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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9월 3일 LG:SK - ‘이상한 투수 교체’ LG 역전패 자초 야구

LG가 뼈아픈 역전패를 자초했습니다.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SK와의 2연전 첫 경기에서 미숙한 주루 플레이와 납득할 수 없는 투수 교체가 겹치며 4:3으로 패배했습니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감독까지 하나같이 나사가 빠진 경기였습니다.

1회말 선취 득점 이후 2회말 무사 1, 3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손주인 타석 풀 카운트에서 1루 주자 윤요섭이 런 앤 히트 스타트를 빨리 끊다 SK 선발 투수 세든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어 도루자로 기록되었습니다. 윤요섭의 도루자 이후 적시 2루타를 터뜨려 2:0을 만든 손주인은 2사 후 2루에서 견제사를 당해 이닝을 종료시켰습니다. 한 이닝에 두 명의 주자가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1회말과 2회말 제구가 흔들리던 세든은 2회말을 2개의 주루사로 넘긴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고 LG는 세든을 상대로 더 이상 점수를 얻지 못했습니다. 세든의 제구가 흔들릴 때 보다 많은 점수를 뽑아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유리한 흐름을 스스로 걷어찬 것입니다.

2:2로 동점이 된 뒤 맞이한 7회말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대타 이병규(7번)가 2루타로 출루했지만 대타 현재윤이 0-1에서 2구 번트 파울 이후 3구 페이크 번트 슬래시 파울, 그리고 4구 헛스윙 삼진으로 2루 주자를 진루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윤요섭을 제외하고 현재윤을 기용해 어떻게든 2루 주자를 3루에 진루시키겠다는 대타 작전이 무색해지는 삼진이었습니다.

이어 2루 대주자 이대형마저 견제사를 당해 공격의 흐름은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2사 후 주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손주인의 볼넷과 폭투, 박용택의 적시타로 3:2로 다시 달아났지만 2회말의 2루 견제사가 7회말에도 재연되었다는 점에서 찜찜하기 짝이 없는 흐름이었습니다.

다른 이닝에서도 공격은 결코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3회말 1사 후 이진영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1루에 묶인 채 이닝이 종료되었습니다. 5회말 선두 타자 손주인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역시 1루에 묶인 채 이닝이 종료되었습니다. 8회말 선두 타자 정성훈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이병규가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습니다. 무사 혹은 1사 후 안타로 주자가 출루해도 진루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진 : 9월 3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한 LG 리즈)

LG 선발 리즈는 6.2이닝 5피안타 2실점 5사사구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습니다.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은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리즈의 실점 과정은 판에 박은 듯 동일했습니다.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후 정근우를 상대로 3-0으로 끌려간 끝에 볼넷을 허용한 것이 최정의 적시타로 연결되어 1점을 추격당했습니다. SK의 선발 라인업 중에서 반드시 출루시키지 말아야 할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는 점에서 리즈가 화를 자초한 것입니다.

최정의 적시타는 3루수 정성훈의 글러브에 맞고 좌익수 쪽으로 굴절되었는데 점프 타이밍을 맞췄다면 아웃시킬 수도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7회초에는 선두 타자 정상호의 타구가 2루타가 되었습니다. 좌익수 박용택의 어깨가 약한 틈을 파고들이 정상호가 2루로 향했는데 박용택은 강하게 송구하려다 컷오프 맨인 유격수 권용관이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높게 악송구했습니다. 그 사이 정상호는 2루에 안착했습니다. 박용택이 정확하게 송구했다면 중계 플레이를 통해 발이 느린 정상호를 2루에서 아웃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계속된 1사 3루 대타 한동민 타석에서 리즈는 폭투로 동점을 헌납했습니다. 포수 윤요섭이 블로킹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홈 플레이트 앞에서 바운드가 되었습니다. 볼넷, 폭투와 같이 갑작스런 제구 약점이 늘 그렇듯이 리즈의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볼넷, 사구, 도루, 폭투 등 똑같은 패턴으로 실점을 반복해 경기 운영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리즈의 고질적인 약점을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면 상대가 얼마나 집요하게 파고들지 벌써부터 우려스럽습니다.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리즈의 실점 방식은 기본적으로 야수들의 맥을 빠지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1차전 선발 여부를 떠나 과연 리즈를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투수로서 믿고 중용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선수들의 경기 내용이 좋지 않다 해도 감독은 어떻게든 추슬러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과 덩달아 흔들렸습니다.

