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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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3D - 사기꾼, 세상을 구하다 영화

※ 본 포스팅은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캔자스의 삼류 마술사 오즈(제임스 프랭코 분)는 사기 행각이 발각되자 기구를 타고 도피하다 오즈의 나라에 도착합니다. 서쪽 마녀 테오도라(밀라 쿠니스 분)와 언니인 동쪽 마녀 에바노라(레이첼 와이즈 분)가 자신을 오즈의 나라를 악에서 구하고 왕위에 오를 예언의 마법사로 대하는 것에 오즈는 의아해하지만 엄청난 황금에 눈이 먼 오즈는 사악하다는 남쪽 마녀 글린다(미셸 윌리엄스 분)를 물리치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샘 레이미 감독의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L. 프랭크 바움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던 1939년 작 ‘오즈의 마법사’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영화입니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오즈가 캔자스를 떠나 오즈의 나라에 정착해 왕이 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판타지, 어드벤처, 로맨스, 코미디에 샘 레이미 특유의 호러의 요소까지 엿볼 수 있는 유쾌한 가족 영화입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3D의 본편보다 확 튀는 3D의 오프닝 크레딧을 앞세우는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오즈의 마법사’와의 오마주 및 연결고리로 가득합니다. 연출의 측면에서 캔자스의 흑백 장면에서 오즈의 화려한 원색의 영상은 ‘오즈의 마법사’의 세피아톤의 캔자스에서 화려한 원색의 나라 오즈로 변화한 것과 동일합니다. 캔자스 장면의 4:3 화면비 영상은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오마주이지만 불, 비둘기, 그리고 꽃가루가 4:3 화면 밖으로 튀어나가 검정색 테두리를 침범하며 와이드 스크린 영상을 예고합니다. 이윽고 오즈가 오즈의 나라에 도착하자 화면비는 서서히 와이드 스크린으로 확장됩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오즈의 나라에 도착했을 때 의도하지 않게 살해해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던 동쪽 마녀가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부여받으며 동쪽 마녀의 여동생 서쪽 마녀는 왜 그처럼 추악한 외모의 소유자가 되어 빗자루를 타고 다니게 되었는지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제시합니다. 동양적인 이미지의 레이첼 와이즈와 밀라 쿠니스를 캐스팅해 사악한 마녀 자매로 제시하는데 의상과 분장을 통해 두 사람의 극 중 외모가 매우 흡사해져 설득력이 뛰어납니다.

흥미로운 것은 서쪽 마녀가 샘 레이미의 2002년 작 ‘스파이더맨’에 등장했던 그린 고블린과 너무나 닮았다는 점입니다. 캐릭터를 상징하는 초록색, 매부리코, 불길한 웃음, 사악한 성격, 변신 전과 후의 변화 등은 물론이고 서쪽 마녀의 연기를 내뿜는 빗자루는 그린 고블린의 연기를 내뿜는 글라이더를 빼닮았습니다. 서양의 전설에 등장하는 괴물 중 하나인 고블린에서 착안한 ‘스파이더맨’의 그린 고블린이 서양의 전통적 마녀와 유사한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세세한 디테일까지 빼닮은 것은 샘 레이미가 자신의 흥행작 ‘스파이더맨’에 대한 강한 애착을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에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샘 레이미의 ‘이블 데드’ 시리즈의 주역이자 ‘스파이더맨’ 삼부작에서 카메오 출연했던 브루스 캠벨이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에서 윙키족 병사로 등장한 것 또한 비슷한 맥락입니다.

서쪽 마녀의 라이벌이자 오즈를 둘러싼 삼각관계의 또 다른 한 축인 남쪽 마녀 글린다는 오즈가 캔자스에서 사랑했던 여성 애니와 닮았습니다. 미셸 윌리엄스가 글린다와 애니 1인 2역을 맡은 것 또한 ‘오즈의 마법사’의 조연 배우들이 캔자스와 오즈의 나라에서 각각 배역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한 것과 유사한 맥락입니다.

