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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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AGE - 제17화 우정과 사랑과 MS 건담 AGE(에이지)

우주의 침략자로부터 로봇을 앞세워 지구인을 지키는 가족의 이야기라는 서사의 얼개는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충격적인 몰살의 결말로 로봇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1977년 작 ‘무적초인 잠보트3’를 떠올리게 합니다. 가족이 개발한 가내수공업적 로봇이 악의 세력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는 서사는 1972년 작 ‘마징가 Z’를 비롯해 슈퍼 로봇 애니메이션의 전형적인 설정이지만 유독 가족이라는 소재를 극적으로 끌어올려 비극적인 결말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무적초인 잠보트3’는 차별화된 작품임에 틀림없었습니다.

하드보일드했던 ‘무적초인 잠보트3’가 2년 뒤 토미노 감독이 연출한 ‘기동전사 건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건담’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은 정통 후속작 ‘기동전사 건담 AGE’가 3대로 이어지는 전쟁을 묘사한다고 예고되었을 때 ‘무적초인 잠보트3’를 연상한 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건담 시리즈의 기존 팬들보다 어린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기에 아직까지는 ‘기동전사 건담 AGE’에서 ‘무적초인 잠보트3’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아셈 편’이 시작된 이후 미숙한 파일럿이 선대의 건담에 탑승해 콜로니 내부에서 접근전 위주로 좌충우돌한다는 점에서는 ‘기동전사 건담ZZ’의 초반부를 연상시키는 양상입니다. 신분을 숨기고 콜로니에 잠입해 안온한 일상을 누리면서도 건담이 숨겨진 장소를 조사한다는 전개는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번 화의 제목 ‘우정과 사랑과 MS’는 ‘청춘은 우정과 사랑과 MS’로 규정한 샤위의 대사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아셈이 제하트와의 우정, 로마리와의 사랑, 그리고 MS 건담과의 사이에서 차후 갈등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뉴스에서 여성 아나운서는 군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지난 베이건의 MS 습격에 의한 민간인 사망자는 없다고 보도하는데 이것이 연방군의 은폐에 초점을 맞춘 대사인지 알 수 없으나 2기의 도라도가 주택가를 쑥밭으로 만들고도 민간인 사망자가 전혀 없다면 설득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아셈은 자신이 건담의 파일럿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는데 1970~80년대 슈퍼 로봇 애니메이션의 설정과 닮았습니다. 로마리는 MS 클럽의 창고로 찾아와 비밀을 지키겠다고 아셈에게 약속합니다. 아셈과 로마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마실과 샤위는 하얀 MS를 목격하고도 건담과는 전혀 연관짓지 못합니다. 25년 전 전투의 주역이며 이후 연방군 MS의 제작에도 영향을 미친 건담을 MS 클럽에 소속된 청소년들이 모른다는 것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집니다.

제하트는 MS 클럽을 염탐하며 다즈 로덴과의 통신 내용을 회상합니다. 다즈는 전쟁에 잔뼈가 굵은 장년의 군인으로 보이는데 구레나룻과 각진 얼굴형, 그리고 통통한 체형은 ‘기동전사 건담’ 제26화 ‘부활의 샤아’에 처음 등장했던 프라나간 분과, M자형의 넓은 이마는 제33화 ‘콘스콘 강습’의 타이틀 롤이 된 콘스콘과 닮았습니다. 다즈는 건담이 아스노 가문의 집, 즉 아셈의 집에 숨겨져 있다고 추측하는데 베이건이 이처럼 건담의 위치를 쉽게 파악한 것은 공간적 배경을 토르디아에서 디바가 재등장하는 우주로 재빨리 전환시켜 본격적인 전투로 이행하기 위함입니다.

제하트는 건담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MS 클럽에 가입하여 자신의 실력을 드러냅니다. AiRl의 삽입곡 ‘너와 내가 거기에 있다’가 깔리는 가운데 아셈과 제하트가 가까워지는 과정이 묘사됩니다.

MS를 수리하는 와중에 샤위가 스패너를 놓쳐 로마리가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제하트가 로마리를 구합니다. 제하트에게도 호감을 느끼는 로마리가 아셈과 제하트 사이에서 갈등하는 삼각관계가 시작된다는 의미입니다.

