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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추격전 장면은 옥에 티? 영화

※ 본 포스팅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개봉 이후 주말이 지나며 다양한 평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걸작이라며 만족스럽다는 호평도 있지만 전작 ‘배트맨 비긴즈’나 ‘다크 나이트’와 비교해 못하다는 평도 있고 배트맨의 세계관이나 삼부작에 무관심한 상태에서 관람해 지루했다는 혹평도 있습니다.

아마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개봉일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예매 전쟁을 이겨내고 개봉 초기에 관람해 만족스러워한 열혈 팬의 입소문을 전적으로 신뢰한 일반 관객이라면 165분의 긴 러닝 타임이 부담스러우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듯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대중 매체를 통해 슈퍼 히어로를 쉽게 접하며 성장하는 미국과 달리 슈퍼 히어로가 소수의 매니악한 취미로 국한된 한국의 풍토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수용하는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옥에 티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선 베인 일당의 증권거래소 습격은 낮에 이루어졌는데 탈출한 베일 일당과 배트맨, 그리고 경찰이 어우러져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밤이라며 촬영과 편집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거래소는 낮에 개장하며 배트맨의 등장은 밤이 어울리기에 낮에서 밤으로 시간이 이행된 것으로 의도적으로 연출한 듯합니다. 따라서 베인 일당의 증권거래소 습격은 폐장 즈음이며 오토바이를 활용한 탈출은 해질녘, 그리고 배트맨이 가세한 추격전은 일몰 후 저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무수한 경찰차들과 대치한 배트 포드가 경찰차를 향해 돌진하는 장면에서 경광등이 빛나는 장면 연출은 시간적 배경이 밤이어야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이 추격전 장면은 더 배트의 등장으로 마무리되는데 경찰에게는 미지의 존재인 더 배트의 첫 등장 역시 신비롭게 연출되기 위해서는 시간적 배경이 밤인 것은 당연합니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베인이 풋볼경기장에서 외친 ‘시민 혁명’의 실체가 영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베인은 허위에 가득 찬 경찰로부터 권력을 빼앗아 시민들에게 되돌려준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무정부 상태의 5개월 여 동안 약탈 외에 시민들은 구체적인 반응이 묘사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를 응용한 조커의 게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이상적인 형태로 어쨌든 묘사되지만 그나마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거의 묘사되지 않습니다.

5개월 동안 지하에 감금된 3천여 명의 경찰들이 어떻게 식량과 연료를 조달한 것인지도 묘사가 부족합니다. 그처럼 많은 인원의 식량과 연료를 베인 일당의 눈을 피해 조달할 수 있다면 지하에서 탈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텐데 식량과 연료만 구했을 뿐 폭탄이 터지기 직전을 제외하면 탈출기도조차 하지 않는 것도 어색합니다. 베인이 배트맨을 살려둔 이유는 분명하지만 왜 경찰은 살해하지도 않는 것은 물론 전멸(아사)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방치해 후환을 남긴 것인지 궁금합니다.

미란다가 라스 알 굴의 딸 탈리아라는 종반의 반전에 앞서 암시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베인이 원자로에서 이사들의 지문을 요구할 때 순순히 지문을 날인하며 폭스에게도 권하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 암시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자를 돕는 사업가를 자처하던 미란다가 스스로 나서 너무나 쉽게 악에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그에 앞서 알프레드가 떠난 성에서 미란다가 부르스와의 동침하기 직전 ‘고난은 사람을 바꾸기 마련’이라는 요지의 대사를 언급합니다. 이는 불행한 출생과 어머니의 참혹한 죽음, 그리고 지하 감옥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해 ‘어둠의 사도’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미란다의 고난으로 가득했던 삶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인 블록 버스터이기에 배우들의 연기는 묻히기 십상이지만 브루스와 두 번에 걸쳐 이별하는 알프레드 역의 마이클 케인의 울먹이는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뒤흔듭니다.

영화에 앞서 새로 바뀐 DC 코믹스의 로고는 ‘슈퍼맨’의 주인공 클라크가 슈퍼맨으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착안한 듯하지만 이전 로고에 비해 밋밋합니다. 풋볼경기장 장면에서 한국계 선수 하인즈 워드가 소년이 미국 국가를 부르는 장면부터 등장해 유일한 생존자가 되는 것도 이채롭습니다.

IMAX와 비교했을 때 일반 디지털 역시 화질의 선명도가 떨어집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마무리한 최종적인 원본 소스가 애당초 선명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디지털은 IMAX에 비해 화면 손실이 많아 정보량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IMAX 관람은 필수적입니다. 개봉 첫날 왕십리 IMAX의 열광적인 분위기와 달리 일반 디지털 상영관의 평일 조조의 객석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밋밋하다 할 정도로 매우 심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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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oIHLo 2012/07/24 18:00 #

    요즘 웬만한 영화는 다 디지털로 후반작업하는데 놀란만 필름으로 끊고 그걸 스캔하는 거라서요 (...)
  • 잠본이 2012/07/24 18:27 #

    아마 블록버스터급 영화 찍는 감독 중에선 거의 마지막까지 필름을 고집하는 사람이 아닐까 할 정도(...)

