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월드 워 Z’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 UN 조사관 제리(브래드 피트 분)는 가족들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 중 필라델피아의 한복판에서 좀비 떼의 습격과 조우합니다. UN 사무차장 티에리(파나 모코에나 분)의 도움으로 해군 전함으로 구출된 제리는 좀비 바이러스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파스바크 박사(엘예스 가벨 분)와 함께 한국의 평택 미군기지로 향합니다.
맥스 브룩스의 소설을 마크 포스터가 영화화한 ‘월드 워 Z’는 전 세계를 휩쓰는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절멸의 위기에 놓인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년 사내의 모험담을 묘사합니다. 좀비를 소재로 하기에 ‘28일 후’와 같은 좀비 영화의 요소를 뼈대로 하며 재난 영화의 요소를 혼합했습니다. 세계화 시대의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에 대한 공포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컨테이젼’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공간적 배경 또한 미국 필라델피아, 한국 평택, 이스라엘 예루살렘, 영국 카디프로 다양하게 제시해 세계화 시대의 재난을 강조합니다.
‘월드 워 Z’는 대부분의 재난 영화들이 그렇듯 가족주의를 앞세웁니다. 주인공 제리는 두 딸과 아내에 충실한 가장을 등장하며 그가 목숨을 건 모험에 나서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불가사의한 침략자로 인해 인류가 절멸의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가족이 시련을 겪으며 잠시 헤어지는 서사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가족주의가 결합된 재난 영화의 진부한 요소들로부터 ‘월드 워 Z’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어린이는 죽지 않으며 가장은 악전고투 끝에 결말에서 가정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가족주의 재난 영화의 틀에 갇혀 조금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주인공 제리의 절실함을 강조하기 위해 가족을 앞세우지만 진부함으로 귀결됩니다.
좀비라는 호러 영화의 전형적 요소를 활용하고도 고어와 같은 자극적인 볼거리가 뒷전이 되어 15세 관람가에 그친 것도 어린이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가족 영화의 한계가 원인입니다. 몇몇 놀라게 하는 장면은 있지만 긴장과 공포의 수위는 높지 않습니다.
볼거리 또한 예루살렘에서 절정에 도달한 이후 벨라루스 소속 여객기 내부의 수류판 폭파 장면이 사실상 마지막입니다. 카디프 장면은 사족과도 같습니다. 좀비 바이러스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좀비 떼의 대규모 등장보다는 소규모적인 상황이 전제될 수밖에 없는데 제리가 암시하는 해결책이 제시된 이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을 향해 치닫습니다. 뒤로 갈수록 스케일이 작아지고 진부해져 싱거워집니다. 오히려 펩시콜라를 노골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자판기 장면이 참신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좀비 바이러스 창궐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것이나 좀비 영화가 활용할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철학적 고뇌가 모두 배제되고 평범한 오락 영화에 그친 것도 아쉽습니다.
‘월드 워 Z’의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의외로 많은 비중을 부여받는 조연 캐릭터 세겐입니다. 세겐은 이스라엘이 여군의 나라임을 입증하는 여군 병사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제리를 호위하는 임무에 충실한 여군으로 등장하는 세겐의 존재로 인해 후반부는 버디 무디로 화합니다. 눈이 크고 보이시한 마스크로 언뜻 에바 그린을 떠올리게 하는 다니엘라 케르테스가 분한 세겐은 제리와 동행하며 고정적인 성 역할을 맞바꿉니다. 여성인 세겐이 총을 들고 남성인 제리를 보호하고 남성인 제리가 여성인 세겐을 간호합니다. 제리가 군인이 아니기에 누군가 대신해야 할 폭력을 세겐이 맡는 것입니다.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이 콤비를 이뤄 생사를 넘나들며 ‘월드 워 Z’의 후반은 의외의 성적 긴장감을 갖춥니다.
북한을 소재로 한 농담조의 대사는 나름의 개연성을 지녀 웃음을 자아냅니다. 오프닝에는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도 등장합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살이 찢기는 생생한 액션, 터프한 블록버스터
http://twitter.com/tominodijeh

맥스 브룩스의 소설을 마크 포스터가 영화화한 ‘월드 워 Z’는 전 세계를 휩쓰는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절멸의 위기에 놓인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년 사내의 모험담을 묘사합니다. 좀비를 소재로 하기에 ‘28일 후’와 같은 좀비 영화의 요소를 뼈대로 하며 재난 영화의 요소를 혼합했습니다. 세계화 시대의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에 대한 공포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컨테이젼’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공간적 배경 또한 미국 필라델피아, 한국 평택, 이스라엘 예루살렘, 영국 카디프로 다양하게 제시해 세계화 시대의 재난을 강조합니다.
‘월드 워 Z’는 대부분의 재난 영화들이 그렇듯 가족주의를 앞세웁니다. 주인공 제리는 두 딸과 아내에 충실한 가장을 등장하며 그가 목숨을 건 모험에 나서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불가사의한 침략자로 인해 인류가 절멸의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가족이 시련을 겪으며 잠시 헤어지는 서사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가족주의가 결합된 재난 영화의 진부한 요소들로부터 ‘월드 워 Z’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어린이는 죽지 않으며 가장은 악전고투 끝에 결말에서 가정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가족주의 재난 영화의 틀에 갇혀 조금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주인공 제리의 절실함을 강조하기 위해 가족을 앞세우지만 진부함으로 귀결됩니다.
좀비라는 호러 영화의 전형적 요소를 활용하고도 고어와 같은 자극적인 볼거리가 뒷전이 되어 15세 관람가에 그친 것도 어린이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가족 영화의 한계가 원인입니다. 몇몇 놀라게 하는 장면은 있지만 긴장과 공포의 수위는 높지 않습니다.
볼거리 또한 예루살렘에서 절정에 도달한 이후 벨라루스 소속 여객기 내부의 수류판 폭파 장면이 사실상 마지막입니다. 카디프 장면은 사족과도 같습니다. 좀비 바이러스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좀비 떼의 대규모 등장보다는 소규모적인 상황이 전제될 수밖에 없는데 제리가 암시하는 해결책이 제시된 이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을 향해 치닫습니다. 뒤로 갈수록 스케일이 작아지고 진부해져 싱거워집니다. 오히려 펩시콜라를 노골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자판기 장면이 참신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좀비 바이러스 창궐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것이나 좀비 영화가 활용할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철학적 고뇌가 모두 배제되고 평범한 오락 영화에 그친 것도 아쉽습니다.
‘월드 워 Z’의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의외로 많은 비중을 부여받는 조연 캐릭터 세겐입니다. 세겐은 이스라엘이 여군의 나라임을 입증하는 여군 병사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제리를 호위하는 임무에 충실한 여군으로 등장하는 세겐의 존재로 인해 후반부는 버디 무디로 화합니다. 눈이 크고 보이시한 마스크로 언뜻 에바 그린을 떠올리게 하는 다니엘라 케르테스가 분한 세겐은 제리와 동행하며 고정적인 성 역할을 맞바꿉니다. 여성인 세겐이 총을 들고 남성인 제리를 보호하고 남성인 제리가 여성인 세겐을 간호합니다. 제리가 군인이 아니기에 누군가 대신해야 할 폭력을 세겐이 맡는 것입니다.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이 콤비를 이뤄 생사를 넘나들며 ‘월드 워 Z’의 후반은 의외의 성적 긴장감을 갖춥니다.
북한을 소재로 한 농담조의 대사는 나름의 개연성을 지녀 웃음을 자아냅니다. 오프닝에는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도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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