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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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 - 세 번째 감상 영화

화양연화 크라이테리언 dvd와 양조위 사인 엽서
화양연화 - 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2046 - 엇갈린 사랑의 공허함
2046 - 두 번째 감상

이번에 주목한 것은 화면의 색감이었습니다. 두 번째 감상할 때까지는 몰랐는데 차우(양조위 분)와 관련된 여자들에게는 옷이나 주변 배경을 통해 나름대로 상징하는 색들이 있더군요. 우선 루루(유가령 분)는 빨간색, 징웬(왕비 분)은 초록색, 바이링(장쯔이 분)은 황금색, 수리챈(공리 분)은 검정색이더군요. 질투로 인해 죽음을 맞는 루루에게는 핏빛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탁(기무라 다쿠야 분)에게 변치 않는 사랑을 가진 징원에게는 신록의 색인 초록색을, 가장 젊고 통통 튀며 도도하고 솔직한 바이링에게는 젊음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황금색을, 우울함과 신중함이 매력인 수리챈에게는 검정색이 상징색이 아닌가 싶더군요. 물론 이러한 색감은 '영웅'에서처럼 결코 노골적으로 한 가지 색으로 도배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미장센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징웬과 차우의 관계 였습니다. 자신의 주변 인물을 소설 속에 등장시키던 차우는 징웬과 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 ‘2047’을 집필하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게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인 사이보그 wjw1967(왕비 분, 결국 징웬을 상징함)을 사랑하게 되지만 함께 떠나자는 말을 듣지 않는 wjw1967에게 깊이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그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는데 이는 현실 속에서 차우가 징웬을 사랑했지만 징웬은 탁을 마음속에서 버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차우와 징웬은 손 한번 잡지 않았지만 차우가 징웬을 사랑했던 것을 이제야 알아보게 되었군요. 홍콩 영화에서 자주 모습을 찾아 볼 수는 없지만 왕비는 ‘중경삼림’에 이어 ‘2046’을 통해 왕가위 영화에 두 번째 출연한 셈인데 항상 그녀는 남자를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는 이미지이군요. 개인적으로는 ‘2046’에 등장하는 모든 여배우 중에서 가장 좋아해서 더욱 관심 있게 본 것 같습니다.

기무라 다쿠야는 정말 잘 생겼더군요. 원빈과 닮았다는 말도 있지만 화면에서 영상으로 보는 기무라 다쿠야의 얼굴은 분명 원빈과 다르더군요. 차라리 안정환과 닮은 것 같습니다.

열심히 정신 차리고 보았지만 이번에도 조조여서, 보통 때 같으면 잘 시간에 영화를 본 것이라 그런지 꼬박 졸음을 잘 참다가 엔딩 20분을 남기고 또 졸아버렸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 극장에서 두 번이나 졸았으니 면목이 없군요. 그래도 dvd가 나오면 반드시 사서 계속 반복감상할 겁니다.

덧글

  • kieslowski 2004/10/26 13:23 #

    왕가위 영화는 차라리 뮤직비디오나 단편으로 만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디제님 글을 읽으면서 들었습니다. 영화관에서 다시 볼 마음은 없지만, DVD 로는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 저도 동의합니다.
  • flowith 2004/10/26 14:51 #

    또 보셨군요^^ 영화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디제님은 따라갈 수가 없는데요^^;
    2046에서 wjw1967(이름?이 있었군요)라는 사이보그가 참 애처롭게 보였어요. 대답을 안 한다기보단 못할 정도로 황폐해진 모습으로 그려진 것 같아서요. 왕징웬이 결국 '병원'까지 다녀왔던 것처럼 말이죠. (결국에는 왕징웬의 사랑도 해피엔딩을 맞이했지만요.)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는 그 사이보그가 결국은 바이링과 닮아있지 않을까 싶어요. 단지 차우가 그렇게 인식하지 않을 뿐이라는 작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죠. 사실은 A->B->C->D 이런 구도인데 정작 본인은 그렇게 떨어져서 보기 어려운 법이니깐요.
  • 2004/10/26 14:5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디제 2004/10/26 15:11 #

    kieslowski님/ 왕가위 영화의 영상이 예쁜 것은 사실이지만 지루할 정도로 긴 호흡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편이라 뮤직 비디오와 의외로 안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flowith님/ 하긴 차우가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서도 어디까지가 자기 이야기고 어디까지가 주변 인물의 이야기인 줄 혼동하게 되는 경지에 도달했죠. wjw1967이 바이링일 수도 있겠군요. 워낙 모호하긴 하지만요.
  • Fermata 2004/10/26 17:26 #

    와- 세번씩이나 감상하시다니 대단하시어요 +_+
    저도 얼른 봐야하는데. 맨날 이렇게 감상평들만 읽고 있고. 쯥
  • 미냥 2004/10/28 15:32 #

    키무라 타쿠야 멋있죠 -_-/
    그 정도의 분위기를 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키무라때문에 2046본 인간 흐흐흐흐)
  • 디제 2004/10/28 15:41 #

    Fermata님/ 꼭 한번 보세요. 이제 곧 종영되지 않을까요?
    미냥님/ 이런 이야기하면 원빈팬들이 화내겠지만 원빈보다 기무라가 더 잘 생겼던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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