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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Ⅱ - 개인의 광기로 치부하길 거부하다

이언 커쇼의 ‘히틀러 Ⅱ’는 부제 ‘몰락 1936~1945’ 말해주듯 히틀러가 라인란트를 점령하며 정점을 찍은 1936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망하기 직전 베를린의 지하 벙커에서 자살했던 1945년까지의 약 9년 간을 1000페이지에 걸쳐 활자화했습니다.

‘히틀러 Ⅰ’이 히틀러의 탄생인 1889년부터 47세가 되는 1936년까지를 800여 페이지에 걸쳐 묘사했던 것과 비교하면 ‘히틀러 Ⅱ’는 훨씬 짧은 기간을 보다 많은 분량을 할애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히틀러 Ⅱ’는 작자 이언 커쇼가 마치 히틀러의 곁에서 시시각각 일거수일투족을 직접 관찰하며 묘사한 것처럼 매우 생생합니다. 히틀러 본인의 언행은 물론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빌어 히틀러의 심리가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히틀러 Ⅱ’가 ‘히틀러 Ⅰ’에 비해 짧은 기간을 자세히 묘사하게 된 이유는 역시 1939년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 때문입니다. 전쟁 초반 거둔 전격전의 성과로 인해 군사전문가도 아닌 히틀러는 일선 지휘관들을 불신하게 되어 고집불통이 되고 그 결과 무수한 인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물론 전쟁에서도 패전을 자초하게 됩니다. 더욱이 브라이언 싱어가 연출한 ‘작전명 발키리’로 영화화된 것처럼 1944년 슈타우펜베르크가 시도한 히틀러 암살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히틀러의 일선 지휘관 불신은 극에 달해 최전선에서 도저히 실행할 수 없는 무리한 명령들을 하달해 더욱 많은 병사들을 희생시킵니다.

하지만 이언 커쇼는 ‘히틀러가 미쳤다’고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히틀러는 부하들 간에 충성 경쟁을 유도하며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고 유태인 말살의 구체적 수단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부하들이 실행하도록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영악함을 발휘했다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히틀러를 가해자로, 독일 국민을 피해자로 분류하는 이분법 또한 부정합니다. ‘히틀러 Ⅰ’에서도 명시한 같이 히틀러의 대외 확장과 유태인 학살을 지지했던 것이 독일국민 다수였음을 상기시키며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히틀러가 반인류적 범죄를 자행했다고 주장합니다. 즉 히틀러와 그가 낳은 역사적 비극을 ‘개인적 광기’로 규정하는 손쉬운 해석을 경계합니다. 이는 제2의 히틀러가 세계사에 다시 등장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히틀러 Ⅱ’ 역시 ‘히틀러 Ⅰ’과 번역자가 동일한 만큼 구어체 번역과 지나친 만연체 문장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만연체 문장은 어순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 번역했다면 보다 매끄러워 읽기 훨씬 쉬웠을 것입니다.

초보적인 번역 실수도 눈에 띕니다. 886페이지의 두 번째 단락인 6번째 줄부터는 주어가 잘못 번역된 문장이 보입니다. ‘(전략) 히틀러의 치료를 위해 새로 합류한 이비인후과 전문의 기징 박사는 히틀러가 황달을 앓는 동안 모렐의 치료법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모렐은 히틀러가 매일 모렐의 처방에 따라 먹는 ‘괴스터 박사의 가스 억제제’라는 작고 검은 알약이 만성 위경련을 다스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유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었다’에서 두 번째의 문장의 ‘모렐은’은 ‘기징은’이 되어야 옳습니다.

히틀러 Ⅰ - 독일 국민의 방조가 낳은 괴물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Nine One 2012/11/06 16:42 #

    "하지만 이언 커쇼는 ‘히틀러가 미쳤다’고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히틀러는 부하들 간에 충성 경쟁을 유도하며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고 유태인 말살의 구체적 수단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부하들이 실행하도록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영악함을 발휘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죠. 저자가 이 점을 정확히 본 겁니다. 히틀러는 영악하고 간교했습니다. 히틀러를 단순히 광기에 가득차고 유대인에 대한 증오로 색칠한 평가는 잘못된 것이죠. 히틀러 스스로도 매우 고묘했습니다. 힌덴부르크 대통령의 죽음전까지 히틀러가 보여준 행동을 보면 이런 평가가 좀 더 히틀러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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