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영화 ‘파우스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박식한 교수 파우스트(요하네스 자일러 분)는 빈곤에 시달리다 못해 반지를 팔기 위해 전당포를 찾아갑니다. 전당포 주인 모리셔스(안톤 아다신스키 분)는 파우스트의 굶주린 배는 물론 쾌락을 채워주며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갑니다. 파우스트는 모리셔스의 음모에 휘말려 살해한 군인의 여동생 마가레테(이솔다 디차우크 분)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듭니다.
괴테의 고전을 러시아 출신의 감독 알렉산더 소쿠로프가 재해석해 201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파우스트’는 인간의 이성과 지식이 본능적 욕망 앞에 흔들리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1.37:1의 화면비와 테두리가 둥글게 잘린 화면 모서리는 흑백무성영화를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대사가 없는 무성영화와 달리 등장인물들이 쉴 새 없이 내뱉는 압도적인 양의 대사에 내레이션까지 겹치는데다 끊임없이 뒤틀리는 영상은 ‘파우스트’가 매우 실험적이며 파격적인 영화라는 사실을 주지시킵니다.
서두의 인체 해부 장면을 비롯해 고어, 호러, 유머, 판타지 등이 마구 혼재된 ‘파우스트’는 관객의 신경을 자극해 영화에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떠들어대고 실랑이하며 소리 지르고 좌충우돌해 근대의 혼란상을 반영합니다. 옷을 벗어도 성기가 없으며 작은 꼬리만이 남아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현신임이 분명한 모리셔스, 모리셔스에 집착해 따라다니는 중년 여인, 파우스트를 넘어서는 ‘발명’을 비밀리에 행한 조수 바그너, 굶주린 아들에 먹을 것을 나눠주기를 거부하고 홀로 식사하는 파우스트의 매정한 아버지까지 일그러진 인물들로 가득한 ‘파우스트’는 매우 기묘한 영화입니다.
인체 해부를 마친 파우스트는 극도의 허기에 시달리는데 죽음과 식욕이 상통하는 것임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모리셔스에 의해 배를 채운 파우스트는 이후 한눈에 반한 마가레테에 대한 정욕으로 불타오릅니다. 가장 본능적인 욕망인 식욕을 채운 이후 다음가는 욕망인 성욕으로 이행된 것입니다. 하지만 배가 차면 인간은 느긋해지기 마련. 파우스트가 굶주리는 동안 신경질적이었던 영화 분위기는 매력적인 마가레테의 등장 이후 차분함을 찾아가며 고전적인 사랑 영화에 가까워집니다.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마가레테의 호기심은 끌어도 몸까지 가질 수 없었던 파우스트는 결국 모리셔스의 힘을 빌립니다. 악마와 혈서를 통해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마가레테와의 동침을 통해 쾌락을 맛보기보다는 허무함과 상실감에 가득 찬 뒷맛만을 느낄 뿐입니다. 바닷물을 퍼마시는 것과 같은 사랑과 섹스의 속성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성기 노출까지 감행하는 마게레테 역의 이솔다 디차우크의 개성적인 매력은 파우스트의 정욕에 공감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은 괴테의 원작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무신론자인 파우스트는 신의 구원에 의존하지 않으며 악마에 패배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악마와 싸워 승리하며 평생 인간의 욕망, 즉 사랑에 충실하기 위해 자유이자 동시에 속박을 찾아 끝없는 제3의 길을 떠납니다. 영화의 주된 공간적 배경은 근대 독일이지만 결말에서만큼은 시공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배경에서 마무리됩니다. 괴테의 원작과는 차별화된 영화만의 주제의식을 앞세운 것입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박식한 교수 파우스트(요하네스 자일러 분)는 빈곤에 시달리다 못해 반지를 팔기 위해 전당포를 찾아갑니다. 전당포 주인 모리셔스(안톤 아다신스키 분)는 파우스트의 굶주린 배는 물론 쾌락을 채워주며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갑니다. 파우스트는 모리셔스의 음모에 휘말려 살해한 군인의 여동생 마가레테(이솔다 디차우크 분)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듭니다.괴테의 고전을 러시아 출신의 감독 알렉산더 소쿠로프가 재해석해 201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파우스트’는 인간의 이성과 지식이 본능적 욕망 앞에 흔들리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1.37:1의 화면비와 테두리가 둥글게 잘린 화면 모서리는 흑백무성영화를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대사가 없는 무성영화와 달리 등장인물들이 쉴 새 없이 내뱉는 압도적인 양의 대사에 내레이션까지 겹치는데다 끊임없이 뒤틀리는 영상은 ‘파우스트’가 매우 실험적이며 파격적인 영화라는 사실을 주지시킵니다.
서두의 인체 해부 장면을 비롯해 고어, 호러, 유머, 판타지 등이 마구 혼재된 ‘파우스트’는 관객의 신경을 자극해 영화에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떠들어대고 실랑이하며 소리 지르고 좌충우돌해 근대의 혼란상을 반영합니다. 옷을 벗어도 성기가 없으며 작은 꼬리만이 남아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현신임이 분명한 모리셔스, 모리셔스에 집착해 따라다니는 중년 여인, 파우스트를 넘어서는 ‘발명’을 비밀리에 행한 조수 바그너, 굶주린 아들에 먹을 것을 나눠주기를 거부하고 홀로 식사하는 파우스트의 매정한 아버지까지 일그러진 인물들로 가득한 ‘파우스트’는 매우 기묘한 영화입니다.
인체 해부를 마친 파우스트는 극도의 허기에 시달리는데 죽음과 식욕이 상통하는 것임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모리셔스에 의해 배를 채운 파우스트는 이후 한눈에 반한 마가레테에 대한 정욕으로 불타오릅니다. 가장 본능적인 욕망인 식욕을 채운 이후 다음가는 욕망인 성욕으로 이행된 것입니다. 하지만 배가 차면 인간은 느긋해지기 마련. 파우스트가 굶주리는 동안 신경질적이었던 영화 분위기는 매력적인 마가레테의 등장 이후 차분함을 찾아가며 고전적인 사랑 영화에 가까워집니다.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마가레테의 호기심은 끌어도 몸까지 가질 수 없었던 파우스트는 결국 모리셔스의 힘을 빌립니다. 악마와 혈서를 통해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마가레테와의 동침을 통해 쾌락을 맛보기보다는 허무함과 상실감에 가득 찬 뒷맛만을 느낄 뿐입니다. 바닷물을 퍼마시는 것과 같은 사랑과 섹스의 속성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성기 노출까지 감행하는 마게레테 역의 이솔다 디차우크의 개성적인 매력은 파우스트의 정욕에 공감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은 괴테의 원작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무신론자인 파우스트는 신의 구원에 의존하지 않으며 악마에 패배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악마와 싸워 승리하며 평생 인간의 욕망, 즉 사랑에 충실하기 위해 자유이자 동시에 속박을 찾아 끝없는 제3의 길을 떠납니다. 영화의 주된 공간적 배경은 근대 독일이지만 결말에서만큼은 시공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배경에서 마무리됩니다. 괴테의 원작과는 차별화된 영화만의 주제의식을 앞세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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