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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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3 - 진지한 성찰, 시원한 액션 영화

※ 본 포스팅은 ‘아이언맨3’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 만다린(벤 킹슬리 분)이 파편이 없는 폭발물로 연쇄 테러를 일으키며 미국을 위협합니다. 아이언맨 토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만다린에게 선전 포고합니다. 토니는 1999년 자신이 농락했던 학자 킬리언(가이 피어스 분)이 만다린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1, 2편의 존 파브로가 아닌 셰인 블랙이 연출을 맡은 ‘아이언맨 3’는 테러리스트 만다린 일당에 맞서는 아이언맨의 활약을 묘사합니다. 만다린의 배후 킬리언이 제조한 익스트리미스 바이러스로 인해 초능력을 지니게 된 좀비와 같은 일당에 맞서 아이언맨은 수트의 공중 합체, 그리고 무수한 수트의 동시 동원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듭니다. 스케일이 작고 액션의 힘이 떨어졌던 ‘아이언맨2’를 보완해 물량 공세에 나선 것입니다.

제대로 된 첫 번째 액션 장면까지는 의외로 시간을 들이며 액션 장면의 횟수는 많지 않지만 굵고 화려합니다. 무수한 수트를 동시에 동원하는 항구의 클라이맥스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수트의 공중 합체가 가능해지면서 액션의 반경 또한 크게 넓어져 시원시원합니다. 이고르, 레드 스내퍼 등으로 불리는 각양각색의 수트들 또한 눈요깃거리입니다.

만다린과 아이언맨은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지극히 영리한 자본주의적 방식을 활용합니다. CNN의 시대에 걸맞은 악당과 영웅인 것입니다.

만다린은 그가 언론을 통해 중국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한 차이니즈 극장과 포춘 쿠키처럼 실체가 없는 허상에 불과한 존재, 즉 속빈강정임이 드러납니다. 진정한 테러리스트는 킬리언이기 때문입니다. 만다린은 리어왕을 연기한 바 있는 연극배우로 언급되는데 만다린으로 분한 벤 킹슬리가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에 몸담은 경력에 착안한 농담과 같은 대사입니다.

한때 리부트 되기 전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악역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던 벤 킹슬리가 뒤늦게 다른 시리즈에서 악역으로 등장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악역으로 분류하기도 어렵습니다. 만다린은 유쾌한 인물임이 드러나는데 ‘아이언맨’ 영화 시리즈 특유의 유쾌함을 감안하면 일맥상통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TV로 비치는 무시무시한 테러리스트의 이미지와 실제의 유쾌한 노인의 이미지의 양 극단을 모두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벤 킹슬리의 연기력을 확인하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아이언맨 또한 실체가 없는 허상으로 만다린에 맞선다는 점입니다. 토니는 다양한 수트들을 직접 착용하지 않고 원격 조종해 관객을 놀라게 합니다. 언론을 통해 각인되는 이미지가 실체와 다르다는 속성을 되새기게 하는 주인공과 악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공개된 ‘어벤져스’와의 연결고리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서두와 결말을 비롯해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토니의 내레이션을 들어주는 인물은 헐크로 변신하지 않은 브루스(마크 러팔로 분)임이 엔드 크레딧 이후의 추가 장면을 통해 밝혀집니다. 브루스는 자신이 인내심이 부족하다며 ‘어벤져스’와의 연결고리를 강조합니다.

대담하고 뻔뻔스러운 성격의 토니는 극도의 불면증과 불안 증세에 시달립니다. ‘어벤져스’에서 치타우리 족과 싸우다 웜홀에 빠진 경험 때문입니다. 토니와 조우하는 테네시에 거주하는 소년 할리(타이 심킨스 분)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토니가 아이언맨으로서 뉴욕에서 치타우리 족과 싸웠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토르를 지적하는 대사도 삽입됩니다. 엔드 크레딧의 ‘Special thanks to’에는 ‘어벤져스’의 감독 조스 웨던의 이름도 보입니다. 하지만 어벤져스(Avengers)를 상징하는 ‘A’자만 남은 스타크 타워(Stark Tower)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이언맨3’는 성찰의 로드 무비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벼운 성격의 재벌 토니 스타크가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는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 ‘아이언맨’도 로드 무비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지만 ‘아이언맨3’는 토니에게 있어 아이언맨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자아 정체성 회복의 여정이 됩니다.

근거지인 말리부의 저택을 만다린 일당에 의해 파괴당해 아이언맨의 수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토니는 ‘007’의 제임스 본드나 ‘미션 임파서블’의 이던 헌트처럼 맨몸으로 적의 소굴에 잠입해 적과 싸우며 수트의 부재를 통해 수트가 지닌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언맨3’는 2편의 전편들과 달리 상당히 진지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특히 가벼운 분위기 못지않게 액션조차 허전했던 ‘아이언맨2’에 비해서는 분명 인상적인 영화가 되었습니다.

여정의 도중에 소년 할리를 만나는 것도 진지함을 배가시킵니다.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할리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토니는 유사 부자 관계를 형성합니다. 두 사람은 기계 다루기를 좋아하며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원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토니가 극도의 불안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할리이며 토니는 할리로 인해 아이언맨으로 부활합니다. 아들과 같은 할리의 존재로 인해 토니는 성숙을 요구받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할리가 동행할 것을 요구해도 토니는 쿨하게 거부하고 홀로 떠납니다. 할리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소년의 요구에 차분하게 타이르기보다 쌩하고 떠나는 모습은 토니답습니다. 물론 결말에서는 토니가 할리에게 도움에 대해 보답하는 장면도 제시됩니다.

말리부 저택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토니는 동거중인 페퍼(기네스 팰트로 분)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언맨 수트를 입힙니다. 후반부에 킬리언에 의해 익스트리미스에 감염된 페퍼가 결정적인 순간 아이언맨의 수트를 활용해 토니를 위험에서 구출하는 슈퍼 히로인으로 거듭나게 될 것을 암시하는 장면입니다. 기네스 팰트로의 비중은 늘어났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수트와 유사한 색상으로 외장이 변경된 아이언 패트리어트는 비중이 적습니다.

킬리언과의 대결이 승리로 마무리되자 토니는 아이언맨 수트를 모두 파괴하고 아크 원자로조차 버립니다. 그러나 ‘Iron Man Will Return’이라는 최후의 자막과 같이 후속편의 여지를 열어 놓습니다.

익스트리미스의 개발에 성공해 페퍼 앞에 나타나는 킬리언은 홀로그램으로 인간의 뇌를 보이려다 실수로 우주의 홀로그램을 먼저 제시합니다. 가이 피어스가 출연했던 ‘프로메테우스’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인 엔지니어가 만든 우주의 홀로그램을 연상시킵니다. 엔드 크레딧에서는 ‘아이언맨’ 삼부작의 주요 장면이 뮤직 비디오처럼 요약되어 제시됩니다.

아이언맨 - 진지한 히어로에 반기를 들어라
아이언맨2 - 빈약한 액션의 히어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 떼로 나온 영웅들, 악역은 고작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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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멍이아빠 2013/04/28 21:51 # 삭제

    아..그런데

    영화 종료부분에 페퍼를 치료해줬다고 한거 아니었었나요? 제가 심야로 봐서 잘못 들었을수도 있지만
  • 디제 2013/04/28 22:30 #

    지적 고맙습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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