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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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 개츠비의 녹색 불빛 영화

바즈 루어만의 영화는 물론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 소설까지 아울러 ‘위대한 개츠비’를 상징하는 대상은 녹색 불빛입니다. 화자 닉(토비 맥과이어 분)이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뒷모습을 통해 조우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녹색 불빛은 개츠비의 데이지(캐리 멀리건 분)에 대한 사랑을 상징합니다. 그 색상이 초록색이라는 점에서 신록과 같은 젊음, 순수한 첫사랑을 암시합니다. 힘없고 가난한 개츠비가 5년 동안 지향해온 초록신호등, 혹은 등대와 같은 삶의 유일한 목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츠비와 데이지의 5년 만의 재회 이후 ‘초록 불빛은 퇴색되었다’는 요지의 닉의 내레이션이 삽입됩니다. 마음속에 품어둔 사랑이 현실화되면서 개츠비는 꿈을 이룬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개츠비의 사랑은 데이지의 남편인 톰과 자동차 정비공의 아내 머틀의 불륜과 다를 바 없이 퇴색됩니다. 과거의 아름다운 사랑이 현재의 불륜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의 아전인수에 개츠비는 갇히게 됩니다.

사랑에는 순수한 것처럼 보이지만 개츠비의 정체는 조직폭력배 중간 보스에 불과합니다. ‘대가를 받지 않고 재미삼아 살인했다’는 개츠비에 대한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 해도 밀주를 판매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무고한 약자를 협박하며 폭력을 사주했음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데이지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탈법적인 부의 축적은 개츠비의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오히려 일관된 성격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느와르의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팜므 파탈 데이지로 인해 부와 명성을 잃고 하루아침에 파멸해 죽음을 맞이하는 개츠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출세하다 나락으로 굴러 최후를 맞이하는 느와르의 전형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개츠비가 직접 총을 드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지만 의외의 인물의 총격에 의해 살해되는 것은 느와르의 정석적인 결말입니다. 시대적 배경도 갱이 판을 쳤던 20세기 초반의 금주법 시대입니다. 개츠비 또한 갱에 해당합니다.

개츠비의 이중성과 괴리는 미국과 자본주의를 은유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화려하고 매끈하지만 속은 곪아 터지기 일보직전인 것입니다. 닉이 몸담았던 증권업계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오르다 하루아침에 대폭락해 경제 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귀결됩니다.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와 같은 개츠비의 상승과 추락과 닮은 20세기 초반의 미국의 자본주의입니다. 그로부터 한 세기 가까이 지났지만 자본주의의 본질은 개츠비와 재즈의 시대였던 20세기 초반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바즈 루어만의 연출작 이전에 가장 유명했던 ‘위대한 개츠비’의 영화는 역시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1974년 작일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녹색 불빛을 바라보며 처음 등장하는 개츠비 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뒷모습이 로버트 레드포드와 흡사하다는 점입니다. 체형과 얼굴형은 분명 다르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금발의 뒤통수와 큼지막한 반지를 낀 섬세한 손가락은 로버트 레드포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위대한 개츠비(원작 소설) - 괴리로 가득해 매력적인 사내,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 매력 되찾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오스트레일리아 - 기시감으로 가득한 잡탕 오락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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