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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8월 18일 LG:KIA - ‘불펜 와르르’ LG, 역전패 야구

LG가 1위 등극에 실패했습니다. 군산구장에서 펼쳐진 KIA와의 주말 2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LG가 7:4로 역전패했습니다. 삼성이 넥센에 패하면서 LG는 1위 등극의 꿈에 잠시 부풀었지만 8회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4:2로 앞선 8회말 1사 후 류택현이 이용규를 내야 안타로 출루시키며 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8회말 시작과 함께 등판한 류택현이 이종환, 이용규로 이어진 2명의 좌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최소한 선두 타자는 아웃 처리했으니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해 버거워한 후속 투수들보다는 나았습니다.

실망스러운 것은 류택현 이후 등장한 3명의 투수들입니다. 8회말 1사 1루에서 류택현을 구원한 정현욱은 김주형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루상의 주자를 불렸습니다. 장타력은 지녔지만 정교함은 떨어지는 김주형을 상대로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했고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이후 강판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만일 정현욱이 1루 주자 이용규의 진루 여부와 무관하게 김주형을 범타 처리해 2사로 만들었다면 이상열이 구원 등판해 설령 신종길에게 적시타를 허용해도 홈런을 허용하지 않아 동점만 피한다면 마무리 봉중근의 조기 투입도 엿볼 수 있었으며 대량 실점으로 인한 역전패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패전 투수로는 기록되지 않았으나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출전 선수 중 가장 결정적인 패인을 제공한 것이 정현욱입니다. 한동안 제구력을 되찾는 듯 하더니 어제 경기 8회말 나지완에게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를 얻어맞은 뒤 또 다시 자신감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1사 1, 2루의 부담스런 상황에 등판한 이상열은 신종길을 상대로 1-2의 유리한 카운트를 확보했으나 4구에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허용해 4:4 동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신종길마저 후속 투수 임찬규가 홈으로 들여보내 이상열은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최근 이상열은 상당히 부진한데 류택현과 함께 좌완 원 포인트 릴리프를 둘이나 1군에 두는 것이 바람직한지 불펜 운영에 대한 고심이 필요합니다. 1이닝을 소화하기 힘든 베테랑 좌완 투수가 2명이니 그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이닝은 모두 이동현을 비롯한 우완 투수들에게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진 : 8월 18일 군산 KIA전에서 7:4로 역전패한 LG 선수단)

임찬규는 처참하게 난타 당했습니다. 4:4가 된 뒤 1사 1루에서 나지완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이후 2피안타 1볼넷(고의 사구 제외)으로 남은 아웃 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하고 대량 실점했습니다. 승계 주자의 실점은 물론이고 자신의 책임 주자도 2명이나 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임찬규의 8회말 대량 실점으로 7:4로 벌어져 연장전을 치를 필요가 없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만일 연장전으로 흘러 이동현이나 봉중근이 등판했다면 소득 없이 투수만 혹사시킬 뻔 했습니다. 이동현의 3일 연속 등판으로 혹사 논란이 불거졌는데 오늘 경기에서 이동현과 봉중근을 등판시키지 않고 끝내 아낀 운영은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동현과 봉중근을 투입하지 않고는 경기 종반 리드를 지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말 2연전에서 LG 타선은 매 경기 4점을 뽑았는데 이동현과 봉중근이 등판한 어제 경기에서는 4점을 지켜 승리했으나 등판하지 않은 오늘 경기에서는 4점을 지키지 못해 역전패했습니다.

역전패로 귀결된 또 하나의 이유는 경기 초반 LG 타선이 번번이 기회를 날렸기 때문입니다. 2회초 선취 득점 이후 1사 만루의 추가 득점 기회에서 조윤준이 5-4-3 병살타로 물러났습니다. 초반에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되어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3회초에는 1사 1, 2루에서 정의윤이 1-4-3 병살타로 물러나 2이닝 연속으로 득점권 기회가 병살타로 무산되었습니다. 정의윤은 5회초 1사 1, 2루 기회에서도 2루수 땅볼로 물러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투수 옆을 스치는 안타성 타구였지만 2루수가 2루 베이스 근처에서 처리했습니다. 수비 시프트가 걸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 경기 9회초 3루 도루를 시도하다 부상을 입은 박용택을 대신해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한 이대형은 공수 양면에서 크게 부진했습니다. 6회말 1사 만루에서 내야 땅볼로 타점을 얻기는 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습니다. 무안타 행진을 33일간 26타수 무안타로 이어나갔습니다. 상대 투수가 던진 분명한 볼에조차 쉽게 방망이를 내며 선구안이 전혀 정립되지 않은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출루를 전혀 기대할 수 없으니 이대형을 1번 타자로 기용하는 것은 아웃 카운트만 늘릴 뿐입니다.

수비에서도 이대형은 두 번이나 허점을 보였습니다. 3회초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홍재호가 2루에 도루했을 때 포수 조윤준의 송구가 크게 어긋나 중견수 이대형 쪽으로 빠졌습니다. 이대형이 침착하게 포구했다면 홍재호는 2루에 머물렀겠지만 이대형이 포구에 실패하는 실책을 범해 3루까지 진루했습니다. 홍재호는 이준호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아 1:1 동점이 되었습니다. 2루 도루를 저지하기 위한 조윤준의 송구가 어긋난 것과 손주인과 오지환의 키스톤 콤비 중 2루 베이스에 들어간 야수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지만 이대형의 포구 실책이 3루 진루로 직결되면서 실점의 화근이 되었습니다.

4회말에는 2사 1루에서 이범호의 안타성 타구를 이대형이 슬라이딩 캐치하려다 포구하지 못해 2루타로 만들어줬습니다. 1루 주자가 발 빠른 김선빈임을 감안하면 안전하게 원 바운드로 포구해 단타로 끊어야 했지만 무리한 포구 동작으로 인해 공을 빠뜨려 김선빈은 홈으로 쇄도했습니다. 다행히 오지환의 홈 송구와 조윤준의 블로킹으로 김선빈의 득점을 막았지만 이대형의 수비는 무리였습니다. 아무래도 이대형의 최근 도루 능력과 수비 능력을 감안하면 발이 예전에 비해 확실히 느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대형을 통해 공수 양면에서 박용택의 공백을 뼈저리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6회말 신종길 타석의 공 배합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1사 2루에서 신종길을 상대로 커브 일변도로 승부하다 5구에 높은 커브가 통타당해 4:2로 추격당하는 적시타가 되었습니다. 신종길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한 공 배합이었겠지만 커브의 빈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이 결정구를 얻어맞은 원인이 되었습니다.

불펜의 붕괴로 인해 1위 등극 코앞에서 좌절한 것은 아쉽지만 이동현과 봉중근을 투입하지 않은 역전패이니 상대적으로 충격은 덜합니다. 선발 신재웅과 두 번째 투수 김선규의 호투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내일이 휴식일이라는 점도 다행입니다. 대구 - 서울 - 군산으로 이어진 힘겨운 일정을 연패 없이 3승 3패로 마무리한 것은 만족스러운 결과이기도 합니다. 다음 주 수도권에서 벌어지는 4연전을 치르고 나면 3일 휴식이 보장되니 이번 주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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