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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 범죄소설 요소 강한 아동문학

마크 트웨인의 1876년 작 ‘톰 소여의 모험’은 19세기 후반 미국을 배경으로 말썽쟁이 소년 톰과 절친한 친구 헉의 모험을 묘사합니다. 아동 문학은 기본적으로 성장 소설의 성격을 지니기 마련입니다. 음주, 흡연, 절도, 가출 등 탈선을 일삼던 톰이 규범을 앞세우는 더글러스 과부댁에서 얹혀살기 싫어하는 헉을 요령 좋게 설득하는 결말을 통해 톰의 정신적 성장이 드러납니다. 톰이 어른들의 규범을 수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에 앞서 헉이 더글러스 과부댁에 눌어 앉아 규범에 순응하며 잘 살게 되었다는 결말을 제시하기보다 일시적인 가출 이후 톰과 타협한다는 점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모범적 결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톰 소여의 모험’은 제목 그대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교훈을 주입하기보다는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모험에 초점을 맞춥니다. 아동 문학답지 않게 살인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그것도 어린이인 톰과 헉이 직접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합니다. 시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도 빼놓지 않습니다. 아동 문학이기는 하지만 범죄 소설의 요소가 매우 강합니다.

음주, 흡연, 절도, 가출 등의 일상화된 톰과 헉의 탈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누구나 한번쯤은 거쳐 가야 할 통과의례로 간주합니다. 외딴 섬으로의 가출은 작품 속에서 가장 상쾌하게 묘사되는 부분입니다. 대자연에 대한 찬양과 쾌락주의에 대한 찬미로 가득합니다. 해적과 산적을 장래희망으로서 숭상하는 소년들의 모습에서는 낭만주의도 읽을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은 기성세대는 대부분 부정적인 인물들입니다.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기성세대의 법조인은 누구도 톰이 목숨을 걸고 진실을 증언하기 전까지 인전 조가 진범이라는 사실을 규명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합니다. 목사 스프라그와 교사 도빈스도 모범적이기보다는 존경을 받을 만한 구석조차 없는 위선적인 인물들로 묘사됩니다. 기성세대의 위선을 까발리는 것은 물론 체벌 위주의 교육에 대한 반대도 드러냅니다. 엄숙주의와 법치주의, 청교도적 금욕주의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습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톰 소여의 모험’이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이유는 넘치는 해학과 읽기 쉬운 문체 등을 꼽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톰의 뚜렷한 개성 때문입니다.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톰은 베키와 삼각관계를 벌이며 사랑싸움을 하는데 어른의 치정싸움과 다르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물물교환을 하며 이득을 보는 모습이나 성경구절을 외운 대가로 받는 딱지를 ‘거래’를 통해 모아 성경을 받는 장면에서는 철두철미한 톰의 경제관념을 통해 미국인 특유의 실용주의를 드러냅니다. 인전 조의 범행을 목숨을 걸고 진술한다는 점에서는 정의로움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톰은 말썽을 일으키는 소년이지만 일기를 쓰고 기록을 남기며 때로는 사색에 젖기도 합니다.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이벤트’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소설가이자 극작가, 기자, 그리고 발명가로 다재다능했던 마크 트웨인의 분신으로 볼 수 있는 톰입니다.

가장 큰 아쉬운 점은 역시 차별의식입니다. 인전 조는 악마에 영혼을 판 살인자로 묘사됩니다. 흑인과 여성에 대한 차별의식도 노골적입니다. 당시에는 인종 차별과 여성 차별이 만연했으며 아동 문학이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탐구하는 것은 어렵다 해도 현대의 독자들은 가려 읽지 않으면 안 됩니다.

‘톰 소여의 모험’은 1980년 일본 후지TV의 ‘세계명작극장’의 일환으로 애니메이션화된 바 있으며 국내에 수입되어 1981년에는 MBC TV에서 더빙판으로 방영한 바 있습니다. 국내 방영 당시에는 조의 이름 앞에 붙는 인디언을 경멸하는 표현인 ‘인전(Injun)’ 대신 ‘인디언’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인전 조는 그야말로 공포의 화신처럼 강하게 동심의 잔상에 남아 있습니다. 톰과 헉의 음주, 흡연 등은 묘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톰 소여의 모험’은 1876년 미국의 초판본에 수록된 삽화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최근의 아동 문학의 삽화나 1980년 작 애니메이션과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맞춤법이 틀린 곳에 눈에 띕니다. 277페이지 ‘이튿날 날 아침’은 ‘이튿날 아침’으로, 291페이지 ‘뭐, 결혼하다고?’는 ‘뭐, 결혼한다고?’로 바로잡아야 옳습니다. 아울러 흑인의 엉성한 영어를 충청도 사투리로 번역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로 수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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