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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스탠드 -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영화

※ 본 포스팅은 ‘라스트 스탠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약왕 가브리엘(에두아르도 노리에가 분)이 라스베이거스에서 FBI의 이송 도중 탈출합니다. 국경 소읍의 보안관 레이(아놀드 슈왈제네거 분)는 가브리엘이 멕시코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소수의 부하들과 무기를 총동원해 사활을 겁니다.

한국영화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1호작으로 김지운 감독이 연출했으며 2003년 작 ‘터미네이터3’ 이후 아놀드 슈왈제너거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라스트 스탠드’는 사명감에 넘치는 보안관과 레이싱을 즐기는 마약왕의 대결을 묘사하는 액션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된 공간적 배경은 대도시 라스베이거스와 아리조나의 소읍 섬머톤으로 뚜렷하게 구별됩니다. 라스베이거스를 상징하는 인물은 FBI의 존(포레스트 휘태커 분)이며 섬머톤을 대변하는 인물은 주인공 레이입니다. 존과 직속 부하 필(다니엘 헤니 분)을 비롯한 FBI의 요원들은 검정색 정장을 입고 있으며 레이와 부하들은 베이지색 보안관 제복을 입고 있습니다.

두 개의 공간을 지배하는 색상 또한 라스베이거스는 차가운 검정색과 금속성 푸른색이 주조를 이루며 섬머톤은 태양과 사막을 상징하는 노란색과 베이지색 위주입니다. 레이는 가브리엘을 저지하기 위해 마을 전체를 바리케이드로 삼는데 주민들이 휴일을 맞아 대부분 마을을 떠났기에 가능합니다.

레이가 태양을 등진 역광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아놀드 슈왈제너거의 거구를 강조함과 동시에 그가 태양과 같이 정의와 선을 실현하는 수호자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경을 넘어가는 악당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며 거액의 매수에도 현혹되지 않는 사명감 넘치는 보안관 레이로 인해 ‘라스트 스탠드’는 존 웨인 주연의 20세기 중반 서부극의 서사 구조를 떠올리게 합니다. 현장에서 돋보기를 꺼내들며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민첩한 액션 연기 대신 프로레슬링과 이종격투기를 연상시키는 근접전 위주로 승부하는 등 이제는 나이를 숨기지 못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이지만 나이에 걸맞게 ‘미국의 영웅’으로 격상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놀드 슈왈제너거의 과거 출연작에 대한 오마주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레이가 과거 LA에서 활약했다는 언급은 아놀드 슈왈제너거의 출연작 중 단연 최고인 ‘터미네이터’와 ‘터미네이터2’의 공간적 배경이 LA였음을 상기시킵니다. 무기 수집가 루이스(자니 녹스빌 분)의 소장품인 머신건을 난사하는 장면은 ‘터미네이터2’를 의식한 듯합니다. 레이가 허벅지에 박힌 유리 파편을 아무렇지도 않게 뽑아내는 장면 역시 ‘터미네이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출 무대를 큰물로 옮겼지만 김지운 감독 특유의 색깔도 여전합니다. 신참 부보안관 제리(자크 길포드 분)가 레이를 집으로 찾아오는 장면에서 계단을 올라오다 살짝 넘어지는 장면, 루이스가 전화용 전신주를 넘어뜨리는 장면, 그리고 결말에서 레이가 가브리엘을 만신창이가 된 차량 뒤에 질질 끌고 오는 장면 등의 허무 개그나 조명탄을 맞은 악당의 몸이 좀비처럼 터지는 장면의 잔혹한 웃음 코드 등은 데뷔작 ‘조용한 가족’ 이래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 등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된 것입니다.

달콤한 인생’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긴장감 넘치는 순간에 등장했던 노파 캐릭터는 ‘라스트 스탠드’에서는 비중이 강화되어 직접 총을 들고 악당을 퇴치합니다.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직선적이며 매끄러운 김지운 감독의 개성은 ‘라스트 스탠드’에서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김지운 감독이 한국에서는 마음껏 활용할 수 없었던 다양한 무기를 통해 액션의 강도가 더욱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포레스트 휘태커는 물론 ‘데미지’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들에서 감초로 등장하던 피터 스토메어, ‘칼리토’의 루이스 구즈만, ‘에이리언’의 해리 딘 스탠튼 등 익숙한 배우들과 ‘악마를 보았다’에서처럼 결코 유명하지는 않지만 미모가 돋보이는 여배우들을 캐스팅해 곳곳에 배치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라스트 스탠드’에서는 다른 영상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도 존재합니다. 우선 검정색 슈퍼카 콜벳 C6 ZR1은 극중에서 배트모빌에 비견되지만 그보다는 터보 모드를 활용하던 ‘전격Z작전’의 키트를, 추격전 도중 일체의 등을 끄고 숨는 것은 ‘드라이브’를 연상시킵니다. 오히려 가브리엘이 고층 건물 간의 옥상을 와이어를 활용해 탈출하는 장면이 ‘다크 나이트’의 서두를 떠올리게 합니다. 무기 수집가 루이스가 사무라이의 투구와 일본식 겉옷 하오리를 입고 있는 등장하는 것은 일본 시장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라스트 스탠드’는 김지운 감독 특유의 색깔을 즐기느냐, 그리고 20세기 후반을 지배했던 액션 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느냐 여부에 따라 몰입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지운 감독 특유의 허무 개그 코드를 모르는 할리우드 관객에게는 자칫 타란티노의 아류로 비칠 수도 있으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과거 출연작을 접하지 못했다면 그의 몸짓이 부여하는 의미나 전성기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되는 귀여운 반바지 차림에 무심해질 수 있습니다. ‘라스트 스탠드’는 결코 새롭지는 않지만 107분의 러닝 타임 동안 충분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오락 영화입니다.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서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다음 작품을 기대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조용한 가족 - 가족주의를 조롱하는 코믹잔혹극
반칙왕 -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찰떡궁합 태그 팀
장화, 홍련 - 세트와 소품의 미학
달콤한 인생 - 심플함이 돋보이는 느와르
달콤한 인생 - 두 번째 감상
놈놈놈 - 시각적 쾌감 뿐, 영혼이 없는 웨스턴
놈놈놈 칸 버전 - 간결하거나 혹은 불친절하거나
악마를 보았다 - 잔혹 논란에 묻힌 정당한 평가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Yoon 2013/02/24 15:19 #

    모처럼 영화에 호의적인 글이라 반갑습니다.
    전 재미있게 봤는데 평들이 더 별로라 아쉬웠거든요~
  • costzero 2013/02/24 17:16 #

    아놀드 출연료가 상당했을 텐데 대단한 스케일.
    일단 배우의 격이...
  • 남선북마 2013/02/24 20:33 #

    은근히 눈에 익은 유명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더군요. 이정도 배우들이 모인것 보면 아놀드의 스타파워가 아직 죽지않았다는 반증이 아닐가 싶네요.
    흥행은 망했지만..
  • Spearhead 2013/02/24 20:52 #

    에두아르도 노리에가와 포레스트 휘태커 둘만 보고 생각난 건 밴티지 포인트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보안관모드로 재 프로그래밍한 낡은 터미네이터'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액션영화로서는 괜찮은 영화이지만 이래저래 악재가 많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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