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문라이즈 킹덤 - 12세 소년소녀 사랑의 도피행각 영화

※ 본 포스팅은 ‘문라이즈 킹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년 전 교회에서 만난 소녀 수지(카라 해이워드 분)에 한눈에 반한 소년 샘(자레드 길만 분)은 지속적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집니다. 샘은 스카우트의 야영 도중 도망쳐 가출한 수지와 함께 도피행각을 벌입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은 사랑에 빠진 12세 소년소녀가 아름다운 섬에서 벌이는 사랑의 도피행각을 묘사합니다. 사춘기에 돌입해 예민한 샘과 수지는 가정환경이 원만하지 못하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서로를 쉽게 이해하고 빠져듭니다. 샘은 자신이 직접 만든 귀고리를 수지의 귀를 처음 뚫어 주며 달아주는데 이것은 두 사람의 섹스, 혹은 영원한 사랑을 암시합니다. 이후 샘과 수지는 속옷차림으로 춤을 추다 포옹하고 키스를 나누며 샘의 발기를 수지가 느끼게 됩니다.

도피 행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의 경우 도피 행각의 발각으로 인한 마무리는 결말에 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문라이즈 킹덤’은 중반 이후 샘과 수지의 도피 행각이 1차적으로 종료됩니다. 하지만 샘의 심경과 처지를 이해한 스카우트 동료 소년들의 도움으로 2차 도피 행각이 결말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샘을 따돌렸던 스카우트의 소년들이 알고 보니 좋은 친구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처럼 두 주인공을 둘러싼 어른들 또한 알고 보니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음이 중반 이후에 드러납니다. 누구든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으며 어른이 되었기에 어른들도 샘과 수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단지 샘과 수지와 의사소통이 부족했을 뿐입니다.

당연히 결말은 모든 이들이 행복해지는 해피 엔드입니다. 샘과 수지가 처음 만났던 교회가 두 사람의 사랑이 주변의 어른들에게도 인정받아 결실을 맺는 결말의 공간적 배경이 됩니다.

소년소녀들은 어른이 되기를 갈망하며 어른을 흉내 내지만 이를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은 우호적입니다.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간에 인간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수지는 맏딸로서 부모의 불화로 인한 우울함을 동화와 음악에 의존해 해소하는 소녀로 등장합니다. 샘과의 도피 행각에도 6권의 두툼한 동화책과 묵직한 테이프 레코더를 휴대할 정도입니다. 실존하지 않는 6권의 동화책의 지문은 모두 웨스 앤더슨이 집필했으며 6명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개성이 반영된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을 과시합니다.

두 주인공의 사랑이 절정에 달한 공간으로 마지막 장면에서 이름이 제시되는 ‘문라이즈 킹덤’을 비롯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뉴 펜잔스 섬 등 지도에 등장하는 지명(地名)은 모두 실존하지 않으며 영화를 위해 설정한 가상의 공간입니다. 때 묻지 않은 자연 풍경이 아름다운 섬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수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동화와도 같은 사랑에 빠집니다. 샘과 수지가 처음으로 키스한 문라이즈 킹덤은 태풍으로 인해 사라졌는데 두 소년의 짜릿하고 짧았던 청춘의 한 페이지가 끝이 났으며 결코 되돌아갈 수 없는 찰나의 아름다운 추억임을 의미합니다.

본편은 물론이고 엔드 크레딧까지 물감을 뿌려놓은 듯 선명한 원색의 색감, 수직 혹은 수평으로 정확히 움직이는 카메라 워킹, 등장인물을 화면 정 가운데에 배치하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도록 하는 미장센, 의외의 장면에서 제시되는 고어, B급 정서의 강박적이며 기괴한 만화적 코미디, 연극을 연상시키는 실내 장면, 많은 장면을 짧게 끊어서 배치하는 속도감 넘치는 편집, 아기자기하면서도 독특한 소품 등 웨스 앤더슨의 전매특허는 여전합니다. 붉은 코트를 입고 등장하는 내레이터 역의 밥 발라반은 기상 캐스터처럼 활용되어 ‘문라이즈 킹덤’이 마치 실존하는 공간적 배경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와 같은 느낌을 선사합니다.

1965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했기에 오프닝부터 당시의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를 재현합니다. 갑작스러운 줌으로 등장인물을 포착하는 카메라 워킹 또한 당시 영화에서 주로 활용되던 기법을 재현한 것입니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마다 빛났던 음악은 ‘문라이즈 킹덤’에서도 어김이 없습니다. 클래식과 팝을 절묘하게 선곡해 시대의 분위기는 물론 등장인물의 심리나 서사의 진전도 반영합니다. 엔드 크레딧에서는 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교향악이 삽입되기에 관람석에서 일찍 일어서서는 안 됩니다.

‘문라이즈 킹덤’의 또 다른 매력은 화려한 캐스팅입니다. 브루스 윌리스,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틸다 스윈튼, 하비 카이텔에 의외의 상반신 노출 장면이 삽입된 프랜시스 맥도먼드까지 검증된 배우들의 능청맞은 코믹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1960년대를 대변하는 붉은 색 깅엄 체크 미니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는 수지 역의 카라 헤이워드는 강렬한 아우라를 내뿜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을 연상시키는 1998년생의 소녀로 순수함과 동시에 퇴폐적이며 섹시한 매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 외모가 변하지 않는다면 차후 할리우드를 이끌어갈 여배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다즐링 주식회사 - ‘로열 테넌바움’의 로드 무비 버전
판타스틱 Mr. 폭스 - 성인을 위한 매혹적인 인형극

http://twitter.com/tominodij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