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애프터 어스 - 윌 스미스 父子의 ‘더 로드’ 영화

※ 본 포스팅은 ‘애프터 어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 새 행성 노바 프라임으로 이주한 인류는 외계인의 살인 생명체 얼사로 인해 괴멸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얼사를 무찌르는데 앞장선 장군 사이퍼(윌 스미스 분)의 아들 키타이(제이든 스미스 분)는 독단적인 훈련 자세로 인해 레인저로 승격되지 못합니다. 사이퍼는 키타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지만 사고로 인해 지구에 불시착합니다.

‘애프터 어스’는 버려진 지구에서 탈출하기 위한 부자(父子)의 모험을 묘사하는 SF 영화입니다. 각본과 연출은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 ‘빌리지’의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이 맡았습니다. 인도 출신의 M. 나이트 샤말란이 의도적으로 캐스팅한 듯한 남아시아 혈통의 배우들도 보입니다. 두려움을 없애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고스팅(ghosting)’을 통해 적을 무찌른다는 유심론적 설정 또한 동양적입니다. 12세 관람가 영화답게 고어의 요소는 적지만 긴장감을 조성하거나 깜짝 놀라게 하는 M. 나이트 샤말란 특유의 호러 영화적 요소도 삽입되었습니다.

그러나 M. 나이트 샤말란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특별한 반전은 없으며 전반적으로 매우 평이한 서사의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아버지의 도움을 통해 소년이 가혹한 통과의례를 거치며 부자지간의 정을 절감하고 성장한다는 줄거리는 할리우드 가족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황폐화된 미래의 지구에서 부자간의 모험담을 묘사하며 아버지의 뒷받침을 통해 아들이 성장한다는 줄거리는 코맥 맥카시의 소설을 영화화한 ‘더 로드’를 빼닮았습니다. ‘더 로드’는 하드보일드 특유의 묵직함을 견지한 반면 ‘애프터 어스’는 SF 오락 영화라는 장르적 차이는 분명하지만 서사의 뼈대는 매우 유사합니다. 두 영화 모두 넓은 의미의 로드 무비라 할 수 있습니다.

‘애프터 어스’가 M. 나이트 샤말란의 연출작이지만 가족 영화에 가까워진 것은 출연과 동시에 스토리까지 제공한 윌 스미스의 영향력이 더욱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엔드 크레딧에서 윌 스미스의 이름은 두 번째로 제시됩니다. 사실상 조연이라는 의미입니다.

윌 스미스는 퇴역을 앞둔 장군으로 외아들의 성장에 모든 것을 거는 지친 듯한 중년 사이퍼으로 등장합니다. 마치 사무엘 잭슨의 연기를 윌 스미스가 답습하는 듯합니다. 44세의 윌 스미스가 50대 이상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초반에 입은 부상으로 인해 윌 스미스는 활동이 극히 제한됩니다. 윌 스미스의 액션이나 유머는 거의 없습니다. 윌 스미스로부터 무언가를 기대했다가는 실망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애프터 어스’는 엔드 크레딧에서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는 제이든 스미스의 주연 영화로 분류해야 할 것입니다. 2006년 ‘행복을 찾아서’에 함께 출연했던 아들 제이든 스미스의 인지도를 높이며 아버지의 그들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배우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윌 스미스의 배려로 가득합니다. 윌 스미스가 극중에서 아들의 조언자 역할에만 그칠 뿐 몸을 써서 아들을 구할 수 없도록 설정해 제이든 스미스가 끝내 혼자 헤쳐 나가도록 하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5살의 제이든 스미스는 결코 그가 8살에 개봉된 ‘행복을 찾아서’에서처럼 귀엽지 않으며 연기력 또한 부족합니다. 코미디와 액션을 능수능란하게 수행하는 아버지와 달리 연기가 뻣뻣하고 어색합니다. 극중에서 키타이가 한 사람의 몫을 해낼 수 있도록 사이퍼가 정성을 기울이듯 제이든 스미스가 주연 배우로서 영화를 이끌어나가도록 윌 스미스가 심혈을 기울이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등장인물의 수가 적고 스케일 또한 크지 않아 블록버스터보다는 소품에 가깝습니다. 우주선이 소행성에 충돌하는 장면의 사운드는 인상적이지만 막상 지구에 불시착하는 장면을 우주선 내부의 시점으로만 국한시켜 볼거리가 줄어들었습니다. 구조용 우주선이 지구에 착륙하는 장면이 생략된 것도 아쉽습니다.

서사의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키타이가 새끼들을 잃은 콘도르와 인연을 맺은 뒤 콘도르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키타이를 보호하는 전개는 콘도르를 사이퍼의 대체물로 승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종병기 활’에 등장한 호랑이처럼 어색하고 뜬금없습니다.

결말에서 구조된 사이퍼는 부축을 받고 일어나 키타이에게 거수경례를 하는데 전반부에서 여행 출발 직전 다리를 잃은 병사가 사이퍼에게 경례를 하는 장면과 연결됩니다. 키타이는 사이퍼에게 다가가 안기는데 먼저 사이퍼의 경례를 거수경례로 받은 뒤에 포옹하는 것이 키타이가 한 사람의 군인이 되었다는 의미에서 자연스러운 연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울러 키타이가 사이퍼를 구한 공로로 레인저로서 승격된 장면이나 내레이션이 삽입되었다면 전형적이기는 하지만 인과관계가 보다 분명한 마무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주인공 키타이의 이름은 미국인이라기보다 동양인이나 아프리카인에 가까운 어감입니다. 키타이를 지키기 위해 얼사와 싸우다 죽은 누나 센시(조 이사벨라 크래비츠 분)는 일본어 ‘戰士(せんし)’ 혹은 ‘戰死(せんし)’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우주선이 불시착하고 원숭이 떼가 습격하는 장면은 ‘혹성탈출’을 연상시킵니다. 주인공 키타이가 외계에서 지구의 정글로 왔으며 손목에 착용하는 첨단기기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양날 창은 ‘프레데터’를 떠올리게 합니다. 엔드 크레딧에는 박재범의 ‘I Like to Party’가 삽입됩니다.

식스 센스 - 우아한 정중동의 미스테리 스릴러
싸인 - 믿음에서 비롯되는 기적
빌리지 - 반전에만 의존하지 마시길

http://twitter.com/tominodij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