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프로메테우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국내 개봉 이후 찬반 논란에 휩싸이며 흥행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124분의 러닝 타임에는 애매한 장면들이 너무나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설정에 관해서는 물론 등장인물들의 동선에 대한 의문 또한 적지 않습니다. 관객에게 제시되는 정보들은 오히려 새로운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극중에서 친절하게 규명되지 않습니다.
대사 한 마디 없는 오프닝부터 의문을 자아냅니다. 엔지니어가 성스러운 죽음을 감행해 물에 빠져 DNA가 재조립되는 오프닝은 인류의 기원을 암시하지만 영화 중반에 제시되듯 엔지니어와 인간의 DNA가 완전히 동일해지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엔지니어의 DNA가 유기물부터 시작해 장구한 세월의 진화를 거쳐 인간이 되어 시조격인 엔지니어와 DNA가 완전 일치하는 것은 희박한 확률로 보입니다. 엔지니어가 직접적으로 인간을 창조했다면 DNA가 동일할 수 있지만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진화를 거치는 간접적인 방식이라면 DNA가 동일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과연 엔지니어가 인간을 창조할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 만일 창조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에이리언을 병기화해 창조물인 인간을 멸망시키려 한 이유는 무엇인지 모두 의문입니다. 인간의 창조는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기에 에이리언을 활용해 멸망시키려 한 것인지 아니면 에이리언의 병기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간을 창조한 뒤 멸망시키려 한 것인지 극중에서 규명되지 않습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누미 라파스 분) 또한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결말에서 지구 귀환을 선택하지 않고 엔지니어의 별을 찾아 떠납니다.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의문은 그들의 대사가 한 마디도 관객에게 제시되지 않는 엔지니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메레디스(샤를리즈 테론 분)는 왜 프로메테우스에 탑승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아버지 피터(가이 피어스 분)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효심이 부족하며 웨이랜드사의 책임자라고 하기에는 에이리언의 숙주가 된 찰리(로건 마샬 그린 분)를 주저 없이 살해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전 시리즈에서 에이리언을 지구에 가져가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웨이랜드사의 인물(혹은 안드로이드)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부여받는 안드로이드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 분)의 행동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에리이언’에서 이안 홀름이 분했던 안드로이드 애쉬가 그랬듯이 에이리언에 대해 강렬한 호기심을 지녔으며 지구에 가져가려는 의도를 보이는데 엔지니어와의 직접 대면을 통한 불사불멸 외에는 무관심한 피터나 에이리언에 호의적이지 않은 메레디스를 감안하면 피터나 메레디스가 에이리언을 지구에 가져가라는 데이빗에 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피터와 데이빗의 사이에 오간 밀담의 내용을 궁금해 한 메레디스가 데이빗을 강하게 추궁했던 것을 보면 메레디스와 데이빗의 관계는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피터도, 메레디스도 아닌 제3의 인물이 데이빗에게 에이리언 배양 및 지구로의 반입을 지시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마이클 패스밴더가 피터 오툴처럼 분장한 배역 데이빗이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즐기며 영화 속 대사를 읊조리고 감정을 지니며 진화하는 것처럼 암시되는데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타이틀 롤 로렌스처럼 강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모험의 길을 선택해 에이리언의 배양을 실행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즉 웨이랜드사의 명령 없이 데이빗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에이리언에 대한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데이빗이 남자친구이자 동료인 찰리를 데이빗이 간접적으로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엘리자베스는 결말에서 데이빗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딜레마에 놓였다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들이 자신의 창조물인 에리이언으로 인해 LV-223에서 절멸했듯이 인간인 엘리자베스 또한 인간의 창조물인 데이빗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데이빗은 프로메테우스호의 파괴와 웨이랜드사의 피터, 메레디스 부녀의 사망으로 인해 자신의 지문에 낙인처럼 새겨진 웨이랜드사의 로고와는 달리 더 이상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극중에서 찰리와의 대화에서 언급되었듯이 자유를 얻은 데이빗은 에이리언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으로 인해 속편이 제작된다면 폭주하며 엘리자베스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스터가 클라이맥스의 스포일러가 된 엔지니어의 우주선에 대한 프로메테우스의 자살 공격 장면에서 사망하는 야넥 함장(이드리스 엘바 분)과 2명의 부하에 대한 묘사가 부족했던 것도 아쉽습니다. 냉소적이며 세속적인 인물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지구와 인류를 위해 숭고한 희생하는 인물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버리는 과감한 선택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가을에 발매 예정인 ‘프로메테우스’의 dvd와 블루레이에는 확장판이 예정되어 있는데 과연 전술한 의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작 ‘킹덤 오브 헤븐’이 극장판과 감독판에서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된 바 있듯이 ‘프로메테우스’ 또한 동일한 전철을 밟을 수도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모든 영화가 충분한 설명과 매끄러운 서사를 지녀야 하는 것인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예술이란 수용자에 따라 무수하게 다른 방식으로 소비될 수 있으며 모든 이를 만족시키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친절한 팝콘 무비에 익숙해진 관객들로 하여금 불친절한 오프닝부터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지 말고 능동적으로 빈 곳을 메우라고 명령하는 열린 텍스트이자 고압적인 예술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SF는 애당초 인류 사회의 문제점을 빗대어 비판하는 장르입니다. 기술 발전이 야기할 수 있는 참극을 말하려했다면 ‘프로메테우스’는 장르 본연에 충실한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한 편의 악몽입니다.
