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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디 - 가족관계만 집중 부각해 아쉽다 영화

1947년 미얀마의 독립을 이끌다 과격파 군인들에 의해 암살당한 아웅 산 장군의 딸 아웅 산 수 치(양자경 분)는 1998년 어머니의 노환 때문에 영국에서 미얀마로 귀국합니다. 여전히 추앙받는 아버지로 인해 미얀마 민중의 희망이 된 아웅 산 수 치는 남편 마이클 에어리스(데이빗 튤리스 분)의 후원으로 군사정권의 독재에 항거합니다.

뤽 베송 감독의 ‘더 레이디’는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미얀마의 정치 지도자 아웅 산 수 치의 극적인 삶을 묘사합니다. 극중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기 직전 아버지로부터 꽃을 받은 것처럼 아버지의 필생의 정치적 과업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아웅 산 수 치는 군사정권의 모진 탄압에 맞서 미얀마 민중의 자유를 위해 운명적인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한국에서 훨씬 가깝지만 폐쇄적인 국가이기에 매우 생소한 나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 속 공간적 배경으로 다뤄진 적도 매우 드뭅니다. ‘더 레이디’는 매우 이국적인 영화입니다.

오락 영화 연출에 감각을 지닌 뤽 베송의 영화답게 촬영과 편집에 공을 들여 딱딱한 정치 영화나 다큐멘터리보다는 인간 드라마나 가족 영화에 가깝습니다. 미얀마의 역사나 정치 상황보다는 아웅 산 수 치의 인간적인 측면과 가족 관계에 초점을 맞춥니다. 따라서 영화의 절반은 미얀마가 아닌 아웅 산 수 치의 영국인 남편 마이클 에어리스와 두 아들의 모국인 영국을 공간적 배경으로 할애합니다. 정치적 조력자이자 동지였던 영국인 남편을 부각시킴으로써 미얀마에만 공간적 배경이 국한되고 영화의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것을 경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더 레이디’는 아웅 산 수 치가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 미얀마의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 대한 묘사가 부족합니다. 아버지 아웅 산이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이었으며 미얀마 내부에는 어떤 정치적 갈등이 과거부터 상존해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군사정권 대 아웅 산 수 치’로 갈등 구도를 단순화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습니다. 중반 이후 가택 연금과 가족과의 어려운 상봉이라는 비슷한 장면이 반복 제시되어 다소 지루한 만큼 미얀마의 역사와 현실을 중간 중간에 삽입했더라면 아웅 산 수 치의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지루함도 덜했을 것입니다.

군사정권의 잔혹함보다는 어리석음이 부각된 것도 아쉽습니다. 점성술에 의존하며 즉흥적인 결정을 일삼는 집단으로 군사정권이 희화화된다는 점에서 미얀마의 정치 현실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룬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빈국 미얀마의 민중이 삶이 군사정권에 의해 얼마나 피폐화되었는지 묘사하지 않는 것도 아쉽습니다. 미얀마 민중의 삶이 구체적이며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면 군사정권의 야만성과 더불어 아웅 산 수 치의 투쟁의 정당성이 보다 선명하게 부각되었을 것입니다. 즉 ‘더 레이디’는 미시적 관점에 집착해 거시적 관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시적 측면에서 ‘더 레이디’가 만족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아웅 산 수 치가 아버지의 암살 이후 왜 어머니와 따로 떨어져 지내게 되었으며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극중에서 엄청난 비중을 부여 받는 남편과는 어떻게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지 않습니다. 과거 회상 장면을 삽입하기 어려우면 대사를 통해서라도 짤막하게 언급했더라면 의문은 다소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남편과 만나게 된 계기가 극중에서 다뤄졌다면 고난 속에서도 무한한 지지를 견지하는 남편의 사랑이 보다 설득력을 지녔을 것입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민중을 학살하며 아웅 산 수 치를 가택 연금을 시킬 정도로 가혹한 미얀마의 군사정권이 아웅 산 수 치가 외국의 라디오 방송을 듣도록 방치했는지, 아니 미얀마에서 외국의 라디오 방송을 듣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실제 인물들과 매우 닮았습니다. 아웅 산 수 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두 남자인 아웅 산과 마이클 에어리스는 물론 다이어트를 통해 타이틀 롤 아웅 산 수 치를 빼닮기 위해 노력한 양자경의 노력도 빛을 발합니다. 과거 쿵푸 영화의 액션 스타였던 양자경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의 배역을 맡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는 점 하나만으로 ‘더 레이디’는 가치가 있습니다.

레옹 - 잔혹 동화 혹은 '니키타'의 프리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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