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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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 - 진부하고 산만한 분장 쇼 영화

※ 본 포스팅은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데이빗 미첼의 2004년 작 동명의 원작 소설을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가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극중의 등장인물 식스미스(Sixsmith)의 이름이 암시하듯 6개의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신화적인 이야기를 묘사하는 성인용 SF 판타지입니다. 영화 제목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두 개의 에피소드에 걸쳐 나이를 먹고 등장하는 식스미스의 동성 연인 프로비셔가 작곡한 교향곡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1849년 태평양부터 2321년 외계 행성에 이르기까지 6개의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은 각각 독립적인 서사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유성 모양의 점이 드러내듯 업보를 진 인물들이 인연을 맺고 다음 생에 환생하며 윤회하는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기에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려한 캐스팅의 배우들은 많으면 7개까지 배역을 맡아 엔드 크레딧에서 제시하듯 다양한 분장과 의상을 선보입니다.

휴고 위빙과 휴 그랜트는 대부분 악역을 맡았는데 특히 휴고 위빙은 영화 속 영화 ‘티모시 캐번디시의 끔찍한 시련’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연상시키는 광기어린 간호사로 여장을 하고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2144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다섯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마치 한국인처럼 분장해 등장하기도 합니다. 잠시 여장을 하고 등장하는 벤 위쇼는 웃음을 유발합니다.

할리 배리와 배두나는 거의 선역을 맡았지만 톰 행크스와 짐 브로드벤트는 선과 악을 넘나드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톰 행크스는 1849년의 에피소드와 ‘티모시 캐번디시의 끔찍한 시련’에서는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1973년 원자력 발전소를 둘러싼 에피소드에서는 선한 인물로 등장하며 1936년을 배경으로 한 두 번째 에피소드와 2321년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인간적이며 이기적인 인물을 맡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를 통해 톰 행크스는 거대한 이야기의 화자의 역할을 부여 받습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운명론과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정의, 음모, 진실, 자유, 속박, 권력에 대한 저항, 인종 차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섹스, 욕망, 원자력 발전 및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 음악과 영화 등 예술에 대한 사랑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3시간에 육박하는 171분의 부담스런 러닝 타임 동안 6개의 에피소드들이 복잡하게 교차 편집되기에 난삽하고 산만한 감을 지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독자가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곱씹으며 읽을 수 있기에서 중간 중간 사색할 틈이 있는 소설과 달리 편집과 러닝 타임의 고정된 틀 안에서 관객이 수동적으로 쫓아갈 수밖에 없는 영화라는 매체의 고유성을 감안하지 않은 것입니다.

등장인물들이 윤회를 통해 다양한 시공간에 재등장한다는 설정은 로저 젤라즈니의 1967년 작 ‘신들의 사회’나 킴 스탠리 로빈슨의 2002년 작 ‘쌀과 소금의 시대’와 같은 SF를 통해 이미 익숙한 것이며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공기인형’에 이어 다시 한 번 해외 출연작에서 과감한 노출을 감행한 배두나에 상당한 비중이 할애되었으며 2144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에서는 당연히 한국어가 대사 및 소품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등장인물에도 손미, 장혜주 등 한국식 이름이 사용되었습니다. 1973년을 배경으로 한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인물도 등장하며 멕시코 공장의 구석에 쌓인 박스에도 한국어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극중에 묘사되는 22세기 중반 서울의 모습은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 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1세기 한국의 현실을 서양인의 관점에서 표피적으로 해석한 렌 와이즈먼의 리메이크작 ‘토탈 리콜’과 차이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신비주의와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의존 외에는 딱히 참신함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영화 본편에 녹아들지 못하고 배우들의 내레이션과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제시되는 설익은 불교적 주제의식과 더불어 22세기 서울의 진부한 비주얼은 산만한 영화의 서사를 더욱 두드러지게 할 뿐입니다. 액션 또한 평범하며 분량도 많지 않습니다. 서양의 관객들에게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신선한 영화일지도 모르겠지만 동양의 관객들에게는 진부하게 수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2세기 중반 인간의 단백질이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는 광우병의 은유와 더불어 ‘매트릭스’를, 배두나가 분한 복제인간 손미가 근무하는 원색의 공간인 식당은 ‘스피드 레이서’를 연상시킵니다. 워쇼스키 남매의 자기복제가 의심스럽습니다. 정보가 차단된 폭압적인 미래의 통제 사회와 그에 맞서는 저항군을 묘사한다는 점에서는 ‘매트릭스’의 아류작이었던 ‘이퀼리브리엄’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복제인간을 도구로 활용한 뒤 자유를 미끼로 비밀리에 제거하는 방식은 ‘더 문’을 연상시킵니다. 전술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까지 이것저것 영화들을 짜깁기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다양한 소재와 형이상학적 주제의식을 혼합해 풍성한 텍스트를 자처합니다. 그러나 긴 러닝 타임 동안 돌이 섞인 설익은 밥처럼 버석거리며 핼러윈의 눈요깃거리와 같은 진부하고 산만한 분장 쇼에 그칩니다.

매트릭스 - 첨단 액션으로 포장된 다층 철학 텍스트
매트릭스 리로디드 -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받는 운명
매트릭스 레볼루션 - 장대한 영웅 서사시의 종장
스피드 레이서 - 워쇼스키 형제에게 가족 영화는 어울리지 않는다

향수 - 에센스보다 여성의 나체에 집착하는 오류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블랙 2013/01/12 09:43 #

    휴고 위빙의 한국인 분장은 스타 트렉의 벌칸인 처럼 생긴 모습이라 어이가 없었습니다.
  • J Mckim From US 2013/01/12 17:07 #

    할리우드는 일반적으로 리드역할 동양남성배우는 고용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헐리우드 그조직 이 백인우월주와 시온주의를 신봉하는 사람 만는단채지요. 휴고 위빙의 한국인 분장은 전통 헐리우드 Yellowface 메이크업
    이지요. 배두나 와 Screen 에비친 동양여성들은 다 백인 sex slave. 전통 헐리우드 스테레오타입.
  • 잠본이 2013/01/12 10:46 #

    얼굴 골격이 다른 타인종으로 분장을 시도한 건 좀 무리수가 컸던 듯...
    한국엔 별 관심 없는데 일본이나 중국 말고 동양 배경으로 참신하게 써먹을데가 어딘가 해서 그냥 내보낸걸지도 모르겠군요(이건 영화보단 원작 문젠가)

  • 제너럴마스터 2013/01/12 11:48 #

    근데 원작은 고증이 상당히 잘된편입니다. 원작 작가인 데이비드 미첼이 한국에 살었거든요. 그덕분에 서울지명뿐만 아니라 부산지명도 자세하게 나와있더군요.
  • 잠본이 2013/01/12 15:34 #

    그럼 결국 영화가 원작의 의도를 못살렸다는 것이니 더 지못미...T.T
  • 강모군 2013/01/12 11:00 #

    아직 안봤는데.. 저도 봐봐야겠어요.. 다들 재미없다고 하던데..
  • 제너럴마스터 2013/01/12 11:49 #

    솔직히 원작 안보면 뭔얘기가 뭔얘기인지 모릅니다.

    본격 책광고죠.
  • 남선북마 2013/01/14 20:08 #

    솔직히 저 어색한 분장이 일부러 의도한게 아닌가 까지 생각해봤네요.. 비싼배우들 출연시켰는데 얼굴 못알아보면 곤란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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