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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트렉 다크니스 - 두 개의 적과 싸우는 두 주인공 영화

※ 본 포스팅은 ‘스타 트렉 다크니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 제임스(크리스 파인 분)는 원시적 행성의 화산 폭발을 막으려는 부함장 스팍(재커리 퀸토 분)을 살리기 위해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함장 직을 박탈당합니다. 하지만 의문의 사나이 존(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의 공격으로 인해 스타플리트가 인적 손실을 입자 제임스는 다시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을 맡아 존을 추적합니다.

2009년 작 ‘스타 트렉 더 비기닝’ 이후 다시 J. J. 에이브람스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아 4년 만에 개봉된 두 번째 극장판 ‘스타 트렉 다크니스’(원제는 ‘Star Trek Into Darkness’)는 제임스와 스팍, 두 주인공이 내외부의 두 개의 적과 싸우며 이중고를 겪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외부의 적은 뛰어난 육체적,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스타플리트를 말살하려는 존이며 내부의 적은 존을 탄생시킨 스타플리트의 마커스 제독(피터 웰러 분)입니다.

두 강력한 적과 맞서 싸우면서도 두 주인공은 쉽게 단결하지 못합니다. 임기응변을 중시하는 지구인 제임스와 원칙주의자인 벌칸인 혼혈 스팍은 사사건건 대립합니다. 전편 ‘스타 트렉 더 비기닝’에서는 제임스와 스팍 사이에 우후라(조 샐다나 분)가 개입해 삼각관계가 형성되었지만 ‘스타 트렉 다크니스’에서 스팍과 우후라는 만인에게 공인된 커플이기에 제임스가 끼어들 여지는 없습니다. 새로운 여성 캐릭터 캐롤(앨리스 이브 분)이 결말에서 제임스와 ‘새로운 가족’임을 강조하는 것은 차후 두 남녀가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암시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후라의 비중이 엔지니어 스카티(사이먼 펙 분)보다 작을 정도로 전편에 비해 감소한 데다 제임스와 스팍이 끊임없이 마찰을 빚으면서도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고 정신적으로도 성장하기에 진정한 커플은 두 남자 주인공처럼 보입니다. 서사와 등장인물의 측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바로 제임스와 스팍의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이 서로 ‘가족’임을 강조하는 밑바탕에는 제임스와 스팍의 피를 나눈 형제와도 같은 진한 우정이 근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두 명의 악역 캐릭터 또한 인상적입니다. 장신과 독특한 외모를 앞세워 드라마 ‘셜록’ 이후 스크린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존’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숨긴 강력한 초능력을 지닌 사악한 사내 칸으로 등장해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카리스마를 내뿜습니다. 칸이 고층빌딩에 위치한 스타플리트의 회의실을 헬기로 급습하는 장면은 ‘대부3’에서 회의 중인 마피아 보스들을 헬기가 급습했던 박력 넘치는 총격전 명장면의 오마주로 보입니다. 칸은 상황에 따라 제임스와 협조하기도 하고 때로는 대립하기도 하며 매력을 뿜어냅니다. 결말에서 칸을 죽이지 않고 살려둔 것은 차후 시리즈에 대한 포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칸이 육체적 능력을 앞세운다면 마커스 제독은 흑막의 음모가라 할 수 있습니다. 칸이라는 불행의 씨앗을 탄생시킨 마커스는 자신의 음모를 숨기기 위해 엔터프라이즈호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합니다. 1987년에 개봉된 SF 걸작 ‘로보캅’의 아련한 영웅이지만 이후 스크린에서 보기 어려웠던 피터 웰러를 상당한 비중의 악역으로 캐스팅한 것은 SF 영화를 사랑하는 J. J. 에이브람스의 경의가 반영된 듯합니다.

‘스타 트렉’의 또 다른 주인공은 엔터프라이즈호입니다. UFO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형태의 엔터프라이즈호의 활약은 ‘스타 트렉’의 스페이스 오페라로서의 장르적 성격을 극대화합니다. J. J. 에이브람스는 엔터프라이즈호와 그보다 더욱 규모가 큰 전함 벤젠스와의 대결을 통해 ‘스타 트렉’만이 지닌 우주전함 간의 추격전 및 포격전 액션을 부각시킵니다. 흥미로운 것은 엔터프라이즈호와 벤젠스의 대결이 우주 공간이 아닌 지구까지 이어져 두 전함의 거체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체감하게 하는 것은 물론 재난 영화와도 같은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전함 액션에만 의존할 경우 단조로워질 수도 있기에 칸을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액션에도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도 중심은 메카닉이 아닌 인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않은 것입니다.

스타 트렉 더 비니깅’에 등장했던 TV 시리즈 스팍 역의 레오나드 니모이가 다시 한 번 등장해 젊은 스팍에게 도움을 줍니다. 엔드 크레딧 이후 추가 장면은 없습니다. 칸으로 인해 기적적으로 소생한 제임스는 후속편에서 슈퍼 히어로와 같은 육체적 능력과 동시에 내면적 갈등을 지니게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스타 트렉 더 비기닝 - 정통 SF 서사극의 화려한 부활
슈퍼 에이트 - ‘E.T.’에 바치는 열렬한 오마쥬
‘슈퍼 에이트’와 ‘꿈의 공장’ 할리우드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JOSH 2013/06/01 15:15 #

    > 2009년 작 ‘스타 트렉 더 비기닝’ 이후
    으아.. 뭔 시간이 이리 빨리 가는거죠?
    정말 4년전이었단 말입니까...
  • 잠본이 2013/06/03 23:34 #

    피터 웰러는 로보캅에서 머리만 멀쩡하고 몸은 아작이 나는데 여기서는 몸은 그대로지만 머리가(이하생략)
    게다가 캐릭터 이름도 '알렉산더' 마커스지요. 로보캅의 본명이 '알렉스' 머피였던거 생각하면 이건 거의 확신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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