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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체면치레 홈런’ 득 될까, 독 될까? 야구

SK가 한숨을 돌렸습니다. 어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에 12:8로 승리하며 2연패 뒤 1승을 거둔 것입니다. 3회말 대량 실점으로 6:1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3회말과 4회말 각각 2득점하며 6:5로 추격한 뒤 6회말 6득점하며 대역전극을 펼쳤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포스트시즌 들어 극도의 부진에 빠진 이호준이 8회말 1사 후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는 사실입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8타수 2안타 타율 0.111에 그친 이호준은 4번 타자로서 제몫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4번 타자라면 경기 중 대타로 교체되는 일이 거의 없지만 한국시리즈 티켓이 걸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7회말 대타 이재원으로 교체되었습니다. SK가 5:3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1사 만루의 절호의 기회를 부진한 이호준이 살리지 못할 경우 포스트시즌에서 경기 종반 강한 집중력을 과시한 롯데에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재원은 희생 플라이로 쐐기 타점을 올렸고 SK는 6:3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이호준으로서는 머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이호준은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으나 2:1로 뒤진 6회초 2사 2루의 동점 기회에서 범타로 물러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SK 이만수 감독은 2차전에서 이호준을 벤치에 앉혀두고 이재원을 선발 출전시켰습니다. 이호준은 9회초 대타로 나와 볼넷을 1개 얻었을 뿐입니다.

어제 3차전에서 SK 타선이 17안타를 터뜨리며 12득점하는 사이 이호준은 8회말 다섯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네 번의 득점권 기회에서 삼진 2개를 포함해 안타를 전혀 기록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승부가 갈린 뒤에 터진 홈런은 ‘체면치레’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호준이 홈런의 덕을 볼 지도 미지수입니다. 홈런을 계기로 타격감을 회복할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홈런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호준은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던 플레이오프 1차전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유먼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이후 유인구에 방망이를 쉽게 내며 큰 스윙에 의존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따라서 어제 홈런의 ‘손맛’을 잊지 못해 장타를 의식한다면 4차전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호준의 홈런이 SK 타선에 독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일 어제 경기가 박빙으로 전개된 채 8회말을 맞이했다면 이만수 감독은 플레이오프 5차전과 같이 이호준을 제외시키고 대타 카드를 활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SK의 대승으로 귀결되었다 해도 이호준이 마지막 타석까지 범타로 물러나 5타수 무안타가 되었다면 4차전에서 이호준 대신 다른 선수를 선발 출전시켰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호준이 홈런을 터뜨리자 이만수 감독은 인터뷰에서 4차전에서도 변함없이 이호준을 선발 출전시킬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만일 4차전에 선발 출전한 이호준이 3차전 홈런이 1회성에 그치며 부진을 이어간다면 SK 타선에는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번 타자가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두 말할 나위도 없을 것입니다. 3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터진 홈런이 이호준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 그리고 SK 타선에는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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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EMJ 2012/10/31 15:45 # 삭제

    같은 생각이시네요 ㅎㅎ
    4차전때도 이호준이 엉겁결에 안타 만들긴 했지만 여전히 스윙폭이 크더라구요.
    이호준과 박석민 중에 누가 먼저 타격폼을 되찾느냐가 코시 우승을 결정지을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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