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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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 시원으로 회귀해 영화를 묻다 영화

※ 본 포스팅은 ‘아티스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성영화 스타 조지(장 뒤자르댕 분)를 선망하는 페피(베레니스 베조 분)는 조지의 주연작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기 시작해 차근차근 주연급으로 성장합니다. 반면 조지는 무성영화가 쇠퇴하고 유성영화가 대세가 되면서 퇴물로 전락합니다. 페피는 조지에 대한 마음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 채 그의 곁을 맴돕니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전환되는 1920년대에서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미셸 아자나비슈스 감독의 ‘아티스트’는 무성영화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못해 ‘아티스트’임을 자처하다 내리막길을 걷는 감독 겸 배우 조지와 그를 숭배해 유성영화의 스타로 성장하는 여배우 페피의 엇갈린 운명과 일편단심 사랑을 묘사합니다.

‘아티스트’는 무성영화의 시대를 무성영화 방식의 연출로 재현합니다. 대사는 배제된 대신 음악이 빈곳을 메우며 몸짓과 표정 연기는 과장됩니다. 배우들의 입은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자막 처리된 대사가 적어 관객은 끊임없이 배우가 어떤 대사를 했을지 입 모양을 보고 유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사로 채워지지 않은 많은 여백은 도리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자막으로 제시되는 소량의 대사가 설령 완전히 배제되었다 해도 ‘아티스트’의 서사를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자막으로 제시되는 소량의 대사가 설령 완전히 배제되었다 해도 ‘아티스트’의 서사를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로맨스, 뮤지컬, 코미디를 혼합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며 감동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멋들어진 대사와 화려한 영상, 다채로운 특수 효과에 의존하는 최근 영화들과 달리 대사와 영상, 특수 효과 없이도 얼마든지 서사를 이해시키고 감동을 자아낼 수 있음을 입증합니다. ‘아티스트’는 영화의 시원인 무성영화로 거슬러 올라가 영화란 과연 무엇인가 질문합니다.

흘러간 무성영화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조지의 신념은 ‘아티스트’의 감독인 미셸 아자나비슈스의 무성영화에 대한 무한한 경의에 다름 아닙니다. 만화까지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현대 영화에서 한 세기 전 무성영화를 무덤에서 되살리는 이 같은 발상의 기획이 왜 이제야 나왔을까,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듭니다. 그야말로 아카데미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입니다. 옛것이야 말로 오히려 새로운 것이라는 역설과 온고지신, 청출어람과 같은 한자성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화학조미료를 잔뜩 뿌린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 음식과 같은 요즘 영화들에 질린 노년층 관객에게 ‘아티스트’는 옛 추억과 향수를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로맨스와 영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아티스트’를 압축하는 두 개의 요소이지만 관객을 몰입시키는 또 다른 요소는 두 주인공의 엇갈린 운명입니다. 내리막을 거듭하는 조지와 승승장구 출세하는 페피의 운명은 두 사람이 극중에서 주연을 맡는 영화의 제목과 줄거리를 통해 암시됩니다.

조지가 직접 감독을 맡은 무성영화 ‘사랑의 눈물’은 조지가 극중에서 사망하며 사랑을 불신하는 비극적 결말(눈물)로 마무리되지만 동시에 개봉되는 페피 주연의 ‘애교점’은 조지가 만들어준 입 위의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이후에도 페피의 출연작들은 하나같이 주인공인 그녀의 매력을 강조하는 제목과 줄거리를 지녔습니다. 페피가 실언을 사과하기 위해 조지의 집을 찾아왔을 때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하는 페피와 고스란히 비를 맞는 조지의 대조적인 모습 역시 두 사람의 앞날을 암시합니다.

세상에는 온통 소리로 가득한데 자신만이 말을 할 수 없는 조지의 부조리한 꿈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역사의 거대한 물결을 일개인이 거스를 수 없다는 시공을 초월한 평범한 진리를 상기시킴과 동시에 시대와 패러다임의 변화에 휩쓸려 희생되는 인간의 미약함을 압축해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결말에서 페피에 의해 구원받은 조지가 그녀와 함께 촬영하는 영화 제목 ‘사랑의 빛’은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 빛을 맞이한 조지의 해피 엔딩을 의미합니다. ‘사랑의 빛’을 촬영하는 ‘아티스트’의 마지막 장면에는 대사와 음향이 삽입되는데 유성영화의 스타 페피는 대사가 없지만 무성영화를 고집했던 조지에게는 한 마디 대사가 주어지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조지 역의 장 뒤자르댕의 콧수염과 서글서글한 웃음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게이블을 연상시킵니다. 존 굿맨, 제임스 크롬웰, 페넬로프 앤 밀러 등 익숙한 배우들의 무성영화 연기도 인상적인데 특히 조지의 비서 겸 기사이자 동반자로 충직하며 과묵한 성격의 클리프턴 역의 제임스 크롬웰이 가장 돋보입니다. 영화 출연이 처음이 아닌 잭 러셀 테리어 견공 어기가 분한 조지의 또 다른 파트너 잭은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조지의 생명까지 구합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2012/02/25 13:44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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