에이리언 - 여전히 유효한 걸작 SF 호러
에이리언2 - 모성과 모성의 불꽃튀는 대결
에이리언3 - 에이리언보다 무서운 죽음의 자본
에이리언4 - 잃어버린 에이리언의 도시
프로메테우스 IMAX 3D - ‘에이리언’ 팬 위한 최고의 축복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 너무 짧은 롤러 코스터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 절제와 지연의 미학이 아쉬운 프랜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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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장르적 전복을 통해 탄생한 SF 걸작
블랙 레인 - 리들리 스콧의 오리엔탈리즘 느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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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IMAX 3D - ‘에이리언’ 팬 위한 최고의 축복
http://twitter.com/tominodijeh

대사 한 마디 없는 오프닝부터 의문을 자아냅니다. 엔지니어가 성스러운 죽음을 감행해 물에 빠져 DNA가 재조립되는 오프닝은 인류의 기원을 암시하지만 영화 중반에 제시되듯 엔지니어와 인간의 DNA가 완전히 동일해지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엔지니어의 DNA가 유기물부터 시작해 장구한 세월의 진화를 거쳐 인간이 되어 시조격인 엔지니어와 DNA가 완전 일치하는 것은 희박한 확률로 보입니다. 엔지니어가 직접적으로 인간을 창조했다면 DNA가 동일할 수 있지만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진화를 거치는 간접적인 방식이라면 DNA가 동일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과연 엔지니어가 인간을 창조할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 만일 창조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에이리언을 병기화해 창조물인 인간을 멸망시키려 한 이유는 무엇인지 모두 의문입니다. 인간의 창조는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기에 에이리언을 활용해 멸망시키려 한 것인지 아니면 에이리언의 병기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간을 창조한 뒤 멸망시키려 한 것인지 극중에서 규명되지 않습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누미 라파스 분) 또한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결말에서 지구 귀환을 선택하지 않고 엔지니어의 별을 찾아 떠납니다.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의문은 그들의 대사가 한 마디도 관객에게 제시되지 않는 엔지니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메레디스(샤를리즈 테론 분)는 왜 프로메테우스에 탑승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아버지 피터(가이 피어스 분)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효심이 부족하며 웨이랜드사의 책임자라고 하기에는 에이리언의 숙주가 된 찰리(로건 마샬 그린 분)를 주저 없이 살해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전 시리즈에서 에이리언을 지구에 가져가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웨이랜드사의 인물(혹은 안드로이드)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부여받는 안드로이드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 분)의 행동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에리이언’에서 이안 홀름이 분했던 안드로이드 애쉬가 그랬듯이 에이리언에 대해 강렬한 호기심을 지녔으며 지구에 가져가려는 의도를 보이는데 엔지니어와의 직접 대면을 통한 불사불멸 외에는 무관심한 피터나 에이리언에 호의적이지 않은 메레디스를 감안하면 피터나 메레디스가 에이리언을 지구에 가져가라는 데이빗에 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피터와 데이빗의 사이에 오간 밀담의 내용을 궁금해 한 메레디스가 데이빗을 강하게 추궁했던 것을 보면 메레디스와 데이빗의 관계는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피터도, 메레디스도 아닌 제3의 인물이 데이빗에게 에이리언 배양 및 지구로의 반입을 지시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마이클 패스밴더가 피터 오툴처럼 분장한 배역 데이빗이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즐기며 영화 속 대사를 읊조리고 감정을 지니며 진화하는 것처럼 암시되는데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타이틀 롤 로렌스처럼 강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모험의 길을 선택해 에이리언의 배양을 실행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즉 웨이랜드사의 명령 없이 데이빗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에이리언에 대한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데이빗이 남자친구이자 동료인 찰리를 데이빗이 간접적으로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엘리자베스는 결말에서 데이빗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딜레마에 놓였다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들이 자신의 창조물인 에리이언으로 인해 LV-223에서 절멸했듯이 인간인 엘리자베스 또한 인간의 창조물인 데이빗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데이빗은 프로메테우스호의 파괴와 웨이랜드사의 피터, 메레디스 부녀의 사망으로 인해 자신의 지문에 낙인처럼 새겨진 웨이랜드사의 로고와는 달리 더 이상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극중에서 찰리와의 대화에서 언급되었듯이 자유를 얻은 데이빗은 에이리언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으로 인해 속편이 제작된다면 폭주하며 엘리자베스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스터가 클라이맥스의 스포일러가 된 엔지니어의 우주선에 대한 프로메테우스의 자살 공격 장면에서 사망하는 야넥 함장(이드리스 엘바 분)과 2명의 부하에 대한 묘사가 부족했던 것도 아쉽습니다. 냉소적이며 세속적인 인물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지구와 인류를 위해 숭고한 희생하는 인물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버리는 과감한 선택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가을에 발매 예정인 ‘프로메테우스’의 dvd와 블루레이에는 확장판이 예정되어 있는데 과연 전술한 의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작 ‘킹덤 오브 헤븐’이 극장판과 감독판에서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된 바 있듯이 ‘프로메테우스’ 또한 동일한 전철을 밟을 수도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모든 영화가 충분한 설명과 매끄러운 서사를 지녀야 하는 것인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예술이란 수용자에 따라 무수하게 다른 방식으로 소비될 수 있으며 모든 이를 만족시키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친절한 팝콘 무비에 익숙해진 관객들로 하여금 불친절한 오프닝부터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지 말고 능동적으로 빈 곳을 메우라고 명령하는 열린 텍스트이자 고압적인 예술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SF는 애당초 인류 사회의 문제점을 빗대어 비판하는 장르입니다. 기술 발전이 야기할 수 있는 참극을 말하려했다면 ‘프로메테우스’는 장르 본연에 충실한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한 편의 악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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