7회말 1점을 얻어 3;2로 앞선 뒤 맞이한 8회초 유원상이 등판했을 때 최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던 이동현을 제외하고 유원상과 봉중근에게 각각 1이닝을 맡겨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지난 경기 관전평에서 지적한 바 있듯이 최근 구위와 제구 모두 불안한 이동현을 유원상과 보직을 맞바꾸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 했기 때문입니다. 유원상은 8회초를 삼자 범퇴로 처리하며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하지만 1점차 리드 9회초에 등판한 것은 마무리 봉중근이 아닌 이동현이었습니다. 9월 1일 롯데전에서 9회말 통증을 호소한 봉중근이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동현이 올라온 것인가 싶었지만 이동현이 1사 2, 3루 위기를 만든 뒤에야 봉중근이 등판했습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투수 교체였습니다.

봉중근이 등판할 수 없다면 설령 역전패를 당하더라도 이동현에게 9회초를 전부 맡기는 것이 옳았습니다. 봉중근이 등판할 수 있다면 9회초 한 이닝을 온전히 맡기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최소한 선두 타자 김상현이 내야 안타로 출루했을 때 곧바로 이동현을 내리고 봉중근을 올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1점차로 앞선 1사 2, 3루에서 마무리 투수를 등판시켜 틀어막으라는 것은 무리수입니다.

아마도 김기태 감독은 최근 흔들린 이동현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며 봉중근의 아웃 카운트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판단이었던 듯합니다. 그러나 시즌 초중반도 아닌 막판이며 치열한 1위 싸움의 와중에 느슨한 투수 교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LG는 4:3으로 역전패하며 1위 탈환의 기회를 날렸습니다.

9회초를 뜯어보면 수비와 공 배합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선두 타자 김상현의 타구는 느리게 정성훈에게 굴러갔는데 정성훈은 1루에 힘 있게 송구하지 않고 느리게 던져 송구가 휘어졌고 1루수 문선재가 발을 떼며 포구했다는 판정이었습니다. 정성훈이 강하게 송구했다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었습니다. 기록상으로는 안타였지만 송구 실책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1점차 9회에 마무리 투수가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선두 타자가 실책과 다름없이 출루하면서 불안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사 2, 3루에서 봉중근이 등판해 대타 안치용을 상대로 초구 몸쪽 직구 스트라이크를 넣은 후 2구에도 동일한 공으로 승부하다 먹힌 타구가 내야를 넘어가며 2타점 역전타가 되었습니다. 안치용은 LG 시절부터 몸쪽 공에 강한 타자로 오히려 바깥쪽에 약점이 있었습니다. 초구 몸쪽 스트라이크 이후 2구에 바깥쪽 변화구 유인구를 선택하며 좌우 폭을 넓게 활용하는 공 배합이 아쉬웠습니다.

만일 올 시즌을 LG가 2위로 마감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다면 오늘 경기 역전패가 시즌 전체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친 경기로 남게 될 것입니다. 마무리 봉중근이 몸이 좋지 않았다면 차라리 투입하지 않고 패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시나리오였지만 김기태 감독의 이상한 교체 투입으로 봉중근을 투입하고도 역전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귀결되었습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시엔 2013/09/03 23:05 #

    두산도 2.5게임차로 쫓아오고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3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요...
  • 운석 2013/09/03 23:31 #

    승리를 대신해 봉중근과 이동현, 혹은 둘 중 하나라도 아꼈다면 충분히 용납할 수 있는 패배죠.
    그런데 이건 뭐하자는 투수 운영인지?

    주키치을 불팬 투입에 대해 '어디 편찮으신가 봐요.' 라고 했다는 소리에
    '그게 핵심 전력인 용병 투수에 대해, 투코도 아닌 감독이 할 소리인가?'라는 생각을 한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런 얼척없는 불팬운영을 보여주는 모습에, 그 동안 좋게 봐온 이미지에 살짝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설마 그럴리는 없어 보입니다만
    오늘 불팬 운영에 있어 선수 탓, 코치 탓, 외부 탓 하는 맨트가 감독 입에서 나온다면?
    흠~
  • 아이러니 2013/09/04 02:05 # 삭제

    김기태감독의 경기후 멘트는 하나였습니다.."감독탓이다"..
    짧지만 자신의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하는 아직은 괜찮은 LG의 사령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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