캔자스에서 오즈의 조수였던 프랭크를 연기한 자크 브래프는 오즈의 나라에서 오즈의 조수가 되는 원숭이 핀리의 목소리를, 캔자스에서 오즈에게 다리를 낫게 해달라고 애원하던 장애인 소녀로 분한 조이 킹은 오즈의 나라에서 도자기 소녀의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오즈가 도자기 소녀를 처음 만났을 때 다친 다리를 치료해줘 다시 걸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캔자스 소녀의 소원을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귀엽고 애처로워 관객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며 상당한 비중을 부여받는 도자기 소녀는 결말에서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을 가족 영화로 완성시키는 캐릭터입니다. CG의 힘을 빌렸기에 창조가 가능한 캐릭터로 피규어 등의 상품화가 기대됩니다.

애니는 게일이라는 성을 가진 남자의 청혼을 받았다고 오즈에게 통보하는데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의 성이 게일임을 감안하면 애니가 훗날 도로시의 어머니가 된다는 암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에서 타이틀 롤 마릴린 먼로를 맡았던 미셸 윌리엄스는 고전적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세세한 요소들 또한 곳곳에 뿌려져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겁쟁이 사자로 보이는 사자가 왜 불을 무서워하는 겁쟁이가 되었는지도 암시되며 허수아비와 양철나무꾼을 합친 듯한 공성병기도 등장합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뮤지컬 쇼를 담당했던 먼치킨들도 등장해 짧게나마 뮤지컬을 맛보게 합니다. 서쪽 마녀의 부하로 등장하는 윙키족 병사들과 하늘을 나는 원숭이들 또한 등장합니다.

따라서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고전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접했는지 여부에 따라 재미와 몰입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나름대로의 오리지널의 요소도 있습니다.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주제의식입니다. 오즈가 3류 사기꾼에서 왕국을 악에서 구원하는 혁명가로 승격되는 것에서 미국독립혁명의 모티브라 할 수 있지만 그는 여전히 사기꾼의 특기인 속임수를 활용해 악으로부터 승리를 거둡니다. 즉 오즈가 자신의 얼굴을 영사시켜 ‘무기’로 활용하는 것은 영화의 대중적 흥행과 사회적 파급력을 비유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객을 완벽하게 속이는 사기와도 같은 큰 쇼를 한 판 벌여 흥행하는 것은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의 본질입니다. 관객의 환상을 충족시키며 완벽하게 속일수록 대중문화는 더욱 높은 평가를 얻으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즈가 항상 쇼를 고민하며 존경하는 인물이 후디니와 에디슨이라는 사실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따라서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제85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아르고’와 마찬가지로 영화가 세상을 구원하는 서사의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아르고’는 실화이고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허구라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주제의식은 동일합니다. 오즈가 표면적으로는 육신을 버리고 영혼만으로 부활해 오즈를 통치하는 것은 예수의 인간으로서의 죽음과 신으로서의 부활을 연상시킵니다.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궁금증도 남깁니다. 왕 노릇을 하며 사랑하는 글린다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된 오즈가 왜 세월이 흐른 뒤 도로시가 나타나자 오즈를 떠나 캔자스로 돌아가려 했는지 심경 변화의 이유가 궁금합니다. 샘 레이미가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과 ‘오즈의 마법사’ 사이에 가교를 놓는 영화를 연출하거나 아니면 도로시가 아닌 오즈의 관점에서 ‘오즈의 마법사’를 리메이크한다면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왜 오즈의 나라와 오즈의 이름이 일치했는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지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도 의문을 남깁니다.

오즈의 마법사 - 60년의 세월을 뛰어 넘는 걸작
오즈의 마법사 - 미국인을 위한 신화가 된 고전 영화

스파이더맨 - 서민적인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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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3 - 두 번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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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13/03/24 19:43 #

    오스카가 튀어야 했던 건 사기행각이라기보다는 남의 아내 꼬셨던 게 발각나서 남편한테 맞아죽지 않으려고 였다는(...)

    저는 고블린보다는 그 뭐시냐, 동쪽마녀의 마지막 발악에서 <드래그 미 투 헬>의 기운을 느꼈죠(...사악한 할마시가 뽈뽈뽈 기어가는~)

    그 나라 이름이 하필 오즈인 것은 역시 오즈 파트가 오스카의 뇌내망상이었기 때문에...? (꿈도 희망도 없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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