다즈와 접촉해 아스노 가문의 집을 수색하겠다고 나선 제하트는 MS 성능 강화라는 명목으로 아셈의 집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아셈은 세 명의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 갑니다. 유노아는 제하트에게 호감을 표합니다.

플리트의 서재의 책상에는 양산형 MS 아델의 설계도가 보입니다. 집 안에 건담을 숨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제하트는 마구간에서 건담을 발견합니다. 숨겨진 건담의 얼굴이 드러나는 앵글은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의 오프닝을 장식했던 υ건담의 얼굴과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 제1화 ‘전장까지는 몇 마일?’에서 알이 우연히 발견한 건담의 얼굴을 잡은 앵글과 동일합니다.

아셈이 이끄는 MS 클럽이 참가한 MS 모의전 콘테스트가 개최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참가팀이 48개 팀이며 참가 팀 중에는 ‘AKB’가 있어 일본의 걸그룹 AKB48을 연상시킵니다. 애당초 토너먼트는 월드컵과 같이 32개 팀으로 출발해 16강, 8강, 4강, 결승전을 치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부전승과 같은 복잡한 대진이 필요한 48개 팀으로 설정한 것은 다분히 AKB48을 장난삼아 삽입하기 위한 혐의가 짙습니다.

다즈는 대형 트럭에 도라도를 싣고 아셈의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의 연출은 어처구니없습니다. 왜냐하면 도라도의 발이 삐져나오도록 천 한 장만을 씌운 채 운반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MS를 운반하고 있음을 대놓고 알리는 셈입니다. 이미 토르디아가 베이건의 침략을 받았으니 경계가 강화된 상태에서 도로의 CCTV를 통해 확인되거나 다른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에 의해 신고될 것은 자명한데도 다즈는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아셈의 집으로 향합니다. 최소한의 사실성조차 ‘기동전사 건담 AGE’의 제작진은 포기한 것입니다. 이 장면이 설득력 있게 연출되려면 다즈가 대형 컨테이너에 도라도를 숨겨둔 채 운반했어야 합니다.

건담 강탈 작전이 시작되자 제하트는 콘테스트가 벌어지는 경기장을 떠나 아셈의 집으로 향합니다. 콘테스트를 시청하던 바르가스는 도라도의 출현에 아셈을 급히 소환합니다. 조세와 한스가 시간을 끌지만 화력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다즈는 마굿간을 파괴하며 처음 등장한 제다스R에 탑승해 근처 숲에서 대기 중인 제하트는 건담의 파일럿이 아셈이라는 사실을 눈치 챕니다.

도라도의 직격을 피한 아셈은 건담에 탑승해 맞섭니다. 잠시 틈을 보인 아셈은 오히려 도라도의 오른손을 베어냅니다. 다즈의 도라도는 오른손을 잃자 오른팔을 떼어내는데 이 같은 연출은 건담 시리즈의 MS보다 특촬물의 악한 괴수의 움직임에 가깝습니다.

다즈가 위기에 몰리자 제다스R이 갑자기 나타나 뒤에서 건담을 붙잡습니다. 다즈가 도라도의 남은 왼팔로 결정타를 가하려 하자 바르가스는 연막을 피웁니다. 아셈은 제다스R를 제치고 도라도를 공격해 격파합니다. 다즈는 도라도의 폭파 직전 탈출합니다. 다즈에게 다음 화에서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하트는 건담을 뒤에서 공격해 쓰러뜨리고는 빔 사벨로 일격을 가하려 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로마리에 놀랍니다. 제하트가 방심한 사이 건담이 일어나 반격하고는 로마리를 보호하려 합니다. 연방군의 제노아스2 3기가 출현하자 제하트는 후퇴합니다.

