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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 - 풍성해진 서사, 완성도 높인 기사담 영화

※ 본 포스팅은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이하 ‘디렉터스 컷’)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5년 작 ‘킹덤 오브 헤븐’에 약 50분의 러닝 타임을 추가한 작품입니다.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 분)이 아버지 고프리(리암 니슨 분)에 이끌려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이 대치중인 예루살렘에서 펼치는 활약을 묘사한 중세의 기사담입니다.

극장판 ‘킹덤 오브 헤븐’은 개봉 당시 나름의 매력은 있었으나 완성도의 측면에서는 결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 비판이라는 진보적인 주제 의식에도 불구하고 액션 영화로서 썩 만족스럽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144분의 적지 않은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서사의 개연성이 부족해 분절적이며 뜬금없어 미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디렉터스 컷’은 폭스의 압력에 의해 잘려나간 50여 분을 복원해 등장인물 간의 관계를 충실하게 설명한 것은 물론 극장판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등장인물과 액션 장면까지 풍성하게 보강한 완전히 새로운 영화로 재탄생했습니다.

우선 서두에 등장하는 경박한 마을 신부(마이클 쉰 분)가 발리안과 피를 나눈 사이임이 ‘디렉터스 컷’에서 드러납니다. 즉 아버지는 다르지만 어머니는 같은 형제인 것입니다. 발리안이 예루살렘으로 구원을 위해 떠나는 이유로 형제를 죽였다는 근친 살해의 죄의식이 추가된 것입니다. 고프리가 발리안이 거주하는 마을 영주의 성을 방문하며 고프리가 영주의 남동생이라는 사실 또한 제시됩니다. 고프리와 발리안의 혈연관계가 보다 촘촘해진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고프리와 발리안 부자가 각각 사랑했지만 이제는 세상을 떠난 여자들의 생전의 모습 또한 서두에 제시된다는 점입니다. 고프리가 젊은 시절 발리안의 어머니와 사랑에 빠진 장면이나 극장판에서는 사후의 모습만 등장한 만삭의 아내와 발리안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추가되었습니다. 극장판에 삽입되지 않았던 두 남자의 행복했던 과거는 허무하며 불행한 현재와 뚜렷이 대조되어 고프리와 발리안으로 하여금 십자군의 최전선 예루살렘에서 구원을 갈망하는 데 충분한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혈연관계가 추가된 것은 발리안 부자만이 아닙니다. 여주인공 시빌라(에바 그린 분)는 기(마톤 초카스 분)의 아내이지만 그 전에 첫 번째 결혼을 통해 얻은 아들이 신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극장판에서는 볼드윈 4세(에드워드 노튼 분)의 후계자가 시빌라이지만 ‘디렉터스 컷’에서는 시빌라의 아들이 먼저 왕위를 계승해 볼드윈 5세로 즉위합니다. 하지만 볼드윈 5세 또한 볼드윈 4세와 마찬가지로 한센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시빌라가 귀에 독약을 넣어 살해합니다. 투병과 권력 투쟁의 고통을 일찌감치 해소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오빠뿐만 아니라 아들까지 잃은 시빌라의 불행과 구원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강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디렉터스 컷’에서 발리안과 시빌라의 베드신은 노출 장면의 수위가 높아지지는 않았습니다.

대장장이에 불과한 발리안이 살라딘에 맞서 성공적인 공성전을 펼친 것에 대한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발리안이 전술에도 상당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설명하는 장면도 ‘디렉터스 컷’에 추가되었습니다. 공성전이 종료된 후 살라딘으로부터 자유를 얻은 발리안이 예루살렘을 떠나기 직전 기와 1:1 결투를 벌이는 장면 역시 극장판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디렉터스 컷’은 극장판에 비해 고어의 강도가 높아졌습니다.

‘킹덤 오브 헤븐’은 작품상을 비롯해 5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안은 2000년 작 ‘글래디에이터’와 개봉 전부터 비견되었습니다. 주인공의 극적인 인생유전을 앞세운 거대 스케일의 액션 사극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오락 영화이지만 이념적으로는 텅 빈 영화였던 ‘글래디에이터’에 비해 오락 영화로서의 매력은 떨어지지만 이념적으로는 매우 진보적이었던 ‘킹덤 오브 헤븐’은 각각의 주인공이 맞이하는 결말만큼이나 다른 영화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완성도의 측면에서 ‘킹덤 오브 헤븐’은 ‘글래디에이터’와 대등하다고 규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디렉터스 컷’을 통해 ‘킹덤 오브 헤븐’은 ‘글래디에이터’에 필적할 만한 작품으로 부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킹덤 오브 헤븐 -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만 재미없는 기사담
[블루레이 지름]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 일본판

에이리언 - 여전히 유효한 걸작 SF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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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남선북마 2012/12/08 14:15 #

    제발 확장판 블루레이 국내에 발매 좀 했으면.. DVD를 블루레이로 다 갈아치우면서 DVD는 쉰들러 하구 킹덤오브헤븐 확장판만 가지고 있네요.
  • 터미베어 2012/12/08 15:32 #

    개인적으로는 살라딘과 발리앙의 대인배 대결(발:독교인들의 몸값이 지불될때까지 내가 인질로 있겠다. 살:내가 다 내주마.)도 있었다면 어땟을까 하는 영화입니다...뭐...사실 발리앙이 기 드 뤼지앙보다 나이가 많았다던지 이런저런건 좀 패스하지만요..
  • 도발나라 2012/12/08 17:07 #

    PS3를 일본에서 처음 구입했던 당시에 동시에 구입해서 너무 재미나게 봤던 영화네요.
    이 작품은 감독판으로 봐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 즈라더 2012/12/08 17:17 #

    개인적으로 감독판은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여깁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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