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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스 - 서사 부재, 극도로 지루 영화

28세의 젊은 외환 재벌 에릭(로버트 패틴슨 분)은 대형 리무진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업무를 처리하고 사적인 관계를 맺습니다. 부의 집중에 반발하는 과격 시위가 확대되어 위험스런 와중에도 에릭은 리무진을 타고 거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돈 데릴로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코스모폴리스’는 근 미래를 배경으로 금융자본주의의 부산물인 빈부 격차의 확대와 최상류층의 위선을 풍자하는 SF 드라마입니다. 공간적 배경은 허리를 일으켜 세울 수 없을 정도로 낮아 폐소공포증을 자극하는 특수 제작 리무진에 국한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러닝 타임은 등장인물 간의 리무진 내부의 대화에 한정됩니다.

주인공 에릭은 식사는 물론이고 섹스와 용변조차도 차내에서 해결할 정도로 리무진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언론의 지나친 관심에 시달려 갇혀 사는 처지나 다름없는 재벌을 비롯한 유명인을 풍자합니다. 에릭은 아내 엘리스(사라 고돈 분)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이지만 관념적인 시인이자 재벌 딸인 엘리스는 섹스에는 무관심하며 두 사람은 함께 살지도 않습니다. 에릭은 주변 여성들과의 혼외정사를 통해 욕구를 채우며 인간적인 삶을 갈망합니다.

폭력, 살인, 고어, 섹스 등의 소재, 리무진의 밤의 행방과 이발 등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주인공 에릭의 강박적 태도, 그리고 기묘함으로 가득한 분위기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전형적인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폭력의 역사’, ‘이스턴 프라미스’, ‘데인저러스 메소드’ 등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최근 전작들이 기승전결이 명확한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코스모폴리스’는 기승전결이 불명확한 서사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대화에만 의존해 서사가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정교했던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작품보다는 오히려 서사와 설정의 공백을 관객으로 하여금 자유롭게 메우도록 하는 데이빗 린치의 작품에 가까운 것이 ‘코스모폴리스’입니다. 마치 생 모래를 씹는 듯 버석거립니다.

코스모폴리스의 러닝 타임은 109분으로 긴 편은 아니지만 서사가 부재한 가운데 대화에만 의존하기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지루합니다. 북한을 풍자하는 유머러스한 장면을 비롯해 블랙 유머의 요소를 삽입하며 줄리엣 비노시, 폴 지아매티, 마티유 아말릭 등 조연 배우들도 화려하지만 지루함을 상쇄하지는 못합니다. 금융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주제의식을 서사 속에 매끄럽게 녹아들게 하기보다 너무나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지루함을 배가시킵니다. 몇 안 되는 에릭의 돌출 행동 또한 뜬금없어 개연성과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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