마실과 샤위의 대화를 통해 MS 콘테스트는 중단되었음을 알립니다. 바르가스와 아셈은 건담을 플리트 지휘 하의 연방군 시설에 숨깁니다. 아무리 플리트 지휘 하의 시설이라 해도 플리트가 건담을 은닉해왔던 것은 명백한 군법 위반인데 이에 대해 연방군이 아무런 조사도 하고 제재도 가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제하트는 잠입 공작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하는 자신에 놀랍니다. 아셈과 가까워지는 자신을 납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하트는 제다스R, 주인공의 라이벌, 붉은색 머리를 대신하는 붉은색 코트로 인해 이름만 바꾼 데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이번 화에서 여러 차례 클로즈업된 제하트의 황금색 눈동자는 데실과 일치합니다. 머리색은 염색으로 바꿀 수 있어도 눈동자의 색상은 상대적으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컬러 렌즈로 눈동자의 색상을 바꿀 수 있지만 황금색 눈동자는 제작진이 내주는 의도적인 단서로 보입니다.

이번 화의 작화는 MS와 캐릭터 모두 다소 어색했습니다. 이번 화에서는 ‘기동전사 건담 AGE’의 방영 이래 플리트가 처음으로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제18화 ‘졸업식의 전투’에서 아셈과 제하트, 로마리는 졸업을 하며 울프의 새로운 전용기 G 바운서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디바가 재등장하는 듯합니다.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화 구세주 건담
기동전사 건담 AGE - 제2화 AGE의 힘
기동전사 건담 AGE - 제3화 일그러진 콜로니
기동전사 건담 AGE - 제4화 하얀 늑대
기동전사 건담 AGE - 제5화 마소년
기동전사 건담 AGE - 제6화 파덴의 빛과 그림자
기동전사 건담 AGE - 제7화 진화하는 건담
기동전사 건담 AGE - 제8화 결사의 공동전선
기동전사 건담 AGE - 제9화 비밀의 MS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0화 격전의 날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1화 민스리의 재회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2화 반역자들의 출항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3화 우주요새 앰뱃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4화 슬픔의 섬광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5화 그 눈물, 우주에 흩어지고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6화 마구간의 건담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잠본이 2012/02/05 22:14 #

    정말 그렇게 확 드러내놓고 캐리어에 실은 채 운반하는 건 아무리 봐도 제작진의 직무유기죠. 컨테이너에 실었다가 꺼내는 거 보여주기 귀찮았나...

    저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 걸 보면 아무래도 플리트가 맡은 사령관 자리는 군사령관뿐만 아니라 행정까지 장악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건담으로 지구를 정복한 거냐! 그런거냐!)
  • 텐가와군 2012/02/06 00:13 # 삭제

    전 제하트가 성이 같기 때문에 데실과는 관련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데실 본인일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 해도 1부에서의 데실정도의 나이면 이후 인격의 상당부분이 완성됬기 때문에
    이후의 초딩스러운 모습을 완전히 벗어던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되는데다 제하트의 경우 진심으로
    베이건의 대의를 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1부에서 전투를 놀이라고 생각하는 데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부분입니다.
    설령 데실이 1부에서의 플리트와의 전투로 인해 전투를 놀이로 본 걸 후회하고 포기했다 해도
    그걸 베이건의 대의를 위한 것으로 바꿀 만하다고 생각되지 않기도 하고요. 솔직히 PTSD에 걸려서 미치거나
    자기에게 그런 굴욕감을 안긴 플리트에 대한 증오에 빠져 복수귀가 되는 게 자연스럽죠.
    이 애니가 사실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인과관계를 그렇게 애들조차 멍때릴정도로 말도 안 되게 만들지는
    않을 꺼라고 생각합니다.
  • 인곽가자 2012/02/06 01:20 # 삭제

    그냥 가렛家에서 종종 엑스라운더가 나왔고, 데실 가렛과 제하트 가렛 모두 가렛가이기는 하지만 동일인물은 아닐것 같습니다만...
    그 정도로 사람이 확 변하리라고는...

    트럭에 천으로 가려진 채 운반된 도라도는.. 일반 시민들은 '설마 대낮에 저렇게 대담하게 작전을 벌일까?' 혹은 '얼마 전 침공해온 모빌슈트의 잔해를 운반하는 것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요... 모빌슈트의 온전한 형태를 본게 아니라 발만 슬쩍 삐져나온거라서 후자일 경우 어느정도 사실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근데 일반 시민들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쳐도 군이 아셈이 집으로달려와서 에이지로 상당한 사투를 벌일 때 까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건 두둔할 수가 없네요 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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