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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아이 - 두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 애니메이션

도쿄 주변의 대학에 재학 중인 여대생 하나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힘겹게 살아가던 중 늑대인간을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딸 유키와 아들 아메를 낳은 하나는 홀로 남매를 키울 수밖에 없게 되자 인적이 드문 산촌마을의 폐가로 이사합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는 늑대인간 남매를 키우게 된 젊은 어머니의 육아 과정을 묘사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항상 웃음을 잃지 말라는 가르침을 깊이 새긴 주인공 하나는 유별나기 짝이 없는 아이들을 홀로 키우면서도 결코 고난에 굴하지 않는 씩씩하며 낙천적인 주인공입니다. 하나가 처음 등장할 때 보이시한 외모의 단발 여대생의 이미지는 애당초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목소리 연기를 맡은 여배우 미야자키 아오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우 닮았습니다. 물론 연기력이 보장된 여배우답게 미야자키 아오이의 목소리 연기 또한 훌륭합니다.

어머니 하나와 더불어 두 아이의 개성 또한 뚜렷하며 대조적입니다. 맏딸 유키는 온색인 붉은색 계열의 머리색과 옷차림이 암시하듯 활달한 말괄량이 소녀입니다. 늑대의 본성을 숨기지 못하고 하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일이 잦습니다. 반면 둘째인 아들 아메는 한색인 파란색 계열의 머리색과 옷차림이 암시하듯 내성적이며 소극적입니다. 드센 누나에 의해 기가 죽은 남동생입니다. 깜찍하고 앙증맞은 두 아이가 인간과 늑대를 오가며 잦은 변신을 하는 것은 역시 실사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의 연출 기법에 적합합니다. 두 아이의 유아기의 목소리를 연기한 아역 배우들의 연기 또한 자연스럽습니다.

연년생 남매의 성격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유키는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초등학교 입학 이후 늑대의 본성을 버리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인간의 삶에 녹아들기 시작합니다. 친구들과 잠시 소원해졌던 유키가 다시 어울리게 되는 계기가 바로 하나가 직접 만든 원피스인데 원피스의 색상이 평소 유키의 상징색인 붉은색과 대조되는 파란색임을 감안하면 유키의 적극성이 인간이 되는 것에 집중되었음을 암시합니다.

반면 아메는 과묵한 성격으로 인해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도 사귀지 못하면서 늑대로서의 본성에 눈뜨기 시작합니다. 인간들과 어울리기보다 숲에서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아메는 숲을 다스리는 늙은 여우의 제자가 됩니다. 두 아이는 자신들의 삶의 방향에 대해 이견을 보이다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정도로 격렬하게 다투는 데 이는 어린 시절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장난쳤던 것과 대칭되는 장면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두 아이가 성장하며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를 빼닮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유키는 어머니 하나의 외모는 물론 낙천적이며 억척스런 성격을 닮게 됩니다. 외로움을 숨기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고독한 남자와 만나게 되는 것까지 비슷합니다. 아메는 아버지의 옷차림은 물론 과묵한 성격과 고독한 삶을 닮게 됩니다. 두 아이가 선택하는 삶 또한 대조적인 길로 갈라지게 됩니다. 비가 오는 날 태어나 ‘비’라는 의미로 이름 지어진 아메가 폭우가 쏟아지는 날 하나의 곁을 떠나는 것은 상징적인 전개입니다. 자식은 언젠가 부모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당연하면서도 숙연한 회자정리의 결말에 도달합니다.

작품의 제목과 서사는 남매의 성장이라는 육아일기에 집중하는 듯하지만 만남과 헤어짐을 모두 경험하며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더욱 성숙해지는 진정한 주인공 하나의 성장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나는 가사와 육아, 농사와 취업 등을 통해 대학생에서 성인, 소녀에서 어머니로 재탄생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메의 성장을 위해 늙은 여우가 아버지이자 스승의 역할을 하듯 하나의 성장을 위해 퉁명스럽지만 속 깊은 노인 나리사키가 아버지이자 스승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나와 유키, 아메 남매의 뚜렷한 개성이야말로 ‘늑대아이’의 최대 매력입니다.

두 아이의 재롱둥이 시절인 중반부까지는 마냥 경쾌하고 즐겁던 작품의 분위기가 두 아이가 사춘기 초기에 접어들어 내적 갈등에 빠져들면서 작품의 분위기가 진지해지는데 동시에 후반부의 속도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아쉽습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전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썸머 워즈’에서처럼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캐릭터 디자인의 선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미형으로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캐릭터 디자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연상시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늑대인간은 카지 료지를, 내성적인 아메의 어린 시절은 이카리 유이 혹은 레이의 어린 시절을, 전학생 소헤이는 스즈하라 토지를, 퉁명스럽지만 속 깊은 노인 니라사키는 후유츠키 코조를 연상시킵니다.

강인하면서도 활달한 여주인공, 귀농, 자연 친화, 판타지, 소수자에 대한 관용 등의 요소들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늑대아이’가 모든 세대에 호소할 수 있는 가족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은 두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스케치북을 통해 귀엽게 장면을 전환하거나 세월의 흐름을 우측에서 좌측으로 패닝하는 교실의 카메라 워킹을 통해 표현하는 연출은 인상적입니다. 오프닝과 엔딩에서 일본어 원제가 아닌 한글 제목 ‘늑대아이’로 타이포그래피가 삽입된 것은 아마도 한국 시장을 위해 별도로 작업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즐거웠던 전반부를 잠식한 뻔한 결말
썸머워즈 - 소재는 사이버 펑크, 주제는 가족주의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레이트 2012/09/20 11:40 #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고서 느낀 점은, 호소다 마모루는 이제 차세대 콘 사도시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별로 기대를 안했는대 보물을 건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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