    베인이 외친 혁명은 사실 폭탄의 폭파방법이 2가지 있다는 사실이 나올 때부터 허구임을 알 수 있게 되어있죠. 결국 이리저리 외친 명분은 다 뻥이고 진짜 하고싶었던 건 헛된 희망을 심어주어 고담을 더욱 고통받게 한 뒤에 싸그리 날려버리는 걸로 라즈알굴의 사명을 완성하는 것뿐이라고 생각됩니다. '두 도시 이야기'나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라 운동' 등의 소스에서 여러가지 따오긴 했는데 사실 놀란이 하고싶었던 얘기는 그냥 나락까지 떨어진 뱃맨이 어떻게 다시 일어나 인간 브루스 웨인으로서 퇴장하느냐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혁명은 결국 배경이자 장식에 불과했다는 느낌밖에 안 드네요.

    미란다가 수상하다는 복선은 그 외에도 2가지 있습니다. 브루스와 베드신 찍은 뒤 등에 수상한 흉터가 있더라는 점, 그리고 군 특수부대원들이 고담에 침투하여 중요인물과 접촉한 뒤 밀고자 때문에 전멸당한 부분입니다. 폭스나 고든, 블레이크 등등 주역급 인물을 제외하고 나면 밀고자로 의심할 만한 인물은 거의 하나로 압축 가능하게 되어있죠. 사실 진짜 문제는 복선의 유무보다는 기껏 베인의 비중까지 희생하면서 두두둥 하고 등장한 주제에 그 뒤에 하는게 별로 없이 갑작스레 퇴장해서 허무감을 남긴다는 점이죠. (인셉션을 본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배우 얼굴 보며 망상이라도 하겠는데 그게 불가능한 관객에겐 '쟤 뭥미?'밖에 안되니)
  • 김캐리버 2012/07/24 19:35 # 삭제

    고담경찰들의 경우는 베인이 생필품을 보급해 주었습니다.
    실재로 베인은 지하의 입구마다 병력을 배치해서 감시하기도 했고요.
  • gummy panda 2012/07/24 22:31 #

    다들 이부분을 많이 헷갈려하는것 같네요
    영화에선 베인이 경찰들은 안전한 보호하에 감시하겠다고 대사까지 있었는데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2/07/24 21:15 #

    개인적으로 팀버튼 배트맨이 훨씬 좋았던듯...요즘 배트맨은 배트맨이 아닌 것 같습니다.
  • 블랙 2012/07/24 22:36 #

    베인 일당이 증권거래소를 습격하기 직전에 어떤 여자가 들어가는 모습이 뒷모습만 강조되어 나왔었는데 혹시 그 여자가 탈리아 였던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무 상관없는 엑스트라였을지도 모르겠지만...
  • Charlie 2012/07/25 10:21 #

    베인과 미란다가 원하던 것은 '거짓된 약속과 주장을 통한 통제'였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찰을 다 죽여버렸다면 시민들이 패닉에 빠져서 제대로 통제될 수 없었을지도 모르니까요.
    목을 매달거나 얼음에 빠트려 죽이거나의 두가지 선택밖에 없는 약식 재판이나마 행해진것도 그런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지만... 감독의 의도는 상상할 수 밖에 없으니 또 모르죠. ;)
  • sentinel_2 2012/07/29 12:39 # 삭제

    개인적으로 베인의 행적들을 볼 때, 그를 '공상적 사회주의자'라고 보았습니다. 생산수단 뿐만 아니라 생활수단까지 사유 재산제를 폐지하고 이상적인 평등을 이룩하려 한다는 점에서요.
    이러한 논리에서 자본주의적 세력 관계를 유지하는 공권력을 방해 세력으로 간주, 지하에 가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경찰을 죽이지 않은 것은 '불필요한 살생'을 피해가는 뉘앙스를 이전 이후에도 여러 번 보이는데, 이 때문에 보급 등의 문제를 의도적으로 방치한 것 같기도 합니다.
    배트맨이 돌아오지 않는 가정하에서는 대중적 지지를 기반으로 한 혁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상태이고 (물론 공상적 사회주의는 맑스 등의 사회주의자에 의해 이미 반박되었지만요..)
    공권력을 이루는 개별 요소들은 노동자층과 연대가 가능한 중산층 이하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혁명에 큰 무리가 된다고 판단치 않았던 듯합니다...
  • 세계의적 2012/07/29 18:35 #

    미란다가 탈리아 라는건 잠본이님 말씀대로 등뒤의 흉터도 있고, 저는 무엇보다 베인이 라즈 알 굴의 아들 인가 하는 얘기가 나올때 '응? 그럴리가? 탈리아는?'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대충 눈치 챘습니다.
    (어차피 인물 관계등은 영화 속에서 완전히 재구축 되긴 하지만) 원작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 할 테니 별로 '누구나 깜짝 놀랄 반전' 을 의도한것 같지는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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