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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작가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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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폐족’ 이상훈과 공식 화해해야 야구

매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더그아웃만 바꿔 펼쳐지는 어린이날 LG와 두산의 경기는 LG의 역전승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만원 관중 앞에서 9회초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며 LG의 승리를 지킨 것은 봉중근이었습니다. 그런데 경기 내용이나 결과 못지않게 봉중근의 가발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경기 전 어린이날 행사에서 봉중근은 1990년대 LG의 전성기를 이끌던 ‘야생마’ 이상훈을 연상시키는 장발 가발을 착용하고 등장하더니 경기 종료 후 장내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도 동일한 가발을 착용했습니다.

1993년 LG에 입단한 이상훈은 통산 71승 40패 98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100승도 100세이브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LG 유니폼을 입었던 것은 7시즌에 지나지 않으며 LG에서 은퇴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훈은 불세출의 마무리 투수 김용수에 버금가는 LG의 레전드로 주저 없이 꼽히곤 합니다.

‘야생마’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이상훈은 야성미 넘치는 투혼의 사나이였습니다. 데뷔 이듬해인 1994년에는 18승을 거두며 정삼흠, 김태원과 함께 선발 삼각 편대로 LG의 페넌트 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의 1등 공신이 되었으며 1995년에는 20승 고지에 올랐습니다. 혈행 장애로 인해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없었던 이상훈은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해 1997년에는 37세이브를 거뒀습니다. 강렬한 락 음악과 함께 갈기 머리를 휘날리며 반팔 차림으로 마운드에 뛰어 오르던 이상훈의 위용을 많은 이들은 잊지 못합니다.

무한한 도전 정신을 지녀 국내 무대가 비좁았던 이상훈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와 메이저리그 보스턴을 거친 후 2002 시즌 도중 국내에 복귀해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일익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연투에 지친 이상훈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 이승엽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한 뒤 강판되었고 이어 최원호가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줘 LG는 아쉽게 준우승의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이후 LG는 2011년까지 9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LG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마지막 가을 야구의 추억이 바로 이상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03년 이상훈은 30세이브 고지에 올랐지만 시즌 종료 후 신임 이순철 감독과의 불화로 2004년 초 SK로 트레이드되었고 그해 6월 갑자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훗날 이상훈은 LG에서 은퇴하지 않은 것에 크게 후회하며 자신이 ‘영원한 LG맨’이라는 심경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상훈은 야구계를 떠나 음악에만 전념했지만 2010년 4월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쌍둥이마당’에 LG 프런트가 자신을 기만했다는 내용의 장문의 글을 직접 올렸습니다. LG의 2군 ‘구리 구장의 땅 고르는 일’이라도 하고 싶었던 이상훈은 LG 프런트가 코치직을 제안해 신변까지 정리했지만 정작 LG에서 부르지 않았으며 자신의 이름을 판매용 유니폼에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후 LG에서 이상훈의 이름을 다시 올리는 것은 금기시되었습니다. LG와 이상훈의 인연은 완전히 끊어지는 듯 보였습니다.

(LG 공식 홈페이지를 캡처한 오른쪽 상단에 '이상훈 만큼 잘 하고 싶다'는 봉중근의 인터뷰가 보입니다. 봉중근으로 인해 '야생마' 이상훈의 이름이, 그간 언급이 금기시되던 LG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등장했습니다.)

2년이 지난 2012년 어린이날을 앞두고 봉중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팬이 보내준 가발을 쓰고 소위 ‘배바지’ 차림으로 이상훈을 흉내 내더니 어린이날에는 그라운드에 가발을 쓰고 등장했습니다. 봉중근뿐만 아니라 4번 타자로 상한가를 올리고 있는 정성훈 또한 가발을 착용해 팬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팀 내 공식 행사인 장내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봉중근은 물론 장내 아나운서까지 이상훈의 이름을 입에 올렸습니다. 경기 종료 후 LG 트윈스 공식홈페이지에도 숨은 MVP를 선정하며 ‘이상훈처럼 잘 하고 싶다’는 봉중근의 발언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바야흐로 ‘폐족’이었던 이상훈이 갑작스럽게 해금된 것입니다.

이상훈과 봉중근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팀을 이끈 좌완 에이스이며 승부욕에 불타오르며 강한 근성으로 무장했다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자신의 몸을 돌보기보다 팀을 우선한 희생정신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했으며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되었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봉중근은 ‘이상훈을 바라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며 이상훈과 같은 마무리로 활약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습니다. LG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상훈이 이끌었듯이 LG의 새로운 전성기를 봉중근이 이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이상훈의 이름이 공론화되기 시작했으니 LG에서도 이상훈과 ‘화해’하는 것을 검토해야 합니다. 2010년 이상훈과 마찰을 빚었던 구단 고위 인사들은 교체된 상황입니다. 화해를 위한 외형적 조건은 갖춰진 셈입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야구계를 떠나 있었던 이상훈이 당장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없다면 해외 연수를 다녀온 뒤 LG에 복귀하는 것입니다. 차선의 시나리오는 지도자가 어렵다면 구단 차원에서 영구결번이나 시구와 같은 ‘이상훈 데이’ 행사를 통해 공식적인 화해의 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설령 평일이 ‘이상훈 데이’로 선정된다 해도 잠실야구장은 LG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완전 매진될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롯데와 고 최동원처럼 제대로 화해하지 못한 채 아쉬움을 달래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프로야구의 존립 근거는 바로 팬입니다. 팬들이 원하고 선수들이 본받고 싶어 하는 전설이 있다면 구단에서는 팬과 선수단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근성의 상징이었던 이상훈을 복권시키는 것은 선수단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입니다. 아울러 LG 암흑기의 굴곡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 될 것입니다. 잠실야구장에서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이상훈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EastRainK 2012/05/06 08:23 # 삭제

    저기... 폐족이라는 표현은 이상훈 선수에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폐족이라는 말을 찾아보니 '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됨. 또는 그런 족속' 이라고 나와있네요.

