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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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 - 미성숙한 성인의 지리멸렬 연애담

에이드리언 토미네의 만화 ‘완벽하지 않아’는 일본계 미국인 다나카 벤이 동거 중인 여자친구 하야시 미코와의 관계가 삐거덕거리며 새로운 백인 여성들에게 집적거리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단순히 벤의 연애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미코는 물론, 한국계 미국인 레즈비언인 앨리스 김 등 주변 인물들의 연애담에도 상당 부분을 할애합니다.

‘단점들’을 의미하는 원제 ‘SHORTCOMINGS’가 의미하듯 벤은 단점 투성이의 성격을 지녔습니다. 자신이 일본계 미국인, 즉 인종적으로 동양인이라는 사실에 엄청난 콤플렉스를 지녔습니다. 벤은 인종적으로 공통점을 지닌 동거녀 미코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백인 여성에 집착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미코를 백인 남성에게 빼앗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합니다. 하지만 벤이 그처럼 전전긍긍하는 정확한 의미의 백인 남성은 끝내 등장하지 않으며 결말에서 미코를 빼앗기는 레온도 유태인과 인디언의 혼혈로 백인 남성은 아니라는 점은 역설적입니다. 극장 매니저와 대학교 강사를 겸하고 있는 지적인 30세 남성이지만 벤의 정신 연령은 불안한 심리를 감추지 못하는 사춘기 소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즉 ‘완벽하지 않아’의 캐릭터들은 대학 교육 이상을 받은 ‘먹물’이지만 자신의 운명적 단점에서부터 자유롭지 못해 함부로 말을 내뱉고 감정에 휘말려 비합리적으로 행동해 주변인물은 물론 자신에게도 상처를 입히며 지리멸렬합니다. 어찌 보면 사랑은 애당초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감정이기에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30세 전후의 성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미성숙합니다.

본편에 들어가기 전 소개되는 캐릭터들은 옆모습으로 제시되는데 얼굴의 생김새가 강조되는 앞모습보다 머리 모양과 머리색이 두드러지는 옆모습을 통해 인종적 특성이 강조됩니다. 캐릭터의 고향이 명시된 것 역시 출신지 즉, 인종이 강조되는 동일한 맥락입니다.

성 정체성과 인종적 정체성에 구애받는 ‘완벽하지 않아’의 완벽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사실적이며 냉소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작가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습니다. 주인공 벤은 일본계 미국인 4세인 작가 에이드리언 토미네와 외모가 상당히 닮아 페르소나로 보입니다. 2살 때 부모의 이혼이 연애를 비롯한 인간관계에 미성숙한 성인을 묘사하는데 연관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많지 않은 페이지를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하는 착착 감기는 구어체 대사와 속어는 캐릭터의 개성을 부각시키며 신랄함을 배가시켜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뒷맛이 씁쓸합니다. 벤과 앨리스의 대화를 통해 한국인과 일본인의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애당초 ‘완벽하지 않아’의 독자로 설정된 미국인들 중에는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비롯된 한일 양 국민 간의 특별한 심리를 잘 모르는 이가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계인 벤이 가장 깊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한국계인 앨리스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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