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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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D로 두 번째 관람 영화

※ 본 포스팅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리뷰였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IMAX 3D - 아버지들을 잃으며 성장하는 소년 영웅’에서 친아버지 리차드(캠벨 스콧 분), 삼촌 벤(마틴 쉰 분), 그리고 그웬의 아버지 스테이시 경감(데니스 리어리 분)까지 세 명의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피터/스파이더맨(앤드류 가필드 분)이 성장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피터/스파이더맨이 진정한 영웅으로 자리 잡게 되는데 도움을 주는 아버지는 세 사람 뿐만이 아닙니다. 넓게 보면 타워 크레인 기사인 잭의 아버지(C. 토마스 하웰 분)도 피터/스파이더맨의 아버지 역할을 하며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받습니다.

뉴욕 윌리엄스버그 다리에 리자드(리스 이판 분)가 처음 출현했을 때 소년 잭(제이크 키퍼 분)을 위험에서 구조해달라며 잭의 아버지가 간청하자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가면을 벗어 잭에게 씌워 구조합니다. 잭이 스파이더맨의 가면을 쓰는 행위는 피터가 아버지 리차드의 영향으로 스파이더맨이 된 것을 연상시킵니다.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혹은 어머니와 딸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의 조합이 제시되는 이 장면 역시 의도적으로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부성애가 두드러지도록 연출된 것입니다.

리자드와 최후의 결투를 벌이기 직전 스파이더맨이 경찰에 피격당해 부상을 입어 이동 능력이 떨어지자 타워 크레인 기사들을 끌어 모아 도움을 주는 인물이 잭의 아버지입니다. 스파이더맨은 잭의 아버지를 통해 네 번째 아버지(순서상으로는 세 번째이지만 비중의 측면에서 보면 목숨을 건 것은 아니므로 네 번째라 해야 적절할 듯)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동시에 ‘시민의 영웅’으로 완성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슈퍼 히어로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에 해당하는 슈퍼 히어로의 여자친구가 악역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슈퍼 히어로가 구출하는 장면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로 찾아온 리자드와 스파이더맨이 결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그웬(엠마 스톤 분)이 피터에 잠시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양념에 그치며 결정적인 위험에 처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삼부작에서는 매 편마다 메리 제인이 악역으로 인해 생명의 위험에 처하고 스파이더맨이 구출하는 공식이 반복되었으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이 같은 패턴이 제시되지 않습니다. 삼부작에서 수동적인 여성이었던 메리 제인과 달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지적 능력이 뛰어난 영재 여고생인 그웬의 캐릭터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는 여자친구가 주인공이 초능력을 지닌 것을 알게 된 후 초능력을 활용하는 로맨틱한 장면이 제시되곤 하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피터/스파이더맨이 그웬을 동반해 시가지를 비행하는 장면이 매우 짧게 삽입되었습니다. 영화의 호흡이 전반적으로 길어질 것을 우려해 짧게 편집된 것으로 보이는데 초반부나 에필로그 장면을 다소 줄이더라도 비행 장면이 보다 길게 제시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결말에서 스테이시 경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터가 그웬과 이별을 결심하지만 학교 수업 장면에서 피터가 그웬에 ‘약속은 깨져야 제 맛’이라고 속삭이며 다시 만날 것을 선언하는데 만일 감독이 샘 레이미였다면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처럼 종결한 뒤 후속편에서 재회하는 것으로 연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전반적으로 경쾌한 분위기의 영화이기에 피터와 그웬의 재회를 암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피터가 그웬에 속삭이기 전 교사가 ‘소설의 유일한 테마는 ‘나는 누구인가?’뿐’이라고 언급하는 대사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비롯한 슈퍼 히어로 영화의 주제 의식을 직접적으로 제시합니다.

‘스파이더맨’ 삼부작뿐만 아니라 마크 웹 감독의 전작 ‘500일의 썸머’에서는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삽입되어 심리 상태를 묘사했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내레이션이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좋게 말하면 경쾌하고 나쁘게 말하면 경박한 피터/스파이더맨의 심리를 엿볼 수 없도록 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제3자에 머물도록 의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반에 제시되는 피터의 집에서 아인슈타인의 포스터가 엿보이는데 이후 피터가 오스코프사를 방문해 거미에 물려 스파이더맨이 되는 장면에서 착용한 검정색 티셔츠에도 아인슈타인의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피터가 아인슈타인에 비견되는 천재라는 암시입니다. 오스코프사에서 피터가 거미에 물리기 직전 제시되는 특수 재질의 섬유는 그가 스파이더맨이 된 뒤 오스코프사에서 주문해 손목에서 발사되는 거미줄의 재료로 활용됩니다.

리자드의 존재를 제보하는 이에게 현상금을 내건 타블로이드 신문 기사를 본 피터는 하수구에서 리자드의 사진을 촬영하려 하는데 한글 자막으로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신문의 정체는 데일리 뷰글입니다. 삼부작에도 등장했던 악명 높은 조나 제임슨이 편집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피터가 훗날 사진을 제공하게 되는 신문사가 먼저 소품인 신문으로 제시된 것입니다.

엔드 크레딧 이후 리자드와 대화를 나누는 인물은 속편을 노골적으로 암시합니다. 삼부작에서 그린 고블린으로 등장했던 노먼 오스본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오스코프사가 처음 제시되는 건물 내부의 장면에서 실루엣으로만 제시됩니다. 친구 플래시(크리스 질카 분)와 라싸(이르판 칸 분)의 존재 또한 속편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자드가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생존한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에 앞서 피터/스파이더맨을 결정적인 순간 추락으로부터 구원하는 리자드의 모습은 ‘블레이드 러너’의 결말을 연상시킵니다.

스파이더맨과 리자드가 혈투를 벌이는 학교 도서관 장면에서 한가롭게 음악을 듣는 인물은 원작자이자 제작자로 참여한 스탠 리입니다. 그는 삼부작에서도 제작자이자 카메오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엔드 크레딧의 마지막에서는 삼부작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모두 제작자로 참여했으나 2011년 사망한 로라 지스킨을 추모합니다. 사족이지만 IMAX 3D와 2D를 굳이 비교하면 관람료만큼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스파이더맨 - 서민적인 영웅
스파이더맨 2 - 워커 홀릭 히어로의 고군분투
스파이더맨 3 - IMAX DMR 2D
스파이더맨 3 - 두 번째 감상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IMAX 3D - 아버지들을 잃으며 성장하는 소년 영웅

500일의 썸머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시작해 ‘클로저’로 끝나다
dvd로 다시 보는 ‘500일의 썸머’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2012/07/05 17: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잠본이 2012/07/06 22:59 #

    그 바이오케이블 가격이 만만치 않을텐데 고교생 용돈으로 충당할수 있을까 싶더군요.
    현장에 남겨진 거미줄을 누가 분석해서 오스코프와 관련성이라도 밝혀내면 특허소송 크리(...)
  • Khayr 2012/07/07 00:21 #

    3D로 못 본게 아쉬워서 다시 볼까... 싶었는데, 그렇게까지 3D에 특화된 영화는 아닌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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