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바람의 검심 - 만화의 성공적 실사 영화화 영화

일본 막부 말기 ‘칼잡이 발도재’라는 별명을 지닌 전설의 검색 켄신(사토 타케루 분)은 10년 동안 정체를 숨기고 방랑합니다.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는 다짐을 역날검을 통해 관철하려던 켄신은 마약업자 칸류(카카와 테루유키 분)와 자신이 버린 검을 지닌 진에(킷카와 코지 분)와 대결하게 됩니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와츠키 노부히로의 동명의 만화를 영화화한 ‘바람의 검심’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작품입니다. 첫째, 만화의 실화 영화화라는 만만치 않은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CG 기술의 진보를 통해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화하는 기획이 할리우드와 마찬가지로 최근 일본 영화계에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가 실사 영화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낳는 데 그쳤습니다. 지면 혹은 브라운관에서나 자연스러웠던 원작의 요소들을 안일하게 옮겨와 어색함이나 유치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반대로 재해석이라는 명목 하에 원작을 지나치게 등한시해 원작의 기존 팬들조차 등을 돌리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일본 영화계의 역량이 과거에 비해 못한 것 또한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람의 검심’은 원작의 요소들을 활용하되 실사 영화에서 부자연스럽지 않도록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특히 주인공 켄신 역을 맡은 잘 생긴 외모의 사토 타케루의 분장과 연기는 만화와 영화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에 성공합니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습니다. 애당초 흑막인 칸류는 만화적인 캐릭터이며 쌍권총을 휘두르는 게인(아야노 고우 분)과 켄신의 1:1 결투에서 만화적인 성향은 극에 달하지만 실사 영화의 허용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원작을 전혀 접하지 않은 관객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서사구조도 만족스럽습니다.

둘째, ‘바람의 검심’은 사실상 일본에서 사멸된 장르인 찬바라, 즉 사무라이 액션 영화를 21세기적 감각으로 훌륭하게 재해석했습니다.

주인공 켄신을 비롯해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찬바라의 전형적인 캐릭터들입니다. 과묵한 성격을 지닌 천하제일의 고독한 유랑 검객 켄신의 설정은 미야모토 무사시를 모델로 한 ‘7인의 사무라이’의 큐조를 연상시킵니다. 칸류의 본거지에 켄신과 동행하는 사노스케(아오키 무네타카 분)는 큰 칼을 지닌 호방한 성격의 무사라는 점에서 헤이안 시대 말기의 실존인물이었던 무사시보 벤케이나 ‘7인의 사무라이’에서 대배우 미후네 도시로가 분했던 키쿠치요와 닮았습니다. 켄신을 둘러싸고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순수한 카오루(타케이 에미 분)와 팜므 파탈 메구미(아오이 유우 분)의 구도 역시 익숙한 것입니다.

켄신과 진에가 최후의 맞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카오루의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제시되는 영화의 주제가 길게 처리되어 일본 영화 특유의 진부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개별 컷의 강약을 조절했으며 빠르게 편집되어 속도감 넘치는 시원시원한 액션 장면은 와이드 스크린을 십분 활용해 찬바라 특유의 매력을 극대화합니다. 이른바 ‘도장 깨기’나 숲 속의 1:1 결투 등 찬바라의 전형적인 요소 또한 21세기 관객의 눈높이에 맞게 구체화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유혈이 낭자해 국내에서는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유혈 장면 중에 특별히 불쾌할 만한 장면은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바람의 검심’에는 NHK의 2010년 작 대하드라마 ‘료마전’의 흔적이 깊게 배어있다는 사실입니다. 감독 오오토모 케이시와 음악을 맡은 사토 나오키는 물론이고 켄신 역의 사토 타케루와 사노스케 역의 아오키 무네타카 등은 모두 ‘료마전’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습니다. 따뜻하면서도 아련한 분위기의 낮과 차가운 분위기의 밤의 영상, 그리고 막부 말기의 동서양이 혼재한 도시의 세트 등 시각적인 요소와 타악기 위주로 사용된 역동적이며 남성적인 음악 또한 ‘료마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안타깝게도 ‘바람의 검심’을 볼 수 있는 상영관은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개봉관수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며 서울에도 두 곳밖에 없습니다. 그 중 한 곳은 규모가 너무나 작아 차마 극장으로 분류하기도 어려운 수준입니다. 멀티플렉스를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이 제작한 소위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엄청난 숫자의 스크린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결코 완성도에 손색이 없는 외국 영화가 수입 및 배급사의 힘이 부족해 도리어 역차별을 당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개탄스럽습니다. 스크린 쿼터는 옛말이 된 지 오래입니다. ‘바람의 검심’이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면 보다 많은 개봉관을 확보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나르사스 2013/01/15 12:16 #

    저거 아이들(초등학교 고학년)에게 보여주면 좋아하려나요...? 보겠다고 자꾸 떼를 쓰는 아이들이...
  • 디제 2013/01/15 12:17 #

    초등학교 고학년이 보기에는 잔혹합니다.

    극장에서야 당연히 입장이 불가능할 테고요.

    중고생은 되어야 될 것 같습니다만...
  • 데니스 2013/01/15 13:09 #

    흠~ 전 이곳서 DVD 종발되길 기다려야 겠네요
  • 옥탑방연구소장 2013/01/15 17:53 #

    참좋았음 블루레이나오길!!!
  • costzero 2013/01/15 18:42 #

    다음에는 아즈미와 켄신의 대결영화가 나오기를...(먼산...)
  • 시엔 2013/01/16 13:17 #

    보고 싶은데 서울에 2곳 밖에 없군요ㅠㅠ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