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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 익숙하지만 매력적인 가족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소녀 모모는 어머니 이쿠코와 함께 도쿄에서 세토나이카이의 작은 섬으로 이사합니다. 낯선 환경에서 친구도 사귀지 못해 외로운 모모의 앞에 이와, 카와, 마메의 세 요괴가 나타납니다.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아버지의 죽음과 환경의 변화를 동시에 겪으며 성장하는 사춘기 소녀를 묘사합니다. 원제 ‘모모에의 편지’에서 알 수 있듯이 아버지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를 중심으로 모모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내용의 가족 애니메이션입니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이 2000년 작 ‘인랑’ 이후 12년 만에 연출한 작품이기에 여러모로 ‘인랑’과 비교됩니다. 두 작품 모두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캐릭터 디자인까지 맡은 작품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미형 캐릭터와 달리 선이 단순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의 남자 주인공에 해당하는 요타가 성인이 되면 ‘인랑’의 주인공 후세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닮았습니다.

캐릭터의 선이 단순한 대신 사실적인 배경 작화에 공을 들인 것 또한 ‘인랑’과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의 공통점입니다.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이 자신의 고향인 세토나이카이를 아름답게 묘사해 눈을 즐겁게 합니다. 결말에서는 세토나이카이의 지역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스포츠신문 1면에 이 지역 연고의 프로야구팀 히로시마 카프가 등장합니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이 가족 애니메이션치고는 다소 건조한 분위기를 지닌 것 또한 ‘인랑’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하드보일드한 성인용 애니메이션 ‘인랑’과 가족 애니메이션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주제 의식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인랑’이 염세주의와 성악설에 기초한 참혹한 결말을 제시한 반면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에서는 악역은 등장하지 않으며 낙천적인 결말에 도달합니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지브리의 애니메이션과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이웃집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같은 지브리의 작품들은 물론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나 ‘썸머워즈’와 같은 작품을 연상시킵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 레터’와 같은 실사 영화를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제 의식과 서사 구조의 측면에서는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참신한 작품이라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족 애니메이션은 애당초 부담 없는 작품이 일반적인 만큼 참신함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서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이 폄하될 필요는 없습니다. 익숙함을 즐기며 세세한 차이를 찾는 것 또한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세 요괴는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와, 카와, 마메의 세 요괴는 각각 바위, 시내, 콩을 의미하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작명으로 보이는데 이와는 바위처럼 덩치가 크며 카와는 시냇가에 사는 개구리를 닮았고 마메는 콩처럼 자그마합니다.

익살스러우며 귀여운 세 요괴를 맡은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야말로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직 아워’, ‘멋진 악몽’에 출연했던 배우 니시다 토시유키가 분한 이와와 베테랑 성우 야마데라 코이치가 분한 카와, 그리고 폭넓은 배역을 소화하는 배우 겸 성우 쵸가 분한 마메의 목소리 연기는 능청스러운 캐릭터 작화와 멋들어지게 어울립니다. 특히 이와와 카와는 목소리 연기를 맡은 니시다 토시유키와 야마데라 코이치의 외모를 참고해 캐릭터 디자인을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흡사합니다.

세 요괴는 아버지를 잃은 모모를 보호하고 성장을 이끌며 부성의 존재를 대신합니다. 모모가 두려워했던 다이빙을 성공시키는 것은 이와의 몫입니다. 아울러 세 요괴는 친구가 없는 모모의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항상 먹을 것을 탐내며 말썽을 일으킨다는 점에서는 반려동물과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세 요괴의 성을 굳이 구분하면 남성에 가까운 것도 여주인공인 모모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연출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 요괴를 이외에도 요타와 우미 남매의 작명 또한 의도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요타[陽太]는 태양을 거꾸로 한 이름이고 우미[海美]는 아름다운 바다를 의미하며 음도 바다[うみ]와 동일한데 남매의 이름은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킵니다. 자칫 서먹하게 해지기 쉬운 모모와 요타의 관계를 매끄럽게 해주는 윤활유와 같은 캐릭터가 우미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모모에게 요타가 있듯이 모모의 어머니 이쿠코에게는 동창인 집배원 코이치가 있는 것 또한 동일한 구도라 할 수 있습니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결코 참신한 작품은 아니지만 전통과 지역성을 단순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 아닌 가족 애니메이션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소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인랑 - 사랑과 배신에 관한 잔혹한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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