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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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손 - 세월 이겨낸 팀 버튼의 초기작 영화

벌이가 시원치 않은 화장품 외판원 펙(다이앤 위스트 분)는 아무도 찾지 않는 외딴 성을 방문해 화장품을 판매하려다 홀로 남은 기계인간 가위손(조니 뎁 분)을 집으로 데려옵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하던 가위손은 펙의 딸 킴(위노나 라이더 분)에게 반합니다.

팀 버튼의 1990년 작 ‘가위손’은 기계인간과 인간 여성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묘사합니다. ‘가위손’은 근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주인공 가위손은 그의 가장 큰 특징인 양손의 거대한 가위가 드러내듯 외모는 호러 영화의 캐릭터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얼굴이 상처투성이가 될 정도로 가위손의 가위의 위력은 엄청난데 그로 인해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 속에서도 신체 절단이나 훼손에 대한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결과적으로 가위는 살해 도구가 되고 맙니다. 따라서 1981년 작 슬래셔 무비 ‘버닝’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가위손은 기계인간으로서의 탄생 과정은 프랑켄슈타인을, 핏기 없는 하얀 얼굴은 좀비를, 외딴 성에서 홀로 살며 검정색 옷차림은 드라큘라를 연상시킵니다. 클라이맥스에서 마을 사람들이 오밤중에 가위손의 성으로 몰려가는 것은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을 제거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성으로 몰려가는 호러 영화의 전형적인 전개이기도 합니다.

호러 영화의 악역에나 어울릴 법한 주인공이 인간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는 최근 국내에 개봉중인 ‘웜 바디스’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잘 생긴 남자 배우를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의 기괴한 캐릭터로 분장시킨 것 또한 동일합니다. 하지만 ‘가위손’과 ‘웜 바디스’의 결말만큼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가위손’은 할머니가 된 킴이 손녀에게 가위손과의 소녀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액자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피터 팬’에서 웬디가 딸 제인에게 어린 시절 피터 팬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액자 구조에 가깝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소녀의 회상의 대상이 된 남자는 세월이 흘러도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점이나 가위손이 음흉한 조이스의 섹스에 대한 유혹을 거부하며 동정의 소년으로 남는다는 점 의미에 점 피터 팬과 상통합니다. 영화 전반의 동화적인 분위기 또한 ‘피터 팬’과의 비슷하지만 결말의 비극성으로 인해 ‘가위손’은 신화로 승격됩니다.

가위손이 기계인간이며 성 안에는 과자를 만드는 장치를 비롯한 다양한 기계들이 구비되어 있고 가위손을 탄생시킨 발명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는 스팀 펑크의 요소도 갖추고 있습니다.

‘가위손’에서 의외로 두드러지는 것은 미국의 중산층 공동체에 대한 비판 의식입니다. 극중의 공간적 배경은 가위손이 탄생한 성을 제외하면 20세기 중반의 미국인 중산층 마을입니다. 가위손의 검정색 가죽 의상과 동일한 무채색의 성과 달리 마을은 킴의 노란색 의상이 대표하듯 형형색색의 과장된 색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VCR이나 첨단 도난 방지 장치와 같은 20세기 후반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근본적으로 20세기 중반 미국인 중산층 마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킴의 아버지 빌(알란 아킨 분)이 회사에서 패용하는 명찰을 집은 물론이고 외출 시에도 항상 착용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 정리해고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20세기 중반에 대한 향수가 배어 있습니다.

유선전화로 끊임없이 ‘뒷담화’를 늘어놓는 것이 낙인 오지랖 넓은 마을의 여성들과 가위손을 이용해 범죄 행각을 벌이는 킴의 남자친구 짐(앤서니 마이클 홀 분)과 같은 인물들을 통해 팀 버튼은 미국의 중산층 공동체의 폐쇄성과 천박함을 들춰냅니다. 개방적인 민주주의 국가 미국의 이면에 숨겨진 ‘다른 것’에 대한 차별 의식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근본주의적 기독교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의외로 속 깊은 존재로 묘사됩니다.

조니 뎁은 ‘가위손’을 통해 팀 버튼의 페르소나로서 20여 년이 넘는 기나긴 인연을 시작합니다. 조니 뎁과 위노나 라이더는 연인 관계로 발전해 조니 뎁이 오른팔에 ‘WINONA FOREVER’라는 문신을 새기기도 했습니다. 조니 뎁은 여전히 할리우드 대스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위노나 라이더는 자기 관리에 실패해 청순한 매력을 상실한 평범한 여배우로 전락했습니다.

‘가위손’은 서울시립미술관의 팀 버튼 전에 발맞춘 GCV의 팀 버튼 특별기획전의 일환으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무려 23년 전의 작품이기에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 태어난 관객도 적지 않았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사소한 몸짓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몰입했습니다. 역시 좋은 영화는 세월의 무게조차 견뎌내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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