    엘지를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싸워준 이상훈 선수에겐 어울리지 않는 말 같아요.

    저도 엘지에 이상훈 선수가 지도자든 어떤 역할이든 꼭 돌아왔으면 합니다...
  • ㅇㄴㅇ 2012/05/06 10:10 # 삭제

    야구 올드팬의 입장에서 이상훈이 정말 희생정신의 상징인지는 모르겠네요. 애초에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향했던 건 몸관리 실패로 얻은 고질병 때문이고, 주니치로 갈때 역시 자신의 입장만 줄곧 고수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애초에 쌍마 게시판의 글도 팀이 봉중근 항명 파동 등으로 한창 곤란을 겪고 있을 때 올린 것으로, 과연 그가 땅 고르는 일이라도 하고 싶어서 그 시기에 그 글을 올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지금의 LG에 이상훈 정신은 추구해야 할 길이 아닙니다. 이상훈은 좋은 선수고 훌륭한 투수였지만 그의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성격은 팀에 많은 분란을 일으켰습니다. 재능 있는 선수보다 좀 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필요합니다. 많은 선수들은 이상훈처럼 해선 이상훈처럼 될 수 없습니다. 김성근 이광환 이후 00년대 중후반의 수많은 LG감독들은 다들 LG의 자유분방함을 뜯어고치려다 실패했습니다. 소위 '사신기태'는 장기간의 부침 끝에 LG가 내린 극약의 처방입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그 시절로 다시 회귀하고자 하는 게 옳은 일일까요?
  • tyfity 2012/05/17 11:52 # 삭제

    자유분방함이건 나발이건 지금보다 그때가 훨씬 잘함 ㅡㅡ;;;
  • 비의선율 2012/05/06 10:39 # 삭제

    이상훈의 복귀가 자유분방한 시절로의 회귀인 것일까요? 저 역시 지금 LG에 재능있는 선수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뛰는것이 더 좋고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자유분방함과 지금의 LG의 모습이 다르더라도, (제가 알고있는 한)그가 가진 야구에 대한 열정과 자세가 LG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만약 ㅇㄴㅇ님의 글대로 그가 지도자로 엘지에 돌아오는 것이 독이 된다고, 현 코치진이 판단되어서 코치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구단과 선수간의 화해는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 서주 2012/05/06 13:13 #

    잘 읽었습니다. 봉준근 선수가 가발 쓰고 나오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가 반가움 솟구친 팬들 한둘이 아닐 거예요.ㅎㅎ 정말 잘 어울리기도 하고..ㄷㄷ
  • 프랑스혁명군 2012/05/06 16:10 #

    일단은 LG 구단과 이상훈 前 선수와의 화해를 했으면 좋겠지만, 과연 구단 프런트와 이상훈 선수가 서로 선듯 나설지 의문이네요.
    이만수, 故 장효조·최동원, 김재현 등등. 모두 각각의 친정팀과 트러블이 생긴 이후, 화해와 친정팀 복귀는 커녕 각자의 인생 길을 걷고 있지요.
    야구 뿐만 아니라 어느 종목이든 우리 사회에서도 다 그런 것 같습니다.

    결론은, FE 따위는 정말 쳐 X여야 할 X퀴!!
  • 바람도리 2012/05/06 21:46 # 삭제

    엘지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맡았고, 그 결과 수많은 즐거움을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이상훈 선수는 인정 받아야한다고 생각됩니다.
    나름의 명분으로 구단쪽에서도 이상훈 선수와 화해를 안하고 있겠지만,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 이제는 화해해도 되지 않을까요?
    마케팅 측면에서도 영구결번과 이상훈 선수의 시구를 진행한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 삼팬 2012/05/13 23:15 # 삭제

    故장효조님은 코치로 삼성에 오셨던걸로 압니다만..
  • 프랑스혁명군 2012/05/14 10:42 #

    그건 알고 있었습니다.^^;
    허나, 그가 삼성 선수 현역때 삼성 구단과 그리 안 좋게 결별한 걸로 알고 있어서요.
    작년에 삼성으로 복귀하긴 했지만, 2군 감독이라.. 어쨌든, 안타깝게 돌아가셔서 아쉽습니다....
  • 이호빈 2012/05/22 11:27 # 삭제

    한때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보러 방송국에 갔었습니다
    제일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공연을 보던 중 마지막 순서쯤인가 이상훈선수의 밴드가 나오더군요.
    제가 국민학교 시절 해태를 버리고 LG를 택했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이상한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전 야구장 멀리서만 보았던 이상훈 선수를 야구선수가 아닌 한 밴드의 보컬로 봐야 했습니다.
    한곡을 마치고 윤도현씨와 얘기를 나누던중 야구를 하면서 가장 후회 됐던일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야구를 더 빨리 그만뒀어야 했던거 같습니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주위 사람들이 웃으면 넘길때 전 정말 가슴이 찢어질정도 아니 눈물이 날뻔했습니다.
    정말 좋아했던 LG에서 은퇴를 했어야 했는데 못 했다는 말같기도 하고 정말 정말 눈물이 날뻔한걸 참았던 기억이 남니다

    이상훈선수가 시구하는 모습을 정말 정말 보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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