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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11월 9일 아시아시리즈 삼성:라미고 - 삼성 완봉패, 탈락 치욕 야구

사직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둘째 날 경기에서 삼성이 라미고에 3:0으로 완봉패해 이번 대회 첫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삼성에 승리한 라미고가 2연승으로 A조 1위를 확정지으면서 삼성은 내일 차이나와의 경기에 관계없이 예선 탈락이 확정되었습니다.

(사진 : 삼성과의 아시아시리즈에 선발 등판해 완봉승을 거둔 라미고 로리)

국제 경기에서 생소한 투수에 막힐 경우 기본 전력과 무관하게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입증된 경기였습니다. 삼성 타선은 라미고의 선발 로리에게 9이닝 동안 단 3안타밖에 얻지 못하고 무려 11개의 삼진을 빼앗기며 무득점으로 완패했습니다.

로리는 직구 구속은 140km/h대 초중반에 불과했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구석구석에 꽂아 넣는 제구력이 훌륭했습니다. 항상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며 사사구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의 안타는 모두 2사 후에 나왔으며 한 이닝에 2명 이상이 출루한 적도 없을 만큼 완전히 묶였습니다.

(사진 :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 홈런을 기록한 라미고 린홍위)

삼성 선발 배영수는 3회말 2개의 사사구와 실책에서 비롯된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중심 타자인 린즈셩과 구어이앤원을 연속 범타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4회말 선두 타자인 린홍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했습니다. 타선이 로리에게 꽁꽁 묶여 있는 상황에서 선취점을 홈런으로 내주는 바람에 삼성은 더욱 쫓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성의 초조함이 반영된 것이 바로 7회말이었습니다. 선두 타자이자 8번 타자인 스즈웨이가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불길한 분위기가 감지되더니 후속 타자인 후앙하오란의 번트를 포구한 1루수 이승엽이 두 번째 투수 심창민에게 악송구하는 실책으로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심창민의 베이스 커버도 다소 늦었지만 이승엽이 심창민보다 1루 베이스를 커버한 2루수 조동찬에게 안전하게 송구했어도 충분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큽니다. 이승엽은 7회말 실책은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공수 양면에서 극도로 부진했습니다.

애당초 라미고보다 삼성이 우위로 평가받았던 것이 바로 투수력과 수비력 때문이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투수력과 수비력 모두 삼성이 라미고에게 밀렸고 이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습니다. 어제 차이나와의 경기에서 엉성했던 라미고의 수비는 오늘만큼은 탄탄했습니다.

7회말 무사 2, 3루에서 권혁이 좌타자 잔즈야오를 상대하기 위해 등판했지만 5구 끝에 2타점 쐐기 적시타를 허용했습니다. 5구를 모두 바깥쪽으로 승부한 포수 이지영의 단조로운 공 배합이 화근이었습니다. 첫째, 오늘 경기 호주 주심이 바깥쪽에 후한 판정을 내렸으며 둘째, 내야 땅볼을 3유간으로 유도해 3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키겠다는 계산에서 출발한 공 배합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너무나 단조로운 공 배합이었습니다. 잔즈야오는 단조로운 공 배합을 읽고 바깥쪽 공에 방망이를 툭 갖다 맞히며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기록했습니다. 2-2에서 5구에 권혁의 장기인 직구를 몸쪽으로 과감히 꽂는 승부를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후속 타자가 거포 린즈셩임에도 불구하고 천구안런을 상대로도 바깥쪽 일변도의 공 배합으로 승부하다 볼넷으로 출루시킨 것 역시 마찬가지로 좋지 않았습니다.

페넌트레이스 - 한국시리즈 - 아시아시리즈를 제패하는 3관왕에 2년 연속 오르겠다는 삼성 류중일 감독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승부 조작 파문과 구단 축소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지만 대만 야구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오늘 경기에서 입증되었습니다. 내년 3월 대표팀을 이끌고 적지인 대만에서 대만 대표팀과 WBC 예선을 치르는 류중일 감독에게 오늘 완봉패의 치욕이 쓴 보약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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