡이 남긴 말이 자막으로 삽입되기 때문입니다. 이소룡이 엽문의 실제 제자이며 ‘정무문’에서는 실존했던 무술가 곽원갑의 제자인 가상 인물 진진로 분한 것은 묘한 상관관계가 존재합니다.

재개봉된 ‘정무문’의 디지털 소스는 화질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음향을 분리하며 개입을 해서인지 러닝타임 내내 화이트노이즈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한글자막이 엉망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려아가 첫 등장해 진진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마지막 대화의 한글 자막이 통째로 누락되었습니다. ‘바라다’로 번역해야 할 부분을 ‘바래다’로 번역한 오류도 두 군데 눈에 띄었습니다. ‘잡아드릴’로 오타를 낸 뒤 ‘잡아들일’로 제대로 표기한 자막도 있었습니다. 한글자막을 하나로 통일하지 않고 ‘상하이’와 ‘상해’를 혼용했으며 ‘팽 집사’와 ‘퐁 집사’, ‘호 씨’와 ‘허 씨’로 동일 인물의 이름조차 통일되지 않았습니다. 홍구도장의 관장 스즈키 히로시[鈴木寬]를 성과 이름을 바꿔 히로시 스즈키로 표기한 한글자막 또한 잘못된 것입니다.

당산대형 - 이소룡 신화의 시작
정무문 - 쌍절곤으로 일본인들을 때려 눕히다
맹룡과강 - 중화 세계의 수호자 이소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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