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맨 오브 스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슈퍼 히어로의 원조격인 슈퍼맨의 탄생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만화책의 주인공이었던 슈퍼맨은 TV 드라마는 물론이고 1970년대 후반부터는 4편의 영화로 종횡무진 넘나듭니다. 그리고 ‘맨 오브 스틸’을 통해 2013년에도 건재를 과시합니다. 80년이 넘는 장구한 생명력을 지닌 캐릭터로 슈퍼맨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현재진행형 영웅인 슈퍼맨에서 드러나듯 슈퍼 히어로물은 현대인의 신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귀하면서도 특별한 출생, 부모의 죽음, 험난한 성장 과정, 숙적의 등장과 고난, 그리고 세계의 파멸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거는 숭고한 주인공의 승리까지 신화의 전형적 요소들을 슈퍼 히어로물은 고스란히 지니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천편일률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신화에 인류가 시공을 초월해 매료되듯 슈퍼 히어로물 역시 현대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에 신화가 종합예술인 연극으로 상연되어 오락거리로 자리 잡은 것은 21세기에 슈퍼 히어로 만화가 대자본을 등에 업은 최첨단의 종합예술인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가 동시에 즐기는 오락거리가 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초라하고 비루하며 고난에 쉽게 좌절하고 죽음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하지만 신은, 그리고 슈퍼 히어로는 한계를 극복하고 죽음을 넘어서며 당당하게 승리합니다. 나약한 인간이 자신을 이입하는 존재로서 신과 슈퍼 히어로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슈퍼 히어로가 빼닮은 신으로부터 도움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 바로 종교입니다.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이 예수에 비견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클라크는 조나단과 마사 켄트 부부에게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아 원칙론자의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친부모인 조엘과 라라 부부가 사망하지 않고 클라크, 즉 칼엘을 양육했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듯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맨 오브 스틸’에서는 슈퍼맨의 인간적인 모습이 비친다는 사실입니다. 석유시추선 근무자들을 화재 사고에서 구하고 헐크처럼 바지만 남고 옷이 사라지자 민가에서 옷을 훔친다든가, 일하던 술집에서 놀림을 당하자 대형 트레일러를 박살낸다든가 하는 모습은 답답하리만치 원칙을 고수하는 고집스런 슈퍼맨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결말에서 인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드를 살해하는 슈퍼맨과도 연관이 있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맨 오브 스틸’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는 다소 산만한 편집입니다. 칼엘이 출생해 크립톤을 떠나는 장면까지는 시간 순으로 제시되지만 갓난아기 칼엘이 탑승한 우주선이 지구에 불시착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전환되어 성인이 된 클라크가 등장하고 어린 시절은 과거 회상을 통해 삽입됩니다. 지구의 어린 시절 장면이 액션의 비중이 적기에 성인 클라크가 석유시추선의 근무자들을 구출하는 액션 장면을 앞에 배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슈퍼맨을 만화나 영화로 이미 접한 이들에게 슈퍼맨의 양육 과정은 매우 익숙한 것입니다. 따라서 ‘맨 오브 스틸’처럼 과거 회상이 중간에 삽입되는 방식으로 편집되어도 그다지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슈퍼맨을 만화나 영화로 사전에 접하지 않고 ‘맨 오브 스틸’을 통해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다소 산만하고 불친절한 전개로 수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말에 제시된 망토를 착용한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 차라리 시간 순으로 정직하게 편집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장면에서 창고로 숨는 클라크의 모습에서는 ‘식스 센스’에서 다락방에 갇히는 어린 주인공 콜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맨 오브 스틸’에서는 자의에 의해 창고에 숨고 ‘식스 센스’에서는 타의에 의해 갇힌다는 점은 다르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고통에 시달리며 주변 아이들로부터 괴물 취급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괴물 취급을 받는 어린이 초능력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는 ‘엑스맨’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결말에서 마사로부터 ‘세계를 구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클라크는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알기 위해 신문사에 취직하겠다고 합니다. 데일리 플래닛에 인턴 기자로서 첫 출근하는 날 클라크는 마천루로 가득한 대도시 메트로폴리스의 번잡스러움과 초인인 자신의 정체와는 거리가 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합니다. 그가 입은 붉은색과 파란색의 체크무늬 셔츠는 슈퍼맨의 의상을 재해석한 것으로 괴물 취급을 받았던 초등학교 시절 장면에서 착용한 것과 유사합니다.
데일리 플래닛의 영문 활자가 지구를 감싸고 있는 조형물이 로비에서 클라크를 반깁니다. 클라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안경을 착용해 자신의 정체를 숨깁니다.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가 인턴 기자로의 채용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는지 의문이지만 로이스의 ‘연줄’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페리와 클라크/슈퍼맨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묘사될 후속편에서 규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드 장군의 부하들이 팬텀존으로 빨려 들어간 이후 슈퍼맨이 조드 장군과 1:1 맞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조드가 슈퍼맨에게 던지는 유조차는 물론이고 건설 중인 고층건물에 걸린 현수막에서 렉스 루터가 소유한 ‘렉스 코프(LexCorp)’의 로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슈퍼맨이 인공위성과 충돌하는 장면에서는 배트맨/브루스 웨인이 소유한 웨인 엔터프라이즈를 의미하는 ‘웨인(Wayne)’이 엿보입니다. ‘맨 오브 스틸’의 후속편과 ‘저스티스 리그’를 암시합니다.
아쉬운 것은 ‘맨 오브 스틸’이 묘사하는 크립톤의 첨단 기술 문명이 독창적이지 않으며 ‘프로메테우스’에 등장한 엔지니어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목적은 다소 다르지만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조나단이 토네이도에 휩쓸려 사망하기 직전 아들 클라크에게 오지 말라고 손짓하는 장면은 봉준호의 ‘괴물’에서 박희봉이 괴물에 당하기 직전 아들 강두에게 오지 말라고 손짓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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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형 영웅인 슈퍼맨에서 드러나듯 슈퍼 히어로물은 현대인의 신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귀하면서도 특별한 출생, 부모의 죽음, 험난한 성장 과정, 숙적의 등장과 고난, 그리고 세계의 파멸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거는 숭고한 주인공의 승리까지 신화의 전형적 요소들을 슈퍼 히어로물은 고스란히 지니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천편일률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신화에 인류가 시공을 초월해 매료되듯 슈퍼 히어로물 역시 현대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에 신화가 종합예술인 연극으로 상연되어 오락거리로 자리 잡은 것은 21세기에 슈퍼 히어로 만화가 대자본을 등에 업은 최첨단의 종합예술인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가 동시에 즐기는 오락거리가 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초라하고 비루하며 고난에 쉽게 좌절하고 죽음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하지만 신은, 그리고 슈퍼 히어로는 한계를 극복하고 죽음을 넘어서며 당당하게 승리합니다. 나약한 인간이 자신을 이입하는 존재로서 신과 슈퍼 히어로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슈퍼 히어로가 빼닮은 신으로부터 도움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 바로 종교입니다.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이 예수에 비견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클라크는 조나단과 마사 켄트 부부에게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아 원칙론자의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친부모인 조엘과 라라 부부가 사망하지 않고 클라크, 즉 칼엘을 양육했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듯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맨 오브 스틸’에서는 슈퍼맨의 인간적인 모습이 비친다는 사실입니다. 석유시추선 근무자들을 화재 사고에서 구하고 헐크처럼 바지만 남고 옷이 사라지자 민가에서 옷을 훔친다든가, 일하던 술집에서 놀림을 당하자 대형 트레일러를 박살낸다든가 하는 모습은 답답하리만치 원칙을 고수하는 고집스런 슈퍼맨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결말에서 인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드를 살해하는 슈퍼맨과도 연관이 있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맨 오브 스틸’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는 다소 산만한 편집입니다. 칼엘이 출생해 크립톤을 떠나는 장면까지는 시간 순으로 제시되지만 갓난아기 칼엘이 탑승한 우주선이 지구에 불시착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전환되어 성인이 된 클라크가 등장하고 어린 시절은 과거 회상을 통해 삽입됩니다. 지구의 어린 시절 장면이 액션의 비중이 적기에 성인 클라크가 석유시추선의 근무자들을 구출하는 액션 장면을 앞에 배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슈퍼맨을 만화나 영화로 이미 접한 이들에게 슈퍼맨의 양육 과정은 매우 익숙한 것입니다. 따라서 ‘맨 오브 스틸’처럼 과거 회상이 중간에 삽입되는 방식으로 편집되어도 그다지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슈퍼맨을 만화나 영화로 사전에 접하지 않고 ‘맨 오브 스틸’을 통해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다소 산만하고 불친절한 전개로 수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말에 제시된 망토를 착용한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 차라리 시간 순으로 정직하게 편집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장면에서 창고로 숨는 클라크의 모습에서는 ‘식스 센스’에서 다락방에 갇히는 어린 주인공 콜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맨 오브 스틸’에서는 자의에 의해 창고에 숨고 ‘식스 센스’에서는 타의에 의해 갇힌다는 점은 다르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고통에 시달리며 주변 아이들로부터 괴물 취급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괴물 취급을 받는 어린이 초능력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는 ‘엑스맨’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결말에서 마사로부터 ‘세계를 구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클라크는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알기 위해 신문사에 취직하겠다고 합니다. 데일리 플래닛에 인턴 기자로서 첫 출근하는 날 클라크는 마천루로 가득한 대도시 메트로폴리스의 번잡스러움과 초인인 자신의 정체와는 거리가 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합니다. 그가 입은 붉은색과 파란색의 체크무늬 셔츠는 슈퍼맨의 의상을 재해석한 것으로 괴물 취급을 받았던 초등학교 시절 장면에서 착용한 것과 유사합니다.
데일리 플래닛의 영문 활자가 지구를 감싸고 있는 조형물이 로비에서 클라크를 반깁니다. 클라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안경을 착용해 자신의 정체를 숨깁니다.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가 인턴 기자로의 채용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는지 의문이지만 로이스의 ‘연줄’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페리와 클라크/슈퍼맨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묘사될 후속편에서 규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드 장군의 부하들이 팬텀존으로 빨려 들어간 이후 슈퍼맨이 조드 장군과 1:1 맞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조드가 슈퍼맨에게 던지는 유조차는 물론이고 건설 중인 고층건물에 걸린 현수막에서 렉스 루터가 소유한 ‘렉스 코프(LexCorp)’의 로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슈퍼맨이 인공위성과 충돌하는 장면에서는 배트맨/브루스 웨인이 소유한 웨인 엔터프라이즈를 의미하는 ‘웨인(Wayne)’이 엿보입니다. ‘맨 오브 스틸’의 후속편과 ‘저스티스 리그’를 암시합니다.
아쉬운 것은 ‘맨 오브 스틸’이 묘사하는 크립톤의 첨단 기술 문명이 독창적이지 않으며 ‘프로메테우스’에 등장한 엔지니어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목적은 다소 다르지만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조나단이 토네이도에 휩쓸려 사망하기 직전 아들 클라크에게 오지 말라고 손짓하는 장면은 봉준호의 ‘괴물’에서 박희봉이 괴물에 당하기 직전 아들 강두에게 오지 말라